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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재 Apr 18. 2020

글을 쓰는 하나의 원리

삶의 불확실성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래서 핵심 원리를 찾고자 했다. 삶의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원리를 말이다. 다만 성급한 일반화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절대선은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글쓰기도 마찬가지 아닐까 생각한다. 글을 쓰는 단 하나의 원리가 있을 리 없다. (만약 있다면 제보 바란다.) 우리 각자가 처한 상황과 지닌 재능이 글의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타고난 내면에서 소재를 이끌어 낼 테고, 누군가는 상상력을 연료로 집필할 것이다.


결국 자기만의 고민과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 궁극의 명검 '엑스칼리버'를 찾기보다는 다만 '과도'라도 자신의 칼을 갈아야 한다. 스윽스윽 무딘 날을 갈아보자. 한 글자도 안 써지는 날이 있는가 하면, 토해내듯 글자가 쏟아지는 날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끈질기게 글을 쓰는 하나의 원리를 묻는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한 문장만 써라. 뭐든 좋으니 그냥 써라.


글쓰기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연필을 드는 일 자체가 쉽지 않음을 안다. 한 글자 쓰기 조차 막막하다. 괜찮다. 글 쓰는 모든 사람들의 시작은 한 문장이었으니까. 감히 추측해본다. 그들은, 그저 연필이 종이를 스치는 날을 많이 만들려 노력했을 것이다. 안 쓰는 날보다 쓰는 날을 늘려가며 날을 세운 결과가 그들일 것이다.




|커버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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