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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Jun 26. 2015

직장인이란

#2

인생이 끔찍하든 화려하든, 비참하든 수려하든 간에 우리는 한번 태어났으면 주어진 인생을 살아가야 합니다. 이것은 의무이자 책임이며, 권리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무나 책임이란 측면에서만 보면 인생은 그리 즐거워보이지 않습니다. 하기 싫어도 해야만 하는 강제성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권리란 면에서 들여다보면 인생은 누릴 수 있는 것이며, 오롯이 나의 의지와 감정에 의해 선택이 가능한 자유의 영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권리란 좋은 것입니다. 이익을 누릴 수 있는 권한이 바로 권리니까 말이죠.

    

그러나 권리의 측면이라 할 지라도 족쇄처럼 우리를 옭아매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돈이란 놈입니다. 자본주의 시대의 핵심은 바로 돈이죠. 돈은 종교가 다원화된 이 시대에 유일하게 통용되는 하나의 신적인 존재로 군림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조건 돈이 우선이며, 인간의 온 몸을 혈액이 돌 듯, 모든 시스템 자체가 돈에 의해 돌아가는 것이 바로 자본주의의 생리라 할 수 있죠. 이러한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감에 있어 가진 돈이 없다는 것은 육체는 있지만 그 몸을 지탱할 만한 피가 모자른다는 뜻과 상통합니다. 제대로 된 호흡조차 하기 버거울 정도로 삶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직장인이 직장을 다니는 이유는?


이제 우리 직장인의 이야기를 해 보죠. 돈이 최우선인 자본주의 시대에, 직장인이 직장을 다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의 보람과 의미를 찾기 위해? 개인적 성장을 이루고 사회의 일원으로 보탬이 되기 위해? 노노! 좀 솔직해질까요? 어떤 말로 포장한다 할지라도 결국엔 돈 때문이 아닐까요! 돈을 벌기위해 싫어도 어쩔 수 없이 졸린 눈을 비비며, 피로에 찌든 몸을 억지로 일어세우며 직장으로 향하는 것 아닐까요! 다른 한편으로 직장인이 직장인으로 사는 또 다른 이유는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특별한 기술이나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반론이 있을 수도 있죠. 직장인이지만 분명 전문적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공장의 경우 장인 혹은 명인이라 불릴 정도로 고도의 전문성을 지닌 분들이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란 단어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러한 전문기술을 갖고 있다할지라도, 자신이 사업을 통해 ‘스스로’ 수입을 벌어들이지 못한다면, 기술 유무를 떠나 그 사람은 월급으로 생활하는 직장인일 수 밖에 없습니다. 사무직 또한 마찬가지라 할 수 있죠. 엑셀, 한글, 파워 포인트 등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기술이나 지식이나 어학에 대한 온갖 자격증 등을 갖추고 있다 할지라도, 직장에서 주는 월급이 자신의 밥줄이라면 그 사람은 뼛속까지 직장인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볼 때 직장인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사업을 하고 있는 주체인 고용주 다른 말로는 자본가에 의해 고용된 존재란 점입니다. 직장인은 한마디로 고용되어진 사람을 말하며, 이는 시작부터 능동적이 아닌 수동적인 입장이 전제되어 있다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스스로 취업을 하기 위한 능동적, 적극적 행동을 취함으로써 취직이 되었기 때문에, 직장인이 된다는 것은 능동적 행위라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고용의 주체가 누구인가 하는 점, 더 나아가 자신의 밥줄인 돈의 출처가 어디냐 하는 점에서 본다면, 직장인은 영원한 수동적 존재일 수 밖에 없습니다. 종합해볼 때 결국 직장인이 직장을 다니는 이유는 여러 다양한 전문기술을 보유했다 할지라도 스스로 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생산성과 사업성이 없기 때문이라 할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보유한 기술과 시간을 사업가에게 제공함으로써, 그 댓가로의 돈을 받아 삶을 살아가는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직장인은 돈의 관점으로 보았을 때 식물처럼 광합성을 통해 스스로 양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자가 생산력(Self-Productive forces)을 가진 존재가 아닙니다. 사냥이나 수확을 통해 먹이를 구해야 하는 동물이라 할 수 있으며, 이미 만들어져 있는 사냥 조직에 고용됨으로써 자신의 노동력과 시간을 제공하고 그에 상응하는 먹이를 얻어 살아가는 한 마리의 외로운 동물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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