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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우 Sep 19. 2022

영화 리뷰 기기묘묘 현대 사회의 불안을 공포로 장식하다

한국 공포 영화 추천<기기묘묘> 작품이 주는 공포보다도 지금의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녹여 내면서 영화 속에서 벌어진 일들을 무시할 수 없는 이야기라 섬뜩하게 느껴졌습니다. 현대 사회에 만연한 불안을 공포라는 장르에 녹여낸 옴니버스 이야기로 최근의 불안감은 피부로 와닿은 공포 그 자체라 부를 수 있습니다.


<불모지>, <유산>, <청년은 살았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4편의 작품은 현실 공포 그 자체로 비현실적인 시공간 위에서 진행되는 이야기입니다. <불모지>, <청년은 살았다>는 단편영화의 칸으로 손꼽히는 끌레프몽페랑 단편영화제에 국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고, <청년은 살았다>, <유산>,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는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아시아/월드 프리미어로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이탁 감독이 연출한 <불모지>는 땅을 둘러싼 이웃들의 다툼을 통해 어떤 일들이 발생하고 그 결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부동산 재개발 수많은 이슈가 늘 우리와 함께하고 있는 가운데 이권다툼, 경제적 이익 앞에서 무너지는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를 적나라한 시선을 담아냈습니다.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들의 이야기에 몰입되어 과연 나는 이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엄마와 딸의 기이한 관계를 다룬 <유산>은 남순아 감독이 연출했습니다. 엄마를 사랑하지만, 벗어나지 못하는 딸의 이야기로 오랜 간병으로 지친 딸이 엄마의 유산인 집에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오랜 시간 자신의 모든 생활을 포기하고 간병하던 딸이 엄마의 죽음 이후 유산으로 물려받은 집에 오게 되면서 끊을 수 없는 모자간의 이야기는 귀신이나 괴물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끊을 수 없는 관계가 섬뜩하게 다가옵니다.


낙향한 청년과 괴인의 기묘한 만남을 그린 <청년은 살았다>는 심규호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시골로 낙향한 청년이 어떤 사건을 계기로 괴인과 만나게 되면서 증폭되는 불안감을 그리고 있습니다. 도저히 빛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암담한 현실을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나지 못하는 청년의 불안감을 현실감 있게 그려냈습니다.


아들 세대의 암울한 미래를 직감한 아버지의 고군분투기를 그린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는 김동식 감독이 연출한 영화입니다. 미래가 암울한 자식을 위해 부모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해 보여주는 작품으로 혹독한 추위가 몰아치는 외진 산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이야기로 잔잔한 호수에 돌멩이를 하나 던졌을 뿐이지만, 그 결과는 참담할 정도로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의 비극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좌절 앞에 선택한 결과는 가슴속 깊은 불안을 떨쳐버리지 못하면서 극대화된 공포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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