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닮다-
그렇게 삶이 흘러갔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만이 내가 담는 세상이자 닮는 이상이었다.
두 눈동자에 눈물을 가득 채우고 이유 없이 쏟아 내기를 기다렸다. 탁해진 두 동공 사이에 조금이라도 밝음을 찾아내려 애썼다.
씻기고 씻겨도 탁함은 맑아지지 않았다. 그저 두 눈을 위로 세워 하늘의 맑음을 담아내려 할 뿐이다.
거울에 비친 내 두 손은 그저 힘없이 늘어져 있을 뿐이다. 그 무엇도 쥘 수 없음을 잘 안다. 내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단 한 순간도 꽉 쥐려 하지 않았다. 그저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
어느 하나 중요하다 생각하지 않았으니, 그 순간을 잡아 두기보다 흘러가라고 속으로 말했다. 흐르고 흘러서 자연스레 손에 힘이 다 빠질 때까지.
그렇게 거울 안에서 나의 삶은 죽어갔고, 시간을 잊은 채 그 자리에 머물고 있었다.
그렇게 삶이 시작되었다. 아니, 심장 박동이 강하게 울렸다.
너를 보는 순간이 그랬다. 이제 내가 바라보는 거울 속에는 네가 있었다. 네 눈동자는 한없이 맑았고, 더 이상 하늘을 보기 위해 위를 바라보지 않아도 되었다.
네 눈이, 두 눈이 머금고 있는 것이 더 아름다운 맑음이다. 나는 그저 그 맑음에 별과 달을 담아주고 싶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도 너의 맑은 두 눈동자에 흐려진 두 눈이 씻겨 가기를 원했다.
이제 내 두 손은 너와의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더욱 강하게 시간을 움켜쥐고 있다. 그래도 시간은 금세 부서져 모래알처럼 흘러가버리지만, 괜찮다.
조금이라도 내 손바닥에 고운 모래알이 많이 묻어 있기를 바랄 뿐. 그렇게 너와의 추억 속에 고운 모래알을 정성스레 담는다. 그것은 확고한 목표이자 바람이다.
거울에 내 모습이 아닌 네 모습이 비친 그 순간부터 내 세상은 너였고, 내가 닮아 가고자 하는 이상도 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