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카자흐스탄 사회 시스템이 만든 살인마
지금까지 본 적 없던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로 새로운 스타일로 연출된 웰메이드 스릴러 영화 <쓰리: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그대로 재현하면서 등장 캐릭터는 물론 디테일 하나하나 그대로 살아 숨 쉬고 있는 영화다. 연쇄살인마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고정관념을 재창조해 내면서 만들어진 작품으로 몰입감이 배가 되었다.
영화 미래를 이끌어 나갈 신인 감독들의 작품 중 최우수 작품을 선정해 시상하는 부산국제영화제 대표적인 상인 뉴 커런츠상을 수상 한 박 루슬란 감독이 연출한 <쓰리: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박 루슬란 감독의 어린 시절 기억에서 잊히지 않았던 사건을 범인을 실제 검거한 형사를 직접 취해하면서 당시 상황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
1979년 소비에트 연방 카자흐스탄을 뒤흔든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신입 수사관 셰르와 베테랑 형사 스네기레프의 수사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쫄깃한 긴장감 속에 연쇄 살인마와 교묘한 심리전이 일품이다. 사건이 진행 중인 가운데 셰르의 누나 다나 실종 사건은 그동안 억누르고 있던 긴장감이 폭발하면서 궁금증을 최고조에 이르게 만든다.
이 영화는 외국 배우들과 한국 제작진이 의기투합해 만든 영화로 1979년 당시 카자흐스탄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로케이션으로 촬영되면서 스크린 속 비주얼과 풍경 모든 디테일이 살아 있으며 미장센 역시 독보적이다.
사건이 진행되면서 비장미 역시 돋보인다.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살인의 추억 영화의 다른 버전이라고 느껴질 만큼 탄탄한 구성을 느낄 수 있었다. 살인마가 범죄에 빠져들게 되었는지 과정을 깊이 들여다보진 않지만, 당시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낸 살인마라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누나 다나가 사라진 후 살인마를 향한 분노 표출과 적대감 서로 바라보는 눈빛에서 느껴지는 스릴감은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고 나서도 한동안 잊히지 않았다.
밀도 높은 서스펜스와 쫄깃한 스릴감을 맛볼 수 있는 시대의 모순을 특색 있게 그려낸 영화 <쓰리: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고려인 출신 박 루슬란 감독이 선사하는 희대의 실화 연쇄살인 사건으로 보기 드문 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