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야경 4.

봄눈 오는 날

by 반디

오늘 비가 올 거란 소식을 어디서 들었던가?

봄비라 생각했다. 겨우내 습관처럼 두르고 다녔던 체크무늬 목도리를 접어 서랍 깊숙이 넣어 두었다. 대신 체크무늬 스카프를 둘렀다. 검은색 패딩 대신 검은색 모직 코트를 걸쳤고, 두툼한 스포츠양말 대신 박막 같은 얇은 양말을 신었다.

점심시간이 웬만큼 지나 눈이 시릴 때쯤, 눈이 내렸다. 봄눈이었다.

벚꽃처럼 흩날리던 봄눈이 어느새 가지마다 하얗게 꽃 피우고 있었다. 정면을 응시해야 하는 시선이 자꾸 고개를 꺾고 창밖에 머물렀다. 비현실적인 현실 같았다. 주변에서 웅성거렸다. 집에는 어떻게 가느냐고.

비를 한껏 머금고 내린 눈은 떠나보내지 못한 미련처럼 질척거렸다. 땅은 금세 살얼음판이 되어 '뽀드득'이 아닌 '뽀지직' 앓는 소리를 냈다. 운동화 밑창이 움푹 들어갔다. 캐릭터 우산을 쓰고 까치발로 까치처럼 폴짝거리며 퇴근했다.

나릴 때는 분명 순백이었는데, 닿지 말아야 할 것에 닿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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