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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딧 Dec 29. 2020

30일 동안 매일 글을 쓰고 나서

30일 동안 매일 글을 하나씩 썼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일단 매우 뿌듯하다.


1. 이전에는 뭔가를 쓰고 싶지만 계속 미루는 상태였다. 그래서 글을 쓰고 싶은 소재가 너무 많았다. 그저 시간과 동기 부여 등등 핑계를 대며 쓰지 않을 뿐. 그런데 매일 하나씩 쓰려니 글 쓸 소재가 부족하다는 걸 여실히 깨달았다. 일상에 대한 글을 쓰는데 새로운 소재를 계속 얻으려면, 더 많은 경험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딜 가보거나 누굴 만나거나 영화나 책을 읽으며 새로운 자극을 계속 찾아야 한다. 그래서 평소보다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해보려 나섰던 것 같다. 글쓰기 모임에서 다른 분들의 글을 읽는 것도 효과적인 자극제가 되었다. 더 부지런해져야 한다.


 2. 계속 글쓰기 생각을 한다. 오랜만에 뭔가에 이렇게 즐겁게 몰두할 수 있어 좋았다. 내 기대만큼 결과물이 나오는 것 같지 않아 스트레스도 받았지만, 그래도 나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생각하고 써보았다.


3. 글 쓰는 목적에도 변화가 생겼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곳에 내 글을 공개한다는 것에는 내겐 큰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괜찮은 주제인지 혼자 검열하고, 글도 쓰다 말고 반복하곤 했는데. 매일 쓰기에는 그런 고민을 할 시간도 없었고,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썼다. 그래서 더 좋았다. 그리고 더 솔직하게 내 일상에서 있었던 일들을 풀어내니 나 스스로 만들어낸 부담도 덜어낼 수 있었다.


4. 하지만 시간이 더 필요한 글도 있다. 특히 내 일에 관해 쓰고 싶었던 글들은 사전 조사와 숙성이 필요하다. 그냥 몇 시간 만에 쓰기에는 한계가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일, 했던 일에 대한 글도 쭉 쓰고 싶지만, 우선 큰 틀을 잡으려고 고민하고 있다. 글쓰기 모임을 운영하시는 피터님의 조언을 발판 삼아 내가 하고 싶은 얘기가 뭘까 생각 중이다.


5. 일상에서의 부정적인 경험에 대해 쓰더라도 마무리는 긍정적으로 하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한 발짝 더 생각할 수 있었다. 뭐라도 배운 점을 하나라도 찾고 아니면 내 마음이라도 단단하게 먹자고 다짐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하다 보니 항상 생각만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하는 내게 좋은 끝맺음을 주었다.


 무엇보다 나의 내적 갈등을 이겨내고 어디에든 나를 표현하니 말 그대로 좋았다. 나에게 필요했던 시간이었다. 덕분에 2020년이 꽤나 괜찮게 끝났다. 2021년에도 이 스퍼트를 이어갈 것이다. 그리고 더 내 마음에 충실한 글, 공감 가는 글, 읽고 싶은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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