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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딧 Jul 26. 2021

사람이 사람을 만난다는 게 이렇게 즐거운 일이었나요

코로나 이후 한동안 새로운 사람을 접할 기회가 없었다. 원래 왕래하고 지내던 지인들 중에도 교류가 확 줄었는데, 새로운 사람을 소개받거나 우연히 만날 계기가 거의 없었다. 코로나로 워낙 많은 일에 제동이 걸였고, 서서히 일어난 변화이다 보니 진작 깨닫지 못했다.


그러던 중 새 회사, 새 팀에서 새로운 동료들을 만나 많은 자극이 되었다. 우리는 스타트업으로 전체 팀이 12명 정도의 규모다. 그렇기에 대기업이나 큰 팀에서보다 더 심리적 거리가 가까운 것 같다. 하는 일이 달라도 미팅이나 휴식 시간에 접할 기회도 상대적으로 많다. 그렇게 팀원들과 가까워지며 새로이 누군가를 알게 된다는 게 참 생경하게 느껴졌다. 서로 알아가는 노력을 하고, 이런저런 정보를 주고받고, 안부를 묻는 사람이 하나둘씩 늘어가는 것… 하나하나 피부로 와닿았다. 누군가를 만나고 인연을 맺는 것이 전에 없던 세계의 문을 하나씩 여는 것 같다는 말이 이제야 실감 났다. 그와 더불어 내 세계의 깊이도 너비도 확장되는 게 느껴졌다.


그러면서 내게 익숙한 사람들과만 교류하던 내게 새로운 자극에 대한 목마름이 컸다는 걸 깨달았다. 꼭 배울 점이 많은 긍정적인 자극만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나와 다른 부분 - 국적, 가치관, 목표, 분야 등등 - 과 거기서 오는 경험의 차이, 내가 미처 모르고 살았던 것들을 접해가는 건 참 흥미롭다. 그렇다고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는 아니다. 친구라고 하기엔 먼, 적당한 거리에서 관계를 맺고 시너지를 내는 이 느낌이 너무 좋다. 즐거운 경험이다.


우리 팀 사람들이 모두 같은 동기로 이곳에 모인 것은 아니다. 더 나은 기회를 찾아 가족과 함께 네덜란드로 이주해 온 동료도 있고, 전에 있던 직장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스카우트된 동료도 있다. 하지만 하고 많은 나라 중에 네덜란드, 네덜란드 중에서도 이 회사를 선택하고 온 데에는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조금이나마 뻗치고 싶다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동기, 거기에 접점이 있다.


그래서인지 처음부터 아주 낯설지만은 않았나 보다. 살아오며 한 번도 마주칠 일이 없던 사람들, 살아온 배경, 경험, 문화 모두 다르지만 지금 같은 공간에서 같은 비전을 가지고 있음이 신기하면서도 당연하게, 당연하면서도 감사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건 비단 회사에서만이 아닐 것이라는 인사이트풀한 깨달음이다. 앞으로 더 많은, 다양한, 닮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적극적으로 그 사람의 세계를 열고, 내 세계를 보여주고 확장하며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코로나는 역시 도와주질 않지만…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고 더 노력해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저와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고 싶으신 분이 어디엔가 계시다면 언제나 두 팔 벌려 환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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