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고개 여덟.

by 반디

나는 존재하나 실존하지 않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고 소멸한다

멈춰 있기도, 끊임없이 움직이기도 하나

또 다른 자아와 같아서

스스로는 절대 움직일 수 없다


나이를 먹지 않아

누구도 나의 나이를 짐작할 수 없으며

세상 만물처럼 나의 모습도 다양하나

서로 만나 낯선 조합을 이루기도 하며

쉬이 분리되어 온전한 모습이 되기도 한다


늘 하나의 색을 띠는 듯 하지만

더욱 짙게, 더욱 옅게 시시각각 변하며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아

누구도 소유할 수 없으며

존재 자체로 아름다움을 드러내기도 한다


빛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존재하며

빛의 양면과도 같아 서로 떨어질 수 없으니

그 찬란함 뒤에 서린,

어두움으로 침묵하며

삶의 고단함을 따라다니는

나는 '그림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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