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는 태도를 남긴다

by 놀채은

나는 상투잡은 교사


2000년대 초반, 대한민국 입시판의 우량주는 단연 '교대'와 '사범대'였다. 외환위기 이후 안정성이 최고 미덕이던 시절, 교사의 인기가 배치표상 의대나 법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던 시절도 있었다. 나는 그때 의기양양하게 교사가 되었다. 하지만 당시 나는, '상투'를 잡았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으로 교사 월급은 상대적으로 박봉이 되었고, 교권은 추락했으며, 학령인구는 절벽을 만났다. 그때의 영광은 빛바랜 지 오래다.



지금의 '대장주' 의대, 20년 뒤에도 유효할까?


반면 지금 입시판의 대장주는 단연 '의대'다. 초등 의대 반이 생길 정도로 온 나라가 의대 광풍이다. 하지만 얼마전 머스크가 말했다. 의대 가지 말라고. 나는 씁쓸한 기시감을 느낀다. 지금 정점에 서 있는 의대라는 선택지가, 20년 뒤에도 여전히 유효할까? 의대는 20년 전부터 장기 우량주의 자리를 오랫동안 지켜왔다. 하지만 시대는 언제나 변하기 마련이다.


뒤늦게 자본주의를 공부하는, 돈에 관심 많은 엄마이자 교사인 나는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고민한다. 직업의 유행은 주가보다 더 변덕스럽다.



변함없는 태도, 당장의 호재보다 탄탄한 '펀더멘털'


나는 아이를 어떤 위기에도 버텨내는 '우량주'로 키우기로 마음먹었다. 우량주란 무엇인가. 당장의 호재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탄탄한 펀더멘털을 가진 기업이다.


10년 뒤 유망 직업을 맞추는 건 신의 영역이다. 하지만 10년 뒤에도 여전히 귀하게 쓰일 능력은 예측 가능하다. 문제를 해결하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서고,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 등등.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 능력들을 이어가겠다는 '변함없는 태도'다. 이것이야말로 20년 뒤에도 내 아이를 지켜줄 안전마진이다.



20년 뒤에도 견디는 아이의 '안전마진'


주식 시장에서 급등주를 쫓아다니는 개미들은 늘 계좌가 파랗게 질린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남들이 다 가는 길, 지금 가장 핫한 학과를 쫓다가는 막상 아이가 사회에 나올 때쯤 '물린 세대'가 될지도 모른다. 나는 내 아이가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제 몫을 단단히 해내는 우량주가 되기를 바란다. 성적표라는 당장의 차트에 울고 웃기보다, 아이라는 기업의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싶다.


결국 부모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은 아파트 한 채나 인기 학과 졸업장이 아니다. 어떤 시대가 오더라도 스스로 길을 낼 수 있는 단단한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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