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우 Nov 01. 2021

실패한 시네마틱 유니버스, MCU 모방으로 인한 결과

케빈 파이기의 계획이 아닌 결과물인  MCU 집착

할리우드는 공유된 세계관을 갖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만든 케빈 파이기의 계획을 모방했어야 했지만, 계획이 아닌 MCU를 모방하려고 시도하면서 참담한 실패를 맛봐야 했다.


케빈 파이기가 만든 상호 연결된 영화 세계관이 대세로 떠오르자, 할리우드 여러 제작사는 거창한 계획과 함께 막대한 수익을 얻고자 MCU를 모방해 자신들만의 세계관을 구축하려 했다. 그러나 케빈 파이기의 계획을 모방하지 않고 결과물인 MCU에 집착한 결과는 실패였다. 가장 주목할 만한 두 가지 시도는 워너 브라더스의 DCEU와 유니버설의 다크 유니버스였지만, 이들은 마블 따라 하기가 실패라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했다.


2008년 <아이언맨> 1으로 시작한 MCU가 프랜차이즈 정점에 오르며 성공 가도를 달릴 것이라는 것은 당시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MCU 영화 제작 비하인드를 다룬 "The Story of Marvel Studios: The Making of the Marvel Cinematic Universe"는 마블이 처음 닉 퓨리 등의 캐릭터의 미래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 않았음을 알려주고 있다. 닉 퓨리는 <아이언맨> 1에서 단지 카메오로 등장한 것으로 마블 팬들을 위한 이스터 에그에 불과했다.


돌이켜보면 닉 퓨리의 등장은 케빈 파이기에 의해 모든 것이 계획된 거처럼 보였고 많은 팬들을 열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런 계획을 다른 제작사들이 모방하고 싶어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케빈 파이기는 큰 그림만 그렸을 뿐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듯 세밀하게 모든 계획을 조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케빈 파이기는 MCU라는 뼈대만 만들었고 진행 상황이나 관객들의 반응에 따라 수시로 세부 계획을 조정하면서 이끌어 왔다는 것이다. 이처럼 케빈 파이기의 계획을 복사하지 않고 결과물인 MCU를 그대로 복사하면서 여러 제작사들이 만든 공유된 세계관 영화는 실패로 끝이 나고 말았다.


"The Story of Marvel Studios: The Making of the Marvel Cinematic Universe" 책에서 케빈 파이기는 결코 모든 세부 사항을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단지 자신은 설계자로 설계만 했을 뿐으로 항상 새롭고 더 나은 아이디어를 도입하면서 유동적으로 MCU를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MCU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부분은 과감히 중단하고 많은 팬들이 원하는 요소를 수용하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다른 제작사들은 상호 연결된 공유된 세계관을 갖는 영화 프랜차이즈 계획에 대해 엄격한 계획에 그대로 갇혀 버리면서 실패했다. MCU처럼 번창하기 위해서는 공유된 영화가 끊임없이 발전하고 변화를 주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연결된 세계관에 집착하면서 그들이 만든 계획은 너무 촘촘하게 짜여 있어 방향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현할 여지가 많지 않았다.

결과물인 MCU를 모방하기보다는 케빈 파이기의 전략을 모방하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제작자들은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싶어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포함하는 창조적인 자유를 누리고 싶어 한다. 마블 스튜디오에서 케빈 파이기는 단지 밑그림만 그렸을 뿐 나머지를 채워가는 것은 감독을 포함한 제작자들의 몫으로 남겨두었다. 생각만큼 케빈 파이기는 MCU를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알렉 볼드윈 총기 오발사고 촬영 감독 사망, 감독 중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