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연재[音樂連載]

by 하노

음악연재[音樂連載]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있는 동안 엄마, 아빠는 무얼 하는지 궁금했던 모양이다. 어느 날 아이가 나에게 어떤 일을 하냐고 물었다. 그 물음은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어떤 일을 한다고 나 스스로 설명을 못한 것이다.

나는 늘 그랬다. 내 꿈은 음악을 하는 사람이다. 마음속에 늘 품고 있으면서 입 밖으로는 뱉지 못했다.

하루를 노래하자 해놓고 정작 그러지 못했다. 그냥 늘 직장인, 자영업자로 나를 소개했다. 사실이다. 나는 음악을 하고 싶어 하면서 아이가 태어난 이후 모든 음악활동을 멈췄다. 누군가 무얼 하십니까? 의 질문이 날아오면 나 스스로가 떳떳하지 못해 음악 하는 사람입니다 라는 대답을 뱉지 못했다.


그래서 그날 나는 음악을 하는 사람은 뭘까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해 보았다.

음악으로 돈을 벌면 음악을 하는 사람인 것인가? 내 이름으로 앨범을 내면 음악을 하는 사람인가?

그렇다면 저작권료 수익이 매달 통장에 들어오긴 하나 한 끼 식사 수준의 금액이고, 내 이름의 앨범은 간간이 냈었기에 나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긴 했다. 그렇지만 나 스스로가 떳떳하지 못했던 것이다.

돈을 많이 벌지 못해도 정말 좋아하니까 달려들 용기도, 깨끗하게 포기하고 미련 없이 뒤돌아설 용기도 없던 것이다. 하루를 노래하며 살아가라고 아이 이름을 하루라 지어놓고 내가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나에게 떳떳한 음악인이 되어보자. 이것이 음악연재를 시작하게 된 첫 번째 이유이다.

존경하는 음악인 중 윤종신이 있다. 내가 그분을 존경하는 이유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지키기 위해

매달 한 장의 싱글 앨범을 발매하는 '월간 윤종신' 프로젝트를 만들고, 무려 14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윤을 추구하지 않고 오로지 본인의 음악적 정체성을 찾고 지키기 위해 꾸준히 자기 자신을 창작으로 밀어 넣는다.


월간 윤종신을 보며 나도 내 정체성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하노의 음악연재[音樂連載]'라는 프로젝트를 생각해 냈다. 그리고 앞으로 매달 한 장의 싱글앨범을 제작하여 발매하겠다고 정했다.

나는 정식으로 음악을 배워본 적이 없기에, 늦은 나이에 오선노트를 사 피아노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1 시간 반 거리의 서울 문래동까지 찾아가 일주일에 한 번 태경이 삼촌을 만나 피아노를 배웠다.

태경이 삼촌은 '얘들아 안녕 태경이 삼촌이야'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페퍼톤스의 객원멤버로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이다. 삼촌은 거침없는 독설로 나의 약해빠진 멘탈을 부숴주었다. 피아노만 가르쳐 주는 게 아니라 음악인으로서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을 알려주었다.

양태경이라는 러닝메이트를 만나 길이 정해져 있지 않은 험한 길의 마라톤을 시작하였다.

이 여정에서 앞으로 좋은 러닝메이트들을 많이 만나고싶다.


안녕, 나의 뷰티풀 라이프.


이전 06화표준 세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