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쓸채은 Oct 05. 2023

아이들에게 경제교육이 필요한 이유


아이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제일 안타까운 경우가 두 가지다. 하나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경우, 또 하나는 경제적 상황 때문에 제 꿈을 펼치지 못하는 경우이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경우는 13년째 고등학생들을 보면서 쌓은 내 노하우로 이런저런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있다. 내가 제시해 준 해결책을 가지고 아이가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변화하고자 마음을 먹고, 얼마만큼의 시간을 쏟아붓느냐가 성과를 좌우하니 그래도 교사로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경제적 상황 때문에 제 꿈을 펼치지 못하는 것은 내가 어찌해 줄 도리가 없다. 여러 기관과 재단들의 장학금을 연결해 주기도 하지만 그 손길이 닿는 데도 한계가 있다.




특히나 올해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많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 예체능을 전공한다는 것은 성공 확률이 낮은 불확실한 부분에 보다 높은 비용을 들여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입시를 위한 실기 사교육이 필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성공 확률이 낮은 예체능 부분에서 부모님이 쏟은 투자만큼 자신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를 걱정한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지만 자신을 위해 거금을 들이는 부모의 형편을 알기에 아이들은 일찌감치 꿈을 접고 방황한다.




꼭 예체능이 아니더라도 작가가 되고 싶고,

CEO가 되고 싶고, 연구원이 되고 싶은 그런 대부분의 아이들이 경제적 형편을 이유로 결국에는 취업이 잘 되는 안정적인 학과와 직업으로 진로를 튼다.




그런 아이들을 그저 안타깝게만 바라봤었다. 넉넉하게 태어나지 못해 시작점부터 한계가 생긴다고만 생각했다. 불평등을 유발하는 사회에 대한 원망을 표하기도 했다. 그런데 내가 엄마가 되고 돈 공부를 하면서 조금 다른 시각을 갖게 되었다.




이 아이들이 '돈 공부'를 하게 된다면 자기 꿈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 



아이들이 그저 안정적이고 취업이 잘 되는 의사, 공무원, 간호사, 물리치료사만 꿈꾸는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꿈꿨던 화가, 과학자, 작가, 사업가 이런 거 다 할 수 있지 않을까.




돈 공부를 해보니 세상에 돈 버는 방법이 다양하다. 요즘 유행하는 '탕후루'로도

부를 이룰 수 있는 것이 자본주의 세상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어른들이 돈에 대해 모르듯이 아이들도 돈을 버는 방법이 대기업, 공기업에 취업해서 높은 월급을 받는 것만이라고 생각한다.


돈을 버는 루트가 다양하다는 것을 깨달으면 꿈과 진로에 대해서 좀 더 유연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




'채용 대전환, 학벌 없는 시대가 온다'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에서 메가스터디 손주은 회장님이 취직보다 창직이 중요한 시대임을 강조한다. 이 말에 매우 공감이 된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장률이 연간 2%대에 그치는 상황에서 고성장 시대처럼 대규모의 인력 채용은 불가능하다. 취업이 쉽지 않으니 내가 내 일자리를 만드는 수밖에.




요즘 어린 자녀들을 둔 부모들은 아이들의 주식 계좌를 미리 만들어 두고 아이와 투자를 해 나가기도 한다. 부모는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받는 용돈, 아동수당 등으로 인덱스펀드나 ETF 등에 꾸준히 투자하면서 아이의 종잣돈을 만들어 주고 아이는 돈 공부를 하면서 올바른 경제 개념가지고 성장한다면 아이가 진로를 선택해야 할 때, 직업을 선택해야 할 때 돈에 대한 걱정을 조금이나마 접어두고 진정한 꿈을 좇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지 않을까.



아이들이 제 꿈을 좀 더 자유롭게 펼치기 위해서라도 우리 아이들에게 경제 교육이 병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가의 이전글 고등학교 준비는 거북이처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