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가 알려준 습관에 대한 깨달음-목표 관리
다 아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어디선가 한 번씩은 들어보았던 말,
결국 열심히 살자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
직접 몸으로 뛰면서 겪었다. 어쩌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직접 뛰면서 다시 한번 몸으로 느끼고 머리로 이해했기에 정리할 수 있었다. 당연하고 옳은 말들이 내 안에 깊이 스며드는 좋은 경험을 했기에 이 느낌을 공유하고 싶어 글을 남긴다.
바쁘신 분들을 위해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거다.
작은 목표라도 세우고 실천해 보세요.
한 달간 총 100km의 거리를 달려보았다. 이 세상의 모든 분야에서, 삶의 모든 순간에서 그렇듯 누구와 비교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그런 측면에서 100km는 길다고 할 수도 있고 짧다고 할 수도 있다. 40년 가까이 살면서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그렇게 긴 거리를 뛰어본 것은 처음이었다.
처음에는 나 스스로도 달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이전에 도전한 '한 달 100km 달리기'는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한 달에 30km 정도를 뛰는데 그쳤다. 이제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어쩌면 스스로 할 수 있다고 믿지 못했던 것이 가장 큰 실패 요인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다시 나를 믿고 달렸다. 그리고 조금씩 목표에 가까워지는 나를 발견하고 기쁨을 느꼈다. 아래 내용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기술한 '31일 동안 100킬로를 달리며 내가 배운 것들'이다. 달리기 경험을 예로 들어 설명했지만 꼭 달리기 또는 운동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는 성취와 배움을 위한 모든 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너무 뻔한 말이다. 그러나 여기에 함정이 있다. 이게 너무 당연한 말이어서 우리가 오히려 이 부분을 간과하기 쉽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부분이라도 잘 읽어주길 바란다.
목표가 없으면, 바라보는 곳이 없으면, 절대 그곳에 도달하지 못한다. 목적지를 제대로 설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걸어도 소용이 없다. 목적지에 다다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현재 어디쯤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당신에게는 지향점이 생긴다. 이것은 지향점인 동시에 당신을 더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목표 그 자체는 내비게이션 역할도 한다. 목표가 도착점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현재까지 얼마나 왔으며 앞으로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에 대한 간접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다음의 '2. 역산 스케줄링은 유용하다'와 연결되는 부분이다.
목표가 거창할 필요는 없다. 아니 처음 세우는 목표는 작으면 작을수록 좋다. 일단은 아주 작은 목표를 세우길 추천한다. 독서에 대한 목표를 세운다면 '하루 1쪽 읽기'부터 시작해도 충분하다. 정말이다. 처음부터 무리한 목표를 세우는 것보다 아주 작은 목표를 일단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게라도 성취를 경험하면 삶이 조금씩, 그러나 분명히 변하기 시작한다.
어떤 것도 좋다. 목표를 세우자. 작을수록 좋다. 빠를수록 좋다. 다시 강조한다. 어떤 것도 좋다. 목표를 세우자. 작을수록 좋다. 빠를수록 좋다. 목표 설정은 생각보다 더욱 중요하다. 일단 바라보아야 도달할 수 있다.
역산 스케줄링이란 최종 목표와 남은 시간을 기준으로 현재 해야 할 일을 도출하는 것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목표를 남은 날수로 나누어 '매일 해야 할 일과 그 분량'을 정하는 것이다.
처음 이 개념을 알게 된 것은 생각정리스킬-복주환 강사의 수업을 들었을 때이다. 우리가 불안한 이유 중 하나는 막연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복잡한 무엇을 명확하게 분류하고 시각화하면 그 불안은 사라진다고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이런 불안과 막연함을 없애는 여러 방법들이 있지만 여기서는 역산 스케줄링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려 한다.)
역산 스케줄링을 달리기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다. 예를 들어 '30일간 100km 달리기'라는 목표를 세웠다 하자. 그럼 최종 목표(100km)를 남은 날수(30일)로 나누는 것이다. 그러면 하루에 약 3.3km 정도를 달려야 한다는 매일의 '할 일과 그 분량'이 정해진다. 그다음은 쉽다. 매일 실천하면 된다.
맞다. 당신 말이 맞다. 실천이 쉽지 않음을 안다. 그러나 한 달에 100km라고 하면 그 목표의 무게에 짓눌리기 쉽지만 매일 3~4km라고 하면 그나마 실현 가능한 것으로 다가온다.
역산 스케줄링은 목표를 쪼개서 더 명확하고, 실현 가능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보여준다. 쪼개면 당장 할 일이 보이고, 쪼개면 두렵지 않고, 쪼개면 할만하다! 해야 하는 것이 딱 나온다! 그래서 두려움이나 불안도 줄일 수 있다. 앞서 목표 설정은 역산 스케줄링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는데, 이렇게 목표를 조금 더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역산 스케줄링의 장점이다.
그래서 처음에 세운 '목표'와 역산 스케줄링을 통해 얻은 '매일의 할 일'은 별개가 아니다. 이 두 가지를 살펴보며 우리는 일의 진행 상황을 알 수 있고, 매일 조금씩 목표를 채워가는 즐거움과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
사실 목표와 역산 스케줄링은 아무 소용이 없을 수도 있다. 실천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아무리 멋진 계획을 세워도 실천이 쉽지 않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래서 나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 종교적인 믿음이나 미신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자동차 왕으로 불리는 핸리 포드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If you think you can do a thing or think you can’t do a thing,
you’re right.
당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든, 당신 말이 모두 맞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무서운 말이다. 우리가 스스로 한계를 규정하지 있진 않은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말이다.
할 수 있다고 믿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맨 처음에는 목표를 작게 설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스스로 믿을 수 없는 목표를 무리하게 설정하면, 스스로도 그것을 믿지 못하기에 그 목표를 이룰 가능성은 떨어진다. 자신이 목표를 달성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릴 수 있어야 한다.
반복해서 믿고 무의식까지 믿어야 한다. 왜냐하면 목표를 달성하는 데 반드시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어러움, 핑계, 컨디션 난조, 급작스런 일 등으로 인해 일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 있다. 변수가 생길 가능성은 많다. 어쩌면 그 불확실성이 바로 인생이다.
그래서 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 자신을 다독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포기하기 쉽다. 그래서 믿어야 한다. 뼛속까지 믿어야 한다. 잠재의식까지 믿어야 한다. 목표를 혼잣말로 중얼거려도 좋고, 노트에 100번 적어도 좋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완전히 믿어야 한다. 믿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이는 다음의 '5. 목표치를 조금씩 높이면 수월하다'와 연결되는 부분이다.
진정으로 어떠한 것을 잠재의식까지 믿게 되면 그러한 일을 하는데 이로운 생각과 감정이 생겨나게 될 것이다. 문을 열고 달려 나가는 당신을 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임계점이란 '물질의 구조와 성질이 다른 상태로 바뀔 때의 온도와 압력'을 의미한다. 99℃ 물이 100℃가 되면 수증기가 된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액체 상태의 물이 기체 상태로 바뀌는 100℃가 물의 임계점이라고 할 수 있다.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면 처음에는 신이 난다. 달력에 X 표시를 그려가며 오늘도 해냈다는 환의를 경험한다. 그러나 이 환희에 익숙해지면 벽에 부딪히곤 한다. 어떤 일을 해도 성과가 나지 않는 구간이 있다. 더한 '온도와 압력'을 가해야 하는 지점, 애써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임계점이다. 여기서 일정 수준을 넘는 노력이 없으면 그 자리에 머무르게 된다. 물론 그 자리에 머무르는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 하지만 다음 목표가 있는 이들에게 이것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1년 가까이 달리기를 했었다. 그러나 달리는 거리는 계속 3~4km에 머물러 있었다. 더 뛸 수 있었는지 모르다. 그러나 그냥 하던 대로 했고 성취는 없었다. 거기에 만족했다. 꾸준하다는 것 만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었지만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한 달에 100km를 달리기 위해서는 거리를 늘릴 필요가 있었다. 매일 3.3km를 30일간 달리면 100km가 되지만, 뛰지 못하는 날이 있을 수 있기에 평균 하루 5km를 달려야 했다. 만약 하루나 이틀 달리기를 거르는 날이 있으면 하루에 뛰어야 하는 거리는 6~7km로 더 늘어났다. 그리고 그 일은 실제로 발생했다.
월말에 가까이 되어서는 아침, 저녁 이렇게 2번을 뛰기도 했다. 꾸준히 뛰지 못하고 월말에 몰아서 뛴 것이 아쉬웠다. 그러나 목표가 없었으면 이는 달성할 수 없었을 것이다. 덕분에 달리는 거리가 5~7km까지 늘어났다. 그냥 달렸으면 거리를 늘리지 못했을 것 같다. 그러나 임계점을 넘는 경험을 통해 이제는 6~7km 정도의 러닝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줄어들었다.
앞서 말했지만, 적응되면 정체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현재로서 조금 힘든 목표를 설정하여 거기에 도달하려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주의점은 그 목표를 조금씩 높여야 한다는 것! 조금씩 몸에 적응시킨다는 생각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수준에 적응하면 조금 더 높인 수준에 도전하기를 반복한다.
'몸이 모르게 하라'라는 말이 있다. 달리기 거리를 늘린다면 한 주에 10%씩 거리를 늘리는 거이다. 1주차에 3km를 달리고, 2주차에 3.3km를 달리는 식이다. 몸이 받아들이지 시간을 주는 것이다. 달리기에 입문하는 사람이 처음부터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할 수는 없는 일이다. (어찌어찌 완주한다 하여도 분명 몸에 큰 무리가 갈 것이다.)
처음부터 목표치가 수준이 너무 높으면 좌절할 수도 있다. 지레 겁먹고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오히려 패배감 젖어 기존의 좋은 것들이 무너질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 행동의 지속가능성과 자존감 수호를 위해 단계적으로 조금씩 목표를 높이길 추천한다. (그 행동은 달리기가 될 수도, 독서가 될 수도, 악기 배우기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단번에 옥상에 이르지 못한다. 그러나 한 발은 내딛을 수 있다. 지금보다 약간 높은 곳은 대두분 올라갈 수 있다. 그리고 이 부분은 다음 글의 '8. 사는 건 적응의 문제이다'와 연결되는 부분이다.
살면서 한 번도 달리기를 삶의 낙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한 적 없었습니다.
그러나 100일 매일 달리기를 하고 나서 자신감을 얻었고
조금씩 삶의 루틴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저보다 훌륭한 러너들도 많습니다.
그런 분들보다 잘났다고 말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여러분도 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나도 했으니 당신도 할 수 있다고,
다만 그렇게 말입니다.
Photo by lucas Fav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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