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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Jun 26. 2015

생물적 관점으로 바라본 인간의 욕망

균형 찾기 #10

오늘 글은 퀴즈로 시작해 볼까요? 자, 지금부터 3가지 힌트를 드릴테니 무엇에 대한 설명인지 맞춰보시기 바랍니다. 정답을 맞추시는 분들께는 선물... 은 없지만, ‘참 잘했어요~’라는 격려의 말씀을... 쿨럭쿨럭...^^ 아무튼 퀴즈 나갑니다~

 

첫 번째 힌트 : 인간의 욕구에 대한 탐구

두 번째 힌트 : 중고등학교 때, 심지어 대학 교양시험에도 뻔질나게 나오던 시험 문제

세 번째 힌트 : 아브라함 매슬로우(Abraham H. Maslow)

 

아하~! 하셨나요? 그래도 여전히 애매모호의 경계를 헤매시는 분들을 위해 한가지 힌트만 더 드릴께요.

 

네 번째 힌트 : 생리적 욕구부터 자아실현의 욕구까지 총 5단계로 이루어짐

 

이제 아시겠죠? 정답은 매슬로우의 동기이론(Maslow's Motivation Theory)이었습니다. 인간은 가장 하위욕구인 생리적 욕구에서부터 시작하여, 안전의 욕구, 사회적 욕구, 존경의 욕구 그리고 가장 상위단계인 자아실현의 욕구까지 모두 5단계로 이루어진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이론이 바로 동기이론이죠. 사실 너무 잘 알고 있어 더 이상의 설명조차 필요없는 이론이죠?^^

 

매슬로우가 동기이론을 연구, 분석하여 발표한 이유는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란 답을 찾기 위해서였죠. 그가 내린 결론은 인간은 자신의 욕구(욕망)을 채우기 위해 살아가며, 5단계로 구분된 최상위의 욕구를 채울 때까지, 사는 동안 끊임없이 욕망을 추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바라고 원하는 구체적이며 이상적인 욕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무수히 많은 욕망들이 있겠지만, 저는 현대인의 욕망에 대해 생물학, 경제학, 경영학 그리고 인문학적 관점에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다소 거창해보이죠?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니 릴랙스, 릴랙스~ ^^ 오늘 글에서는 생물적 관점에서 바라본 인간의 욕망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께요.

과연 인간은 DNA의 생존기계일까?

인간은 동물이자, 생명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에서 생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스스로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 칭송하지만, 인간 또한 생물의 한 종류일 수 밖에 없죠. 이러한 인간을 생물적 관점에서만 보았을 때, 생물이 갈망하는 욕구는 매슬로우가 말한 먹고 사는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1차적 욕구, 즉 생리적 욕구와 일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생리적 욕구란 가장 기초적이며 본능적인 욕구라 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인간을 해부하게 되면, 우리는 또 다른 면을 만날 수 있게 됩니다. 분자생물학이란 도구를 통해 인간을 해부하면, 우리는 인체조직을 구성하는 기관(器官) 뿐 아니라 그 기본조직인 세포(細胞)를 만나게 되며, 최종적으로는 가장 기본적 단위이자 유전물질인 DNA(deoxyribonucleic acid)와 마주하게 되죠.

 

서양 근대철학의 출발점이라 알려진 프랑스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René Descartes, 1596~1650)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라고 주장한 것처럼 인간은 사유(思惟)를 하는 존재지만, DNA는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DNA는 생각은 물론이고, 그 자체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핵산(nucleic acid) 덩어리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DNA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는 더도덜도 말고 딱 2가지를 위해서입니다. 그 첫 번째가 번식(繁殖, breeding)입니다. DNA는 끊임없이 번식 혹은 증식(增殖)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이 세상에 수많은 자신의 복제품(duplicate) 혹은 유사품을 만들어 놓아야 합니다. 이때 그 숫자가 중요하죠. 숫자상으로 최대한 많이 번식시켜야만, 여러 환경변수에 의해 다수가 죽음을 맞을 지라도 굳건이 자신의 존재감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위 ‘대(代)를 이어 충성!’할 수 있는 개체수가 많아야만 DNA는 안심하며 스스로의 생을 마감할 수 있겠죠? 이렇게 보면 인간이 결혼하여 자식을 낳고 계속 대를 이어간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의 의지가 아닌 DNA가 인간을 조종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영국의 진화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는 그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인간을 DNA의 ‘생존기계’에 불과하다는 주장까지 하는거죠.

 

생물적 관점만으로 생각할 때 인간은 DNA의 꿈과 욕망을 짓밟는(?) 야만적인 종족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끊임없는 번식을 통해 최대한 자신의 자식을 늘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개의 사람들은 더 이상 많은 자식들을 낳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죠. 심지어는 DINK(딩크, Double Income No Kids)족처럼 아예 ‘무자식이 상팔자!’임을 몸소 증명하는 사람들까지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니까요. 이들은 DNA 관점에서 보았을 때, 가장 무서운 종(?)일 수 밖에 없습니다. 스스로 자신들의 종(種)을 멸종시키는 일을 서슴치 않고 실행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만약 여러분이 힘겹게(?) 2자녀 이상을 낳아 키우고 있다고 한다면, DNA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진 않겠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소임을 다했노라고 칭찬해 줄겁니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이며 속삭이겠죠. 기회가 된다면 더 늦기전에 과감히 늦둥이에 도전해 보지 않겠냐고 말이죠! ^^

 

DNA의 존재 이유로 두 번째는 진화(進化, evolution)입니다. 진화란 환경변화에 살아남을 수 있는 스스로의 힘을 키우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지구에는 수많은 생물들이 살아왔고, 현재도 수천만 종의 생물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멸종된 생물의 숫자 또한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습니다. 이들이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춘 이유는 진화에 실패했기 때문이죠. 물론 빙하기와 같은 천재지변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죽음을 맞이한 공룡과 같은 종도 많지만, 그 가운데서도 살아남아 지금까지 우리와 동거동락(?)하는 바퀴벌레를 본다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개체는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본보기라 하겠습니다. 이처럼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넘기위해 생물은 필수적으로 진화를 선택하기도 하지만, 진화를 거듭함으로써 보다 업그레이드된 DNA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사실은 적자생존을 뛰어넘어 약육강식의 법칙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지구라는 정글에서는 결국 강한 놈이 살아남는 법이니까요.



생물적 관점, 특히 DNA의 관점으로 보았을 때, 인간의 욕망은 최대한 자신의 복제품을 이 세상에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증식시키는 것이며, 2차적으로는 진화를 통해 어떠한 환경변화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죽지 않고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스스로를 단련시키고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이 세상에 자신의 DNA 제국(帝國)을 우뚝 세우길 바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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