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은 당신에게 안부를 묻고 있나요
• 혼자는 싫지만 관계는 버거울 때
• 혼자가 편하지만 혼자만 남겨진 거 같을 때
• 내가 나의 안부를 묻는 게 어색할 때
관계가 중요한 이 나라에서 빽빽한 관계망을 벗어나 혼자이고 싶은 여유를 꿈꾼다. 홀로 있어도 외롭지 않은 단단한 나를 떠올리고 싶다면 이 책이 길을 안내한다. 혼자 밥 먹고, 혼자 여행 가고, 혼자 사는 게 익숙해져 가는 시대에, 더 이상 ‘혼자’는 외로움이나 고립감이 아니다. '혼자'라는 여백에서 자신을 대면하고 맞짱뜰 수 있을 때 우리는 욕망과 경쟁, 밀집 관계를 벗어나 평화로운 '우리'를 만들 수 있다.
당신은 오늘 무엇을 보고, 무슨 소리를 듣고, 무엇을 먹었는가. 그리고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생각을 했으며 한 일이 무엇인가. 그것이 바로 현재의 당신이다. 그리고 당신이 쌓은 업이다. 이와 같이 순간순간 당신 자신이 당신을 만들어간다.
일 없는 사람이 귀한 사람이다. 다만 억지로 꾸미지 말라. 있는 그대로가 좋다. 여기에서 말한 일 없는 사람은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는 사람이 아니다. 일을 열심히 하면서도 그 일에 빠져들지 않는 사람. 일에 눈멀지 않고 그 일을 통해서 자유로워진 사람을 가리킨다.
고독과 고립은 전혀 다르다. 고독은 옆구리께로 스쳐 지나가는 시장기 같은 것, 그리고 고립은 수인처럼 갇혀 있는 상태다. 고독은 때론 사람을 맑고 투명하게 하지만, 고립은 그 출구가 없는 단절이다.
우리가 불행한 것은 외부적인 여건보다 묵은 틀에 갇혀 헤어날 줄 모르는 데에 그 요인이 있을 것이다. 마음에 걸린 것이 있어 본마음인 그 따뜻함을 잃으면 불행해진다. 마음을 따뜻하게 가져야 거기에 행복의 두 날개인 고마움과 잔잔한 기쁨이 펼쳐진다.
'드므'는 공원에서 볼 수 있었던 담배꽁초용 모래 재떨이와 비슷하게 생겼다. 그러나 역사적으로는 평소 물을 채워 물의 기운을 사용해 화마가 닥치지 못하도록 물리치는 의미와 함께 실제로 불이 났을 때 진압용으로 쓰이던 비상 소화전이다.
50을 넘어 말을 더듬기 시작하면서, 나의 말그릇 '말므'를 상상한다. 평소 사용하는 나의 말을 항아리에 담는다면 어떨까. 경망한 말이 넘쳐 와글와글 소음이 될지, '드므'처럼 일상의 화마를 물리칠 시원한 진압수가 쏟아질지 궁금하다.
정화수까진 아니라도 나의 말그릇을 정성스럽게 채우면 인생의 내리막길에서 중심추가 되어 미끄러지는 속도를 늦추거나 관계의 상처로 덧날 때 연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혹시 좋은 말이 나의 '말므' 속에서 숙성되어 작은 '덕'이 되지 않을까. 오랜 시간이 지나 나의 말그릇을 쏟았을 때 쉰내대신 미향이라도 난다면 인생 말미에 법정스님처럼 미소 지을 수 있겠다 싶다.
나의 대화와 수다로만 나 자신이 완성되지 않기를, 살아온 시간을 무기 삼아 함부로 답을 내지 않기를 책을 읽는 동안 다짐한다. 여전히 세상은 모르는 일이 많고 알고 싶은 게 수만가지다. 나는 늙도록 호기심 많은 어른이 되고 싶다.
안이 차 있는 사람에게선 여유가 느껴진다. 그 안에 비워둔 공간이 있어, 설령 무슨 일이 생겨도 함부로 흔들리지 않는다. 그런 사람의 얼굴엔 미소가 있다. 사유와 성찰로 끝없이 닦아낸 자기만의 길에 선 사람에게선 다정한 미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