007 노 타임 투 다이 리뷰 - 스포 포함
스포 포함
2020년 4월 개봉 예정이었던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제임스 본드 영화 <007 노 타임 투 다이>. COVID-19 감염증으로 인해 1년이 지난 9월 29일 국내에서 개봉했습니다. 격정 로맨스에 액션을 곁들인 영화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보통 오프닝 때 큰 액션을 선보이던 전작들과 다르게 액션은 골고루 분배했지만, 개인적으론 기대보단 실망이 컸던 영화라 말하고 싶습니다.
베스퍼의 추억을 간직한 본드. 그러나 마들렌과 장밋빛 미래를 꿈꾸던 본드는 넘을 수 없는 벽에 가로막힙니다. 엄청난 오프닝 영상과는 다르게 위기를 넘기고 마들렌과 헤어진 후 5년의 시간이 흐릅니다. 은퇴 후 평온한 삶을 살고 있던 본드는 끊을 수 없는 과거의 인연이 그의 발목을 붙잡게 되면서 다시 격전의 소용돌이 속으로 돌아옵니다.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의 제임스 본드와 이전 영화들의 열린 줄거리를 마무리함과 동시에 새로운 시대의 제임스 본드를 맞이하는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배신과 쓰라인 고통 속에서 모든 것을 경험한 제임스 본드의 무게감이 느껴지는 모습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일관성 있는 이야기를 애써 빙빙 돌려 복잡하게 꼬이게 만들고 상영 시간을 늘린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CIA와 함께 일하게 되면서 초반 아나 디 아르마스가 연기하는 팔로마와 작전을 펼치는 모습과 함께 본드가 은퇴 후 007 코드명으로 활동하는 노미 등 새로운 캐릭터들은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를 더욱 빛내줍니다. 쿠바에서 작전을 펼치고 더 큰 적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은 거대한 액션을 예고하는듯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한껏 꼬아놓은 스토리는 오히려 기대를 사 그러 트리기에 충분했습니다.
악당이 강할수록 영웅의 행동은 더욱 빛나기 마련입니다. <007 노 타임 투 다이>에서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던 악당 사핀(라미 말렉)의 활용에 있어서는 상당히 아쉽게만 느껴집니다. 뭔가 더 큰 것을 기대했지만, 그냥 나쁜 식물 덕후가 큰 카리스마를 발휘하지도 못하고 대체 왜 등장했는지 의문을 가지게 만들 정도로 왜 라미 말렉을 이 정도로 이뿐이 활용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이번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아마도 가장 처절한 제임스 본드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렇게 고생하는데 악당이 못 받쳐 주니 액션과 긴장감이 많이 떨어집니다. 물론 그동안 소홀했던 최첨단 장비를 활용하는 모습은 좋았지만, 액션과 연결되지 못하면서 큰 재미는 주고 있지 못합니다.
마들렌과 도망칠 때 카 체이싱 액션은 오프로드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 같더니 이건 뭐 직접 보시면 이해하시리라 생각됩니다. 기대만큼의 카 체이싱 액션도 아니었고 적이 너무나 쉽게 나가떨어지는 모습은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전 세계를 위협하는 무기의 존재는 비밀 기관들이 국민을 보호한다는 미명 아래 그 위험성을 다루고 있지만, 그 위험성을 충분히 부각시키지 못합니다. 모든 책임을 악당에게 전가했지만, 사핀의 계획은 뒤죽박죽이고 집중해서 보여주지 못하며 마지막은 불필요하게 시간을 끌기만 합니다.
<007 노 타임 투 다이> 본드의 이야기를 마무리함에 있어서 만족감보다는 허탈함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