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구덩이에서 탈출하려면 도움을 청하라
삶이란 녀석과 함께 이 세상을 걷다 보면 우연이든 필연이든 여러 가지 작고 큰 장애물들과 만나게 된다. 이 장애물들은 자신이 가야할 길을 떡하니 가로 막은 채 틈을 보여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우리는 몇 가지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위치에 놓이게 된다. 뒤로 물러서지 않은 채 맞서 싸우는 정면돌파가 그 첫번째 선택일 수 있다. 용기있는 시도지만 매우 쉽지 않은 선택이다. 정면돌파를 위해서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과 함께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시간에 대한 인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다소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하더라도 어떤 다른 길을 모색하여 우회하는 것이다.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만약 다른 길이 보이지 않거나, 어렵사리 찾았다 하더라도 그 길이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다를 경우 투입해야만 하는 힘은 첫 번째와 비교하여 적을지 몰라도, 운도 조금은 따라줘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결정은 쉬우나 결코 명쾌하지 않은 선택이다.
세 번째는 장애물 앞에서 그냥 체념한 채 주저 앉아 버리는 것이다. 혹은 아무 것도 안하며 그저 시간이 흘러가기만을 기다리는 것이다. 어떻게된 되겠지 하는 심정과 더불어 그냥 현실에서 회피해 버리고 싶은 마음 때문에 이러한 선택 아닌 선택을 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최악일 수 밖에 없다. 자신의 힘이 아닌 그저 환경과 다른 사람의 결정에 의해 맡겨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소심한 사람들은 이런 경우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까. 일반적으로 보면 두 번째나 세 번째 선택을 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사회적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장애물이란 여러 가지 다양한 관계들이 얽히고 설혀져 만들어진 복합적 고민 덩어리라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혼자 만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소심한 사람들이 이러한 장애물 앞에서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하고 돌아가거나 회피하려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혼자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 실제 장애물보다 더 큰 장애물로 떡하니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의 이야기를 같이 읽어보도록 하자.
어느 작은 마을에 하루는 큰 비가 내려 집 앞의 나무가 쓰러지게 되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에게 이 나무를 치워달라고 부탁하였다. 아들은 아직 어린 소년이라 이 나무를 스스로의 힘으로 치울 수 없었다. 그래서 집 안에 있는 여러 도구들을 활용하여 치우려고도 해 보았지만 도저히 불가항력이었다. 아버지는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가 어느 순간 아들에게 다가가 물어보았다.
“애야,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다 해 보았니?”
“예, 아빠.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보았는데도 이 나무는 전혀 꿈쩍도 하지 않아요.”
그러자 아버지는 아들에게 다시 되물었다.
“아빠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네가 아직도 하지 않은 일이 한 가지 있어. 그게 무엇인지 알겠니?”
“잘 모르겠어요. 전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고 생각해요.”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상한 목소리로 답하기를,
“너는 너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이 아빠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것을 빼먹었어.”
장애물이란 구덩이일 수 있다. 우리는 구덩이에서 살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구덩이에서 빠져 나와야만 한다. 여기에는 다른 길이란 없으며, 체념한 채 주저 앉아 있을 수도 없다.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한시바삐 구덩이에서 나와 다시 온전한 세상과 가슴을 맞닿아야만 한다. 어찌 할 것인가. 방법은 단 하나.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다.
소심한 그대로 가만히 있거나 자신 만의 은신처 속에 숨어 있는 사람에게, 사회적 관계는 자상한 손길을 내밀어 주지 않는다. 소심은 장애물이자 구덩이일 수 있다. 소심의 구덩이 속에 체념하고 주저 앉아 있으면 평생 그 안에서 머물게 될 수도 있다. 구덩이는 서서히 자신의 목을 죄어올 것이다. 어찌 하겠는가. 운명으로 받아들이겠는가? 달리 방법이 없다. 무조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해야만 한다. 모든 것 다 버리고 살려달라! 도와달라! 목이 터지게 외쳐야만 한다.
모든 것을 다 버린 채 도움을 요청하고 또 도움을 받는다고 하는 것은 무언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자상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절실하게 도움을 바라는 사람에게 손길을 내어줄 사람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들의 도움으로 일단 구덩이에서 빠져 나오라. 이러한 도움 청하기는 보여지는 결과 외에 의외로 자신에게도 많은 영향력을 미친다. 세상에 나 혼자 살아가는 것만이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을 불러 일으킨다. 그리고 자신 또한 그러한 상황에 있는 사람을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의 변화를 가지도록 만든다. 도움 받음이 도움 주기로 변화해 가는 것이다. 관계는 그렇게 선순환으로 연결된다.
자, 지금 당신은 구덩이 속에 주저 앉아 있다. 어떠한 방법으로도 탈출이 불가능한 구덩이 속에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당신이 갇혀 있다. 어떻게 하겠는가. 소심의 구덩이에서 아까운 인생의 시간들을 허비하며 쓸쓸이 고통받으며 스러질 것인가, 아니면 절실한 도움을 요청하여 구덩이를 극적으로 탈출하여 새로운 삶, 관계를 누릴 것인가. 선택은 바로 나,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 선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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