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성적이 돈이랑 닮았다고?
고등학교에서 입시 지도를 하면 아이들 성적이 돈이랑 닮았다는 생각을 종종 해요. 고등학교 3년 혹은 그 전부터 열심히 모은 성적으로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자신을 더욱 돋보이게 해줄 수 있는 대학과 학과를 성적이라는 비용을 치르고 구입하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
최상위권 아이들 중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머리가 좋아 성적이 좋은 아이, 어릴 때부터 좋은 교육과 환경으로 성적이 좋은 아이들은 본투 부자와 비슷하고요. 고등학교 진학 후 피나는 노력으로 성적이 급상승한 아이들은 자수성가 부자와 비슷하고요.
아이들 성적을 돈이랑 비교하자면 아이들이 하는 공부는 투자에 가까운데요. 성공한 투자자들은 투자를 잘 하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갖추어야 할 것이 마인드 세팅이라고 하더라고요. "마인드 세팅이 투자의 전부다." 뭐 그런 말을 하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 공부에 있어서도 마인드 세팅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마음가짐이 공부의 전부다!
그래서 살펴봤죠. "고등학교 최상위권 아이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공부를 하나?"
그 마음가짐을 우리 집 아이에게 어릴 때부터 세뇌시키면, 일단 반은 성공한 거 아닌가 하고요.
고등학교 최상위권 아이들을 보며 저희 집 아이에게 심워줘야겠다고 생각한 마음가짐은?
1. 많이 하면 잘한다.
2.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우주가 나를 돕는다.
많이 하면 잘한다.
이건 진리라는 걸 우리 엄마들도 잘 알아요.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많이 하면 무조건 잘하게 되어 있다는 것을 말이죠. 우리가 했던 요리를 한 번 떠올려 볼까요? 아이가 먹자마자 뱉어냈던 첫 이유식. 남편이 눈으로 욕했던 첫 김치찌개 등등. 그래도 5년, 6년 하다보니 지금은 아이도 남편도 간혹 엄지척 하지 않나요?
아주아주 고전적인 에디슨의 명언이 있죠.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고등학교 아이들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말의 위력을 다시금 깨달아요. 내신과 수능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데다 내신 경쟁이 치열해진 고등학교. 갈수록 공부의 범위 및 양이 늘어나고 난도가 높아지면서 타고난 머리만으로는 최상위권이 어려워요.
현재 근무하는 비학군지, 정말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모인 이곳에서도 최상위권 경쟁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치열해져요. 입학 당시 1등을 했고, 학평을 치면 늘 1등을 하던 아이도 노력을 게을리 하기 시작하면 치고 올라오는 누군가에게 결국 지더라고요.
아이들은 처음이 힘들어요. 그럴 때 많이 하면 잘 한다고 말해주세요. 여러 번 해서 조금씩 더 잘하게 되었을 때는 격하게 칭찬해 주세요. 많이 해서 잘한 거라고 꼭 인지시켜 주자구요.
나중에 자기보다 더 잘하는 아이를 만나면 "쟤가 나보다 많이 해서 그런 거야. 지금부터 내가 더 많이 하면 돼!"라고 마음 먹을 수 있도록 말이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온 우주가 너를 도와.
앞서 말했듯이 고등학교 내신 공부, 대학 입시 공부가 갈수록 힘들어져요. 더불어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와 압박도 어마어마해졌죠. 그 때문에 우울증을 앓는 친구들도 많이 늘고 있어요.
그런데 이 와중에도 공부를 제일 많이 하는 찐 최상위권 아이들은 긍정적이에요. 지난 해 저희 반 부반장 아이가 국영수는 물론이고 체육까지 못하는 게 없었어요. 의대를 가겠거니 했는데 문과를 선택했더라고요. 문과에서 막상 대학을 가려니 좀 애매했어요. 아쉬운 마음에 상담할 때 제가 종종 그냥 이과로 시험치는 게 어떻겠냐고. 바꾼 거 후회 안하냐고 물었었어요.
그때 그 아이가 그러더라고요.
"선생님, 제가 결정했으니 제가 책임져야죠. 돌아가기에는 좀 늦었고 여기서부터 다시 잘 해봐야죠."
와우! 그 뒤로 부반장 아이에게 과거를 묻지 않았어요. 생활기록부 행발에도 마음가짐이 저보다 나은 아이라고 썼어요. 그 아이는 당연, 3학년 입시를 무사히 마치고 원하는 상위권 대학에 무사히 진학했답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을 도합 10년이 넘는 시간을 공부하다 보면 분명 장애물에 막히는 상황,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순간이 한 번쯤은, 어쩌면 수도 없이 올 수 있어요. 그때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야 다시 회복할 수 있답니다. 그러니 미리미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온 우주가 나를 돕는다고 믿게 해주는 건 너무너무 중요해요.
아이가 두 손 모아 기다리는 택배가 오늘 도착하지 않을까봐 전전긍긍 한다면, 엄마가 미리 배송 시간을 확인하시고 아이에게 말해주세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오늘 도착할 거라고. 그리고 오늘 배송이 딱 왔을 때 아이에게 말해주세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니까 우주가 너를 돕지?" 하고요.
마음가짐은 단순한 다짐이 아니에요.
우리 아이들이 공부를 해가는 가운데 단단하게 지지해주는 뿌리, 중심이에요.
그 뿌리와 중심이 우리 엄마들 보다 더 단단해질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믿게 해주어요.
많이 하면 잘한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온 우주가 너를 돕는다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