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예프스키는 왜 유작으로 이 책을 남겼을까
‘지금까지 쓰인 가장 위대한 소설’
극찬이다. 더 대단한 수사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이 말을 한 사람은 누굴까? 인류 의학 역사상, 특히나 정신 분석에 관한 한 대가의 자리에 위치한 바로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년~1939년)가 그 주인공이다.
프랑스의 위대한 소설가이자 평론가. 1947년 노벨문학상까지 거머쥔 프랑스를 대표하는 지성인 앙드레 지드(André Gide, 1869년~1951년) 또한 이 책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다.
‘렘브란트처럼 이야기를 그려 나가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초상화는 더할 나위 없이 강렬하며 또한 완벽하다. 그는 모든 소설가 가운데 가장 위대하다.’
미국 수필가이자 소설가로 활동한 커트 보네거트(Kurt Vonnegut, 1922년~2007년)는 심지어 위대함을 뛰어넘어 이런 말까지 했다.
‘인생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은 모두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안에 있다.’
그래 좋다. 이 책이 꽤나 유명하긴 한가 보다. 하지만 제목도 별 임팩(!)이 없어 보이고, 내용도 그다지 재미있을 것 같지 않다. 그러다 보니 딱히 손에 잡히지 않을 책이다. 게다가 3권(민음사 기준)이나 된다. 심지어 두껍기까지 하다. 3권을 합하면 총 1600페이지에 이르니까. 일반적 정서상 이런 책은 도전(?) 하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왜? 읽으면서도 분명 분량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테니까.
예전 직장인일 때 이 책을 펼쳐든 적이 있다. 지인의 추천 때문이었다. 본인이 읽은 책 중에 가장 대단한 책이었다는 극찬과 함께. 호기롭게 첫 장을 넘겼다. 그땐 젊어서 그랬나, 1권을 독파하고 2권 중반까지 읽었었다. 대단한 인내심의 발로였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인내심만으로 책을 읽을 순 없다. 독서도 어찌 보면 (정신적인) 중노동이라 할 수 있으니까. 물론 때로는 고통 속에 큰 희열을 얻을 수 있는 지적 노동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번의 두 번째 시도에는 3권을 모두 독파했고, 작품해설과 작가 연보까지 다 읽었다. 기간은 한 달이 좀 안 걸린 듯싶다. 솔직히 터놓자면 마지막 장에서는 눈물까지 흘렸다. 너무나 흥미롭고 즐거우며 감동적인 여행이었다. 여운까지 크게 남는. 이래서 고전이자 역작, 위대한 작품이구나 싶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다음으로 또 하나의 러시아 고전이자 대문호 톨스토이의 역작이라 불리는 『안나 카레니나』를 읽고 싶어졌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저자인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Fyodor Dostoyevsky, 1821년~1881년)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는 러시아의 대표 소설가 레프 톨스토이(Lev Tolstoy, 1828년~1910년)와 함께 러시아 문학을 양분하는 대문호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둘의 환경은 극과 극이라 할 수 있었는데, 톨스토이가 백작 가문 출신으로 부유한 환경에서 집필 작업을 했음에 비해, 도스토예프스키는 돈을 벌기 위해 소설을 써야만 했다. 가난의 그늘 아래서 생존 글쓰기를 할 수밖에 없었던 거다.
도스토예프스키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4개라 할 수 있다. 가난, 유형, 간질, 도박이 그것으로 가난의 경우 소지주의 아들로 태어나 공병학교를 졸업하여 소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었지만 문학에 발을 들이며 가난은 그의 삶에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이 되고 말았다.
두 번째는 8년에 걸친 유형 생활이다. 그는 젊은 시절 사회 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모임에 참여했다가 러시아 경찰에 잡히게 되고, 사상적으로 불온한 편지를 낭독했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사형을 구형받는다. 하지만 사형 집행 순간 극적으로 형이 취소되고, 대신 감옥에서 4년, 군인 신분으로 다시 4년을 복무하게 된다. 8년의 시간을 억압된 채 보낸 것이다. 이후 그의 관심사는 사회 운동이 아닌 심리, 철학 그리고 윤리와 종교의 차원으로 옮겨지게 된다. 생각에 변화가 생긴 것인데, 이는 오히려 그를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로 올라서게끔 해준다.
세 번째는 간질이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그는 평생 동안 주기적으로 간질 발작에 시달린다. 그의 작품 중 『백치』의 므이시킨 공작, 『악령』의 키릴로프 그리고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에 등장하는 스메르쟈코프의 간질 발작에 대한 표현이 구체적이다 못해 생생한 이유는 간질 환자로서의 경험이자 현실 때문이라 하겠다.
마지막으로 도박이다. 안타깝게도 그는 도박에 빠져 가정을 살피지 못했다. 수많은 글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난했던 이유가 바로 도박 때문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감옥생활, 간질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그는 도박까지도 글의 소재로 삼았고, 『노름꾼』이란 책을 쓰게 된 것도 이에 대한 경험을 살린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여기에 하나 더. 그는 일생을 통해 4남매를 얻는데, 안타깝게도 첫째 소피아(딸)와 막내 알렉세이(아들)를 잃는다. 특히나 알렉세이의 죽음은 그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그는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에서 3형제 중 인류애적 중심이 되는 막내의 이름을 알렉세이(알료샤)로 지음으로써 먼저 보낸 막내아들을 소설에서 되새기고 있다.
(하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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