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를 흔들지 말아 줘

-다음에 눈을 뜨면-

by 콕스웨인

침대를 너무 흔들지 말아 줘. 요람인 듯 편안해져 눈을 감고 싶어 지니.


일어나 달라 말하는 네 목소리가 들려. 그래 일어나야지. 잠시만 아주 잠시만 눈을 감을게 걱정하지는 마.

다시 눈을 뜨면 네게 사랑한다 말할게. 거기에 기분 좋은 입 맞춤이면, 네 손을 붙잡고 단잠을 오랫동안 기다려줘서 고맙다고 웃을게.

그러니 지금은 눈물 흘리지 말아 줘.


네가 내 옆에 있다는 게 얼마나 큰 다행인지. 매일이 기도로 가득 차올라. 부디 내 옆에 네가 계속 있게 해 달라고.

우리가 매일 맞이하는 게 맑은 햇빛은 아니지만, 비가 오는 날이면 우산 하나면 충분했잖아.

빗소리가 떨어지면 너는 시선을 위로, 내 눈과 마주치면 부끄럽게 웃다가 입을 맞추기 위해 들어 올리던 뒤꿈치.

내 목에 두르던 무엇보다 따스하던 두 손이 왜 지금 생각날까.


미래를 계획하고 쓰다 지우고 쓰다 지우고 수없이 반복하고 어설픈 망상과 같은 이야기를 내뱉어도, 너는 가만히 앉아 커피 한 모금을 마시며 들어주었잖아.

그게 좋아서 계속해서 실없는 이야기를 써내려 갔고. 그 누구보다 참을성 있는 너니까 나는 바랄게.


내가 이 요람 속에서 한 줌의 재가 되어, 하늘과 땅을 긋는 지평선 너머로 멀리 사라져 날아가도 너의 삶을 살아줘.

내 존재의 가벼움이 가루 한 줌이니, 네 기억 속에서도 가벼운 사람이 되어 후 불면 저만치 없어지도록 해줘.

부디란 말보다 그저 그렇게 지내줘.


이제 피로가 몰려오는 게 느껴져. 이럴 줄 알았으면, 네가 타준 커피를 다 마실 걸. 매일 따뜻한 온기로 나를 채워주던 너를 있는 힘껏 들이킬걸.

매 순간 그랬던 것 같지만, 지금은 그것마저 부족했던 게 아니었는지. 괜스레 아쉬움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봐.

그럼 진짜 이만 한숨 좀 잘게. 부디, 눈을 뜨면 네게 사랑한다 말할 수 있게.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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