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의 음악연재[音樂連載]. 매달 한 장의 싱글앨범을 발매한다.
의외로 곡을 쓰는 일은 어렵지 않다. 어떤 주제가 떠오르고 나면 콘셉트와 코드의 진행, 가사와 멜로디가 한 번에 떠오른다. 그리고 나면 곡의 스케치가 완성이 된다. 이 일이 나에게 크게 어렵지 않은 이유는 학창 시절부터 친구가 준 기타로 일상처럼 노래를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만든 노래를 가장 먼저 듣는 한 사람. 친구가 없는 나에게 유일하게 하나 있는 친구다.
나는 운동을 좋아하고 이 친구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중학교 입학 후 첫날. 이 친구와 나는 정 반대의 성향으로 친해지기 힘든 사이였지만 우리는 이름이 같았다.
선생님이 다정한 목소리로 성을 빼고 이름만 부르시면, 우리는 동시에 대답했다. 그렇게 나와 이름이 같은 절친이 생겼다.
비슷한 가정환경에서 자라 서로를 이해하기 쉬웠다. 고등학교도 같이 진학해 중, 고등학교를 항상 같이 다녔다. 이름이 같은데 매일 붙어 다니는 게 신기했는지 같은 학교 친구들은 우리 이름에 복수형인 '들'만 붙여 우리를 하나로 불렀다.
이 친구는 지금까지 내가 만들어 녹음한 데모를 가장 먼저 듣고 평가를 해준다. 나는 이 녀석의 귀를 전적으로 신뢰하기 때문에 이 친구의 말을 꽤나 잘 듣는 편이다.
이 친구는 예술적인 감각도 뛰어나 그림, 영상제작의 재능을 보여 서울예술대학교 디지털 아트과에 쉽게 포트폴리오 제출만으로 합격해 들어갔지만 내 상황과 똑같이 한 학기만 하고 자퇴해야 했다.
군대 전역 후 한 번도 해외를 나가 본 적이 없는 우리 둘은 처음으로 여권을 만들어 호주로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떠났다. 그곳에서도 함께 지내며 일을 하고 돈을 벌었다.
22년동안 한번의 다툼없이 사이좋게 지내는 친구가 있음에 항상 감사한다.
앨범을 제작하는 여러 과정 중 노래를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작업은 앨범의 커버를 만드는 일이다.
정사각형 단 한 장의 이미지로 앨범을 시각 적으로 표현 해야 하는 중요하고 또 어려운 작업이다.
아무런 조건 없이 그 작업을 기꺼이 해준다. 음악을 듣고 내가 원하는 이미지의 그림을 그려주는데
하노의 음악연재[音樂連載] 또 하나의 든든한 러닝메이트이다.
처음에는 모든 작업을 나 혼자 하려 했다.
일을 하고 아이를 돌보며 30일이라는 기간 안에 모든 작업을 전부 혼자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나와 함께 즐겁게 달려 줄 러닝메이트를 찾기 시작했다.
작사, 작곡, 편곡은 충분히 내가 해 낼수 있는 분야였다. 하지만 믹싱, 마스터링의 후반 작업은 전문가의 힘이 필요했다. 고맙게도 나의 결혼식에서 축가를 불러주었던 친구들이 파주에 레코딩 스튜디오를 차려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 친구들을 찾아가 녹음과 후반 작업을 부탁했다.
누구보다 나의 음악을 잘 이해하고 멋지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더없이 든든한 러닝메이트였다.
이렇게 나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마라톤에는 좋은 러닝메이트들이 많다.
우리는 이제 같이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