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정원-
모네의 집 내부는, 모네스럽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까. 적어도 내가 느낀 점은 그러했다.
그의 작품과 수집품, 방마다 배치된 가구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식당으로 추정되는 공간이었다.
노란색의 벽지. 중앙에 있는 탁자와 노란색 목재 의자들. 유리문이 달린 노란색 찬장들. 그리고 이어진 옆 공간은 파란색으로 뒤덮여 있는 주방이었다. 파란색 무늬가 새겨진 벽면에 걸려 있는 구리색 조리기구들.
"무슨 색으로 했을 거야?"
눈으로 담으며 사진을 찍고 있는 내게 다가와 물어본 너. 나였으면 파란색과 초록색으로 했을 거라고 말하자, 역시 그렇게 말할 줄 알았다면서 너는 배시시 웃었다.
그 웃음을 덧대어 너라면 분명히 분홍색으로 했을 거라고 말하자, 자기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 내 왼손을 잡고 가볍게 흔든 너.
주택에서 나와 이정표에 적힌 물의 정원(Jardin d'eau)으로 향한 우리.
검색해 보니, 주택 앞에 조성된 화사한 꽃밭은, 꽃의 정원(Clos Normand)이었다. 그걸 너에게 이야기하자, 너는
"그럼, 지금은 우리의 정원이네!"
라고 한껏 들뜬 어조로 답했다. 우리의 정원이 무슨 뜻이냐는 내 질문에, 돌아가는 길에 알려주겠다면서 혼자만의 비밀을 간직한 어린아이의 눈동자를 띄운 너.
그 모습에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는 네 오른손을 부드럽게 쥐었다.
초록색 배경 위에 덧칠 해진 알록달록한 색상들. 버드나무들이 포근하게 안고 있는 연못. 그 위에 한가로이 떠다니던 수련들.
에메랄드 색상으로 칠해진 일본식 다리 위에서, 너와 나는 물의 정원을 둘러보며 가벼운 수다를 곁들여 감상을 더했다.
문득, 내가 바라보고 있는 이 풍경을 모네의 작품에서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의 화가도, 나처럼 누군가와 함께였을까.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갑자기 네가 말한 우리의 정원이 무슨 의미였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구경을 마치고 모네의 생가에서 벗어난 우리. 이번에는 셔틀버스를 타고 가자는 내 제안에, 너는 흔쾌히 승낙했다.
17시 33분 기차. 역에 도착하니 약 10분 정도 남은 시간. 역사 안 벤치에 앉은 너와 나.
"돌아가면, 바로 저녁부터 먹자!"
너의 말이 기차가 곧 들어온다는 신호음으로 바뀌었다. 자리에 앉고 나서 차창 밖 지베르니의 마지막을 눈에 담으며 넌지시 물었다.
그래서 우리의 정원이 무슨 뜻이냐고. 그러자 너는 내 품에 안겨 들며 내 두 눈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이미 알고 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