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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쓸채은 Sep 22. 2023

3퍼센트만이 살아남는다


2학기 국어 수업은 비문학이다.

비문학 수업은 교사도 학생도 곤혹스럽다.


특히나 수능 혹은 학평 기출 지문으로 수업을 하면

수업을 듣고 있는 아이들의 눈빛을 이해하기가 난해하다.


'이해하고 있는 건가? 못 알아들은 건가?'

긴가민가 하다.


기출 지문 중에서도 아이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영역은 경제 분야다.

글 속에 삽입되어 있는 그래프부터 글을 읽고자 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닫게 하는 그런 지문이다.


하지만 어렵다고, 아이들이 싫어한다고 피하기만 할 순 없어 아이들을 어르고 달래며 풀어보라고 한다.


한 반, 두 반, 세 반, 네 반...

아이들이 읽기조차 싫어하는 이 경제 지문을 풀리면서 재밌는 점을 발견했다.


우리 학교는 중위권 아이들이 대부분이고

게 중에 소수의 상위권 몇 명이 있는 그런 학교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성실한 학습 태도를 지녔고 공부를 잘하고 싶은 욕구가 큰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문이 어렵다 보니 문제를 풀어 보기도 전에 지문을 읽다 포기하는 아이들이 허다하다.

수면 가루를 누가 뿌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하나 둘 픽픽 쓰러진다.

 

그 와중에도 정답률이야 어찌 됐든 간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풀어내는 아이들이 있다.

그 아이들의 수가 평균 한 반 정원의 3퍼센트다.


내가 재미있게 읽은 책, <돈의 시나리오>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인간의 역사가 시작된 이후로

부자는 언제나 3퍼센트의 사람들이었다.

투자의 세계에서도 언제나 돈을 버는 사람은

상위 3퍼센트의 사람들이었다.

결국 97퍼센트의 사람이 본성에 순응하여 돈을 잃을 때

3퍼센트의 사람들은 본성을 거슬러 돈을 버는 것이다.


- 김종봉, 제갈현열 저, <돈의 시나리오>



그저 부의 세계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사람이 어렵고 하기 싫은 일을 마주했을 때에도 해당하는 이야긴가 보다.


이 놀라운 현상을 발견하고

그다음 반에 들어가서는 아이들에게 풀리기 전에 이렇게 말했다.


"쌤이 앞반에서 해보니,

3퍼센트 아이들만 살아남아.

3퍼센트 안에 들면 뭘 해도 성공할 수 있어!"


점점 살아남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성공을 쟁취하기 위해 끝까지 읽어내려애쓰고 있다. 기특하다.


학교 아이들도,

우리 집 아이도,

그리고 나도

3퍼센트에 드는 삶을 살기 위해

오늘도 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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