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터의 엄마 구하기
DC 영화 리뷰 플래시 팬 상영화 후기. 마지막 10분가량을 제외하고 상영한 버전으로 쿠키 영상 역시 볼 수 없었다. 6월 14일 개봉 전 열리는 시사회에서는 쿠키 영상이 공개됐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3번째 배트맨이 누구인지 이미 퍼질 만큼 퍼졌기에 스포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은 별 다른 의미가 없었다고 생각된다. 톰 크루즈가 이 영화를 보고 극찬했다는 해외 매체의 보도는 단순 립 서비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란 의심을 했다. 이건 착각이었다. 톰 크루즈의 칭찬은 진짜였다.
에즈라 밀러의 문제는 정신 건강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 이쪽 나라 정서와 우리나라 정서나 문화가 다르듯 에즈라 밀러가 열심히 치료받으며 우리가 생각하는 정상 주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에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그러나 두 명의 배리 앨런 역은 연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배우 문제를 떠나 왜 워너가 이 영화를 기필코 개봉하려 했는지 자신감을 갖고 있는지 충분히 납득할만하다. 진작에 이런 퀄리티로 영화를 만들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더 크다. 가볍게 보기에는 좋지만 밀도 있는 스토리를 원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원작 코믹북 플래시 포인트 이벤트를 각색한 작품이다. 기본 뼈대는 같지만 많은 부분이 변경됐다. 그렇기에 굳이 원작 플래시 포인트에 대한 내용을 몰라도 영화를 보는데 전혀 상관없다.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과거로 가는 내용만 그대로 유지된다. 일단 어딘지 모르게 어색했던 플래시가 달리는 모습은 많이 개선됐다.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스피드 스터의 모습은 그래 이것이 플래시라고 바로 생각하게 된다. 또한 진동을 이용해 벽을 통과하는 모습 등의 장면 역시 구현하면서 미드 플래시를 봤을 때의 배리 앨런의 진화된 능력을 스크린에서 구현하기도 했다.
시작부터 액션이 휘몰아친다. 사과형의 배트맨도 고담시에서 범죄자를 잡기 위해 활약하면서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액션만 좋은 것이 아니라 스토리 역시 좋다. 공포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부담스럽지 않게 공포 분위기가 있기는 하지만, 아주 잠깐이라 문제없다. 액션과 함께 어울리는 유머는 억지 유머가 아니다. 플래시가 능력을 사용하면서 수반되는 여러 요인들에 의한 것으로 달리고 또 달리는 만큼 엄청난 칼로리를 소비한다. 이런 설정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있기에 누구나 그 장면에서 웃음을 참기는 힘들 것이다.
마이클 키튼의 배트맨 역시 멋지다. 액션을 잘 살려낸 장면들이 눈에 들어온다.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이 DC 유니버스에서 새로운 배트맨 영화를 연출하게 된다고 알고 있다.(공식 발표는 아직인 것으로 안다.) 확실히 이번 더 플래시 영화도 좋았지만, 벤 애플렉과 마이클 키튼의 배트맨 액션을 보니 서사나 스토리 등 충분히 기대할 만한 연출을 보여준다. 사샤 카예 슈퍼걸 역시 멋지다. 보면서 헨리 카빌의 슈퍼맨이 자연스럽게 그리워진다.
DC 영화 플래시 배리 앨런이 과거로 가서 다시 현재로 돌아오게 되는 과정을 기막히게 그려냈다. 지구를 구하기 위한 여정이 아닌 배리 앨런 개인의 과거사에 중점을 두었다. 설정이 어렵지 않게 딱 바로 이해되게 그려냈다. 그렇기에 144분을 오로지 액션과 유머 탄탄한 스토리에 빠져 즐기면 된다. 이후 개봉할 DC 영화들이 걱정되긴 하지만, 비싼 극장 티켓 비용이 아깝지 않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