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한 번에 모두를 해낼 수는 없습니다. - 오프라 윈프리
"You can have it all. Just not all at once."
- Oprah Winfrey
"당신은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 번에 모두를 해낼 수는 없습니다."
- 오프라 윈프리
왜지?
하고 싶은 게 많으면, 한 번에 여러가지 도전을 할 수 있는게 아닐까?
철인 3종 경기로 예를 들면.
바다수영, 사이클, 마라톤을 모두 다 도전한다. 그것도 자신의 한계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말이다.
올해는 유난히 하고 싶은 게 많았다.
아니 원래 그런 나였지만, 참고 참았던 게 터져나왔다고 하는게 맞을까.
책 쓰기에 도전하고, 인스타그램 마케팅을 가르치는 강사가 되었다.
책을 리뷰만 하던 것에 만족하지 않고 서평단을 직접 모집해 운영하기도 한다.
돈을 받는 독서모임, 돈을 받지 않지만 (곧 받을 예정인) 필사모임도 이끌어 가고 있다. 이 모든 것을 더 확장하기 위해 카페를 개설했다. 다양한 활동을 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도 운영하고 있다.
책을 쓰는 건 한 번의 투고 이후 보류.
인스타그램 강사로서는 기업강의까지 나가고 내 인생 최고의 시간당 소득을 벌고 있다.
서평단 운영은 본격적으로 시작하자마자 베스트 셀러를 협찬받고 있다.
독서모임 총 운영기간 20주. 누적수익금은 4백만원을 넘어섰다.
50여명의 회원들이 비용을 지불하고 '모모 북크로싱'이라는 독서모임에 와주었다.
필사모임 역시 대기자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고 5월부터 총8권의 책을 소개헀고 함께 기록했다.
카페운영은 고민이 많았다.
기존에 있던 카페를 폐쇄하기로 결심하고 며칠전 새로 만들어두었다.
오늘 쓰는 이 브런치 글 또한 카페에 공유해둘 예정이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은 80여 분이 함께하고 있는데 공격적인 마케팅 없이 천천히 모은 숫자로 내겐 의미가 크다. 새해엔 좀 더 활발하게 만들 예정이다.
어린이집을 다니는 첫째가 있다. 곧 4세반에 올라간다.
10개월인 둘째도 형아따라 입소하기로 결정했다.
두 아들을 키우며 집에서 돈버는 엄마로 살려니 기관에 보내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이다.
베시시 웃는 둘째 얼굴이 떠오른다. 보고 있어도 보고싶은 아이들.
때때로 시큰한 손목의 감각에 서글퍼 눈물이 핑돌지만. 육아는 내 인생 가장 큰 축복이다.
신랑과 단둘이 극장에 가본지 얼마나 지났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하지만 괜찮다.
우리에겐 넷플릭스가 있으니.
신랑만을 위해서 화장을 하고 차려입은 때가 언제였더라.
하지만 괜찮다.
잊을만하면 갖고 싶은 옷 사주는 츤데레니까.
내 인생의 철인 3종경기는 이렇게 세가지다.
좋아하는 일로 돈버는 반아미,
나로 살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새끼를 키우는
엄마로 살기.
만난지 10년이 지나도 콩깍지가 씌여져 있는 오빵의
아내이자 연인으로 살기.
오프라 윈프리는 모든 것을 한 번에 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적어도 내 인생의 철인 3종 경기만큼은 한 번에 해야만 한다.
그리고 아직은 해볼만 하다.
참 다행이다.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어서.
아이를 낳지 못할까 두려웠던 날도 다 지나갔다. 사랑하는 오빠와 헤어질까 고민하며 불안하던 연애시절도 추억속으로 사라졌다. 좋아하는 일은 커녕, 남들처럼 사람 구실도 못하고 절망 속에 살던 시간도 흐릿한 기억에 묻혀간다.
시간이 흐르고 있어서. 그리고 모든 것을 다 하고 싶은 나로 돌아와서.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