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정원-
서울에서 종종 모네 작품이 전시되었기에, 그의 작품을 감상한 적이 있었다.
그때 받았던 인상은, 순간을 색감으로 절묘하게 담아냈다는 것과 무언가 아련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는 거였다.
너와 지베르니를 거닐다가, 문득 그때의 감상이 떠올랐다. 그리고 너를 바라봤다.
한 손에는 내 손을, 다른 한 손에는 커피 잔을 잡고 거리를, 건축물을, 사람을 두 눈에 담고 있는 너의 모습.
모네는 이러한 순간순간들을 화폭으로 옮겨 갔던 걸까, 하는 과거의 인물에게 감정 이입을 잠깐 해보는 상상.
지도를 보니 거의 다 온 것 같다고 말하면서 돌담 길 앞에 멈춰 선 너와 나.
겨우 사람과 자전거만이 드나들 수 있는 폭이 좁은 골목. 무성히 자라난 나뭇잎들이 차양이 되어 주던 그곳으로 발을 내디뎠다.
골목을 지나 우측으로 도니, 삼삼오오 모여 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누가 보더라도 모네의 발자취를 쫓아온 이들.
우리도 그들 사이에 껴서 함께 걷기 시작했다. 걷다 보니 어느새 정원 속에 들어온 너와 나.
초록의 세계. 사방이 나무와 꽃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미로 같으면서도 잘 정돈된 길을 따라 걸으며, 분홍색,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등 각양각색으로 자신을 뽐내던 꽃들을 구경하던 너.
마치 이곳에서만 존재하는 꽃들인 것처럼 사진을 찍는 네 모습에 나도 폰을 들었다.
모네는 순간을 포착해 화폭으로, 나는 순간을 포착해 디지털 속으로. 서로 그리움을 담았다는 것으로부터 오는 동질감.
어쩌면 나도 예술가가 된 게 아닐까, 하는 기분 좋은 착각을 하며 너의 순간을 오려냈다.
"저기 봐!"
상기된 목소리로 내 손을 붙잡고 가볍게 흔들며 말한 너. 너의 언어를 따라가던 내 두 눈. 그리고 눈에 들어온 가로로 넓게 구축된 2층 주택.
바로 저기였다. 인간 모네로서의 삶과 화가 모네로서의 삶을 보내던 생가가. 그와 동시에 너와 나는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모네의 화폭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