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사무실 책상 위에 누군가 포춘 쿠키 하나를 올려두고 갔다.
어느 마음씨 좋은 직장 내 산타가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 선물을 미리 올려놓고 간 것인지, 손안에 잡히는 앙증맞은 선물에 괜스레 기분이 들뜬다. 책상 한편에 두었다가 당이 당길 때쯤 커피 대신 포춘 쿠키의 포장을 벗겼다. 양모서리가 가운데로 접힌 것이 만두 모양을 닮은 과자였다.
평소 어른들이 운세나 점을 보러 가시는 것도 썩 내켜하지 않는지라 나에 대한 운세를 점치거나 하는 일은 더욱 관심밖의 일이었다. 별생각 없이 쿠키를 한 입 베어 물었다. 얇은 밀가루 피가 달달하면서 바삭한 것이 전병 같은 식감이었다. 깨어문 모퉁이 안쪽으로 돌돌 말려진, 손가락 한 마디 정도 크기의 쪼그만 종이가 보였다. 앞에서 호기심에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선배가 "자기는 뭐 나왔어?"라며 물으셨다.
양면으로 글자가 적혀 있었는데, 앞면의 문구에 대한 내용이 뒷면에 상세히 설명되어 있었다. 대략은 '초심을 잃지 않고 네가 목표하는 바를 계속한다면 원하는 바를 이룰 것이니... ' 이런 내용이었다. 예전 같으면 그저 재미로 웃어넘기고 말았을 텐데 이번에는 계시를 받들듯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왠지 설레었다.
올해 8월 중순부터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나름 당찬 포부를 가졌었다. 한 주에 두세 편의 글을 쓰리라 마음먹었던 목표도 그런대로 지켜 나가고 있다. 아직 구독 작가님들 수는 미미하지만 새 글을 올릴 때마다 빠지지 않고 읽어주시는 작가님들이 그저 고맙기만 하다. 이제는 바로 옆 동네에 이웃하고 계신 것 같이 친근하다.
반면 자꾸 숫자에 연연하여 꺾이려는 의지를 다독이는 게 쉽지 않은 것 같다. 글을 쓸수록 오히려 줄어드는 구독자수를 보며 요 몇 주간 글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기도 했었다. 이런 상태로 계속 글을 쓸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아 자꾸 머뭇거려졌다. 이웃한 작가님들의 출중한 글들 앞에 한없이 작게만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어느 순간부터 생각과 글이 자꾸 뚝뚝 끊어지기 시작하면서 마무리조차 못하고 컴퓨터 창을 닫는 날들이 많아졌다.
그러던 차에 내 손에 쥐어진 포춘 쿠키 하나가 불씨를 살렸다. 산타가 어느 귀인이지 모르나 시의 적절하게 나에게 가장 필요한 선물을 주고 갔으니 이 또한 감사할 뿐이다.
'그래, 초심이지... ' 하마터면 제일 중요한 걸 놓칠 뻔했다. 이번에는 포춘 쿠키의 행운을 믿어보려고 한다. 내년부터 좀 더 본격적으로 각종 공모전에도 응모해 봐야겠다는 의욕도 일었다. 물론 실패는 씁쓸하겠지만 그런 도전 자체가 나를 또 생기 있게 만들 것을 알기에 부족하지만 계속 도전해 보려고 한다. 세상을 바꾸는 일만 번의 기적에 오늘부터 다시 시동을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