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앞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들어갈까. 아님 저 나무 벤치에서 쉬었다 갈까.
결국 조용히 카페 안으로 향했다. 이 낯선 곳에서 아침부터 혼자 여유롭게 마시는 커피는 아무래도 사치인 것 같았다. 하지만 오늘은 사치를 조금 부려보기로 했다. 차가워진 몸을 커피로 녹이며 저 바다를 조금 더 바라보고 싶었다.
따뜻하고 달달한 커피가 나왔다. 아무도 없었지만 제일 구석 자리에 앉았다. 감사하게도 사장님은 친절했고 커피는 너무 달지 않았다. 생각보다 좋은 선택이었다.
십여 분 간격으로 다른 손님들이 들어왔다. 둘이서 오기도 했고 셋이서 오기도 했다. 곧 실내가 적당히 소란스러워졌다. 하루 장사에서 첫 손님이 중요하다는데, 그 첫 손님이 역할을 잘한 거 같다.
속이 불편했다. 커피는 매번 내 속을 긁는다. 이것을 알지만 그래도 커피가 좋다. 아마도 나는 커피를 완전히 끊지는 못하지 싶다.
다음 일정을 위해 쟁반과 머그를 반납했다. 커피가 남았지만 아깝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