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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재 Nov 22. 2021

손길

머리를 손질하러 미용실에 갔다. 오랜만이었다. 다른 이가 머리를 만져주고 빗겨주고 씻겨주는 일이 조금은 어색하게 다가올 정도로.


일 년 가까이 기른 머리였다. 덕분에 머리를 말리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두 사람이 붙어 두 대의 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려주었다. 비교적 짧은 머리만 고수했던 내게 색다른 경험이었다.


두 사람은 계속 분주했다. 그들의 손길이 따뜻한 바람을 타고 내게 닿았다. 그것은 그들의 마음이었고, 관심이었고, 정성이었다. 드라이어가 뿜는 온풍 그 이상의 간질간질한 무엇이었다.


손길이 이처럼 따뜻한 것이었나, 하는 생각을 했고 내 손길을 나누고 싶은 당신을 떠올렸다.




Photo by M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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