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백수의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하여
(표지 이미지 출처 : https://page.onstove.com/lostark/kr/view/319185)
강사라는 직업, 어떻게 생각하나요?
강단 위에 서서 온전히 나를 바라보는 수십, 수백 개의 눈길들을 응시하며 자신의 생각과 말, 그리고 콘텐츠를 활용하여 한 편의 멋진 작품을 만들어 가는 언어와 몸짓의 아티스트, 그게 바로 강사의 모습이 아닐까 싶어요. 한마디로 매력 있죠!
하지만 이는 강단 위에 있을 때만 유효합니다. 강단 위를 벗어나면 단지 일반인인 거죠. 그리고 강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일체 강의가 없다면? 그냥 백수인 겁니다. 얼마 전 개그콘서트 인기 코너 중 하나인 <데프콘 어때요>에서 두 사람의 대화가 기억나네요. 소개팅남(신윤승)이 소개팅녀(조수연)에게 직업이 뭐냐고 묻자, 클럽 DJ라고 답합니다. 그러면 지금 어디서 디제잉을 하고 있냐고 하자, 아직 한 번도 해 본 적은 없다고 하네요. 그러자 소개팅남 왈, 그건 그냥 백수라고 하는 겁니다,라고 말하죠.
코로나 이후 본격적인 강의를 시작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평균 100회가 넘는 강의를 진행해 왔습니다. 덕분에 수입도 괜찮았죠. 하지만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강의 특성상 누군가가 불러주지 않는다면, 그래서 강의가 없다면 백수나 다를 바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강사들 사이에서는 우스개 소리로 매년 ‘맨 땅에 헤딩’ 해야 하는 것이 바로 강사의 운명이라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올해 거의 반백수처럼 생활하고 있습니다. 강의가 엄청 많이 줄었네요. 2020년 코로나로 상반기 강의가 모두 취소되었을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로 강의가 뜸한 편입니다.
왜 그럴까, 이유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크게 3가지로 좁혀지네요.
첫째는 제 강의 주제에 대한 문제라 할 수 있어요.
경제, 재무, 금융, 재테크 관련 내용들이 강의 주제로써 더 이상 큰 매력을 얻지 못하게 된 것 아닐까.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여전히 돈, 자본주의, 경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 있는 듯 보이고 있기 때문이죠. 언론, 방송, 뉴스, 유튜브에서도 상당히 많이 다뤄지고 있고요.
두 번째는 강의 시장에 대한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현 정부는 세수 감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죠. 그러다 보니 전반적인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는데, 그중에서 기초 분야 즉 당장 시급하지 않은 주제라 할 수 있는 과학과 교육 분야의 예산을 낮춤으로써 이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의 수입이 줄어들었을 가능성입니다. 예산이 부족하니 사업을 축소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강의 또한 많이 사라지게 된 거죠.
이는 ‘카더라 통신’만은 아닌 듯싶어요. 통계에 의하면 2023년 교육부 예산은 101.9조 원이었는데, 2024년은 95.6조로 약 6.3조 원이 줄었다고 합니다. 물론 전체 예산이 감소되었다 하더라도 직접적으로 강의에 투입되는 예산이 얼마나 줄었는지는 세부 사항을 살펴봐야 하겠지만 어쨌든 예산이 감소된 것만은 사실이라 할 수 있어요. 또한 매년 연례행사처럼 상당히 오랜 시간 이어져 오던 전국적인 교육 사업들이 올해 들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는 소식을 보면 예산삭감이 틀린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제 문제라 생각됩니다.
‘차칸양’이라 하는 브랜드 혹은 콘텐츠가 강의 시장에서 인기가 시들해 짐으로써 더 이상 강의를 요청하지 않게 된 것 아닐까... 매우 슬픈 상상이지만 말입니다. 이는 진실 혹은 허구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신빙성은 있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만약 제가 경제, 재무 분야 원탑이고, 또 가장 인기 있고 유명한 강사로서 방송을 비롯하여 대학, 학교, 기업 등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여전히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겁니다. 하지만 그런 1순위의 강사가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 후순위로 밀려날 수 있다고 봐야겠죠.
종합적으로 판단해 볼 때 두 번째와 세 번째 이유가 혼재되어 있는 듯싶어요. 강의 시장 축소와 개인 브랜드 혹은 콘텐츠의 문제, 이 두 가지가 지금의 반백수를 초래하지 않았나 조심스럽게 추론해 봅니다. 문제를 인식했다면 이제 해결 포인트를 찾아봐야죠.
강의 시장 축소는 예산 감소와 연결되어 있는 만큼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최소 몇 년간은 계속 이 상황이 이어지지 않을까 판단됩니다. 그리고 이는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고요. 강사들에게 유리한 시장이 되었으면 하길 바라지만, 이는 기약 없는 기대와 희망에 불과할 뿐 무언가의 변화를 위한 적극적인 행동은 어려워 보입니다. 그러니 기다릴 수밖에 없고,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는 잘 버텨야겠죠.
그리고 개인 브랜드나 콘텐츠 문제는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예정인데, 사실 제가 할 수 있는 선택이 이것 밖엔 없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지금처럼 환경이나 상황이 좋지 못할 때뿐 아니라 괜찮은 시기에도 계속적으로 개선하고 업그레이드해야만 하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강사라는 직업 자체가 끊임없이 스스로를 갈고닦아야 자신의 정체성과 브랜드를 계속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현재 생각하고 있는 건 크게 2가지입니다. 하나는 뚜렷하게 잘하는 건 별로 없지만 그중에서도 그나마 좀 낫다 할 수 있는 책 쓰기는 『100일 경제일기로 돈의 흐름 읽기(돈의 흐름을 읽는 습관 2)』(가제)를 기획 중입니다. <돈의 흐름을 읽는 습관>이란 경제일기 쓰기 프로그램을 4년째 운영하면서 익힌 노하우와 경제 흐름을 배우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들을 위주로 하여 경제공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을 써보고자 해요. 상당히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에코라 이후>, <에코독서방>과 같은 프로그램의 명맥이 끊어진 상황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고민 중입니다. <에코금융교실> 혹은 <에코투자클럽>과 같은 이름을 달고 소수의 인원이 일정 주기로 직접 만나 금융, 투자, 재테크 등 다양한 경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어요. 아마도 이런 이야기는 어디 가서 쉽게 하기 어려운데, 회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좋은 방향으로 각자의 자산관리나 투자 시스템을 세팅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 될 겁니다. 기수별 모임을 할지, 그냥 형식 없는 자유로운 모임을 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이 프로그램은 7월부터 시작하려 생각하고 있어요. 그 외에도 꾸준한 글쓰기는 계속할 것이고, 이와 별도로 소소하게 개인 마케팅을 생각하고 있는데 아직 뚜렷하게 정해지진 않았습니다. 뭐라도 해야죠. 지금 그리고 앞으로를 위해서라도 말이죠.
반백수 5개월입니다. 라이프 사이클로 보면 많이 가라앉아 있는 상태라 할 수 있는데, 뭐 이 또한 나쁘지는 않습니다. 충전의 시간이고 앞으로 더 전진하기 위한 일보 후퇴라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원데이, 투데이만 살 것도 아니고, 꽤 오랜 시간을 꾸준히 걸어야 하기에 이 시간을 조금 더 의미 있게 받아들이고자 합니다. 그리고 사실 조급해하고 걱정한다 할지라도 제게 도움 될만한 건더기는 거의 없으니까요.
시간적 여유가 있어 최근 꾸준히 책을 접하고 있어요. 『삼총사』로 유명한 프랑스의 소설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또 하나의 역작인 『몬테크리스토 백작』(총 5권)을 4권까지 읽었습니다. 지인의 추천으로 손에 들게 되었는데, 읽다 보니 너무 재밌네요. 다소 길긴 하지만 그럼에도 18세기 유럽의 분위기와 사람들의 생각, 귀족 계급 간의 서열 그리고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치밀한 복수극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아마도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삼총사』도 읽지 않을까 싶네요. 알렉상드르 뒤마의 이야기가 너무 재밌거든요. 마치 『개미』, 『나무』, 『꿀벌의 예언』 등을 쓴 프랑스의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을 읽는 듯합니다. 그만큼 몰입도가 대단해요. 강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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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밸런스 컨설턴트(Life Balance Consultant) 차칸양이 개인 재무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평소 자산관리나 재무설계 그리고 노후 대비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그 방법을 몰라 실행하지 못했던 분들, 투자를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거나 겁부터 나시는 분들 혹은 실패하신 분들,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함으로써 경제 플랜을 세워야 하는 새내기 직장인들, 퇴직을 앞두고 경제를 비롯한 삶에 대한 고민이 많으신 분들 등 경제와 관련된 조언과 해법을 드립니다. 또한 컨설팅을 진행하더라도 절대 펀드, 보험상품 등에 대한 가입 권유를 드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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