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의 저녁(3)

by 콕스웨인

"노을, 구경하러 갈까?"


리스본은 언덕 도시여서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많다. 호스텔 직원한테서 들은 정보.

내 제안에 너는 당연히 좋다고 답했다. 검색하니 여러 장소가 나왔다. 그중 Mirdouro da Senhorado do Monte로 가자고 정한 우리.


평균적으로 리스본의 태양이 언제 지는지 확인한 후, 부지런히 목적지를 향해 발을 움직였다.

오로지 구글 지도에 의존하며 움직였기에, 중간중간 멈춰 서서 방향이 맞는지 확인했다.

"우리와 목적지가 같은 걸까?"


네 물음에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했고, 한 가지 공통점을 알아냈다. 무언가 담긴 비닐봉지를 들고 있다는 것을.

그들의 모습에 의아함을 느낀 너는 무언가 열심히 검색하더니, 이내 활짝 웃음을 피우고는 알려줬다.


"전망대에서 노을 보며 맥주 마시는 거래!"


그것이 이 전망대를 가는 이유이자, 리스본의 낭만이라는 말을 덧붙인 너.

맥주를 마시지도 않았는데 한껏 흥이 오른 네 모습에, 나도 덩달아 흥겹게 웃으며 그럼 우리도 맥주를 사서 가자고, 네가 바라는 걸 언어로 승화시켰다.


팅-. 팅-. 비닐봉지 안에서 신이 나게 잔을 부딪치는 맥주 캔들. 비록 경사가 있는 언덕이었지만, 어서 빨리 그 소리를 직접 손으로 연주하고 싶은 마음에 쉬지 않고 열심히 올라간 너와 나.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잠시 어떠한 말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전망대 아래로 펼쳐진 풍경을 감상했다.


원래부터 주홍색이었던 걸까. 아니면 해가 지면서 노을에 물든 걸까. 건물 지붕들이 모두 주홍색으로 칠해져 있었고, 그 뒤로 테주강이 노을빛을 받아 고운 빛의 가루를 흩뿌리고 있었다.

고개를 돌린 내게 한 외국인 남성이 눈에 들어왔다. 노트에 열심히 풍경을 그리고 있던 남자. 시간이 지나고 나서 저 남자는 분명, 지금 자신이 그리고 있는 리스본의 저녁노을을 보겠지. 그리고는 이 찰나를 감미롭게 음미하리라.

내가 어느 먼 훗 날, 기억을 되감아 리스본의 저녁노을로 물든 네 머리카락의 나부낌을 회상하듯이.

목,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