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승리는 글쓰기로 하는 거라 배웠습니다.
학생들은 적응완료, 담임은 아직도 적응 중
쉬는 시간에 교실 가는 횟수가 늘었다. 수업과 수업 사이의 쉬는 시간에 끊임없이 문제가 생겼고, 교실이 시끄럽다는 아이들의 토로 때문이다.
교실에 들어서면 아이들은 "선생님~~"을 부르면서 여기저기서 모여든다. 내 귀는 고작 두 개인데, 나에게 말하는 아이들의 입은 내 귀보다 몇 배나 많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느라 말들이 섞여서 한 명의 이야기를 도 제대로 알아듣기 힘들다.
여기까지 들으면 초등학교 교실이 떠오르겠지만, 나는 중학교 교사다. 심지어 남자중학교다.
평일을 고단하게 보내고 주말을 맞이했는데, 우리 반 아이들의 예쁜 모습과 고마운 말들이 계속 떠오른다.
교실에 무언가를 고정하려고 혼자 애쓰고 있으면 자신의 테이프를 들고 와서 바로 도와준다. 그러는 와중에 나에게 춤을 보여준다면서 열심히 춤추는 학생도 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누군가 "선생님~ 쟤네 싸워요!" 해서 쳐다보면 둘이서 두 손 맞잡고 "쎄~쎄~ 쎄~~~"하며 마냥 즐거워한다.
금요일 오후까지도 스펙터클하게 보내고, 아이들과 청소를 같이 하는데 한 학생이 말한다.
"선생님, 저는 6반이라 좋아요!"
학생들은 이미 적응완료한 4월 중순에 담임은 아직 적응진행 중이지만, 글쓰기로 정신승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