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털 나고 처음, 디톡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다
최근 몇 년간 예전보다 건강이 꾸준히(?) 안 좋아지고 있어, 아무래도 조금씩 하던 운동 외에 식이요법을 해야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하는 지도 모르겠고 또 하고자 하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죠. 그런데 마침 딱! 메디플라워 헬스케어 원장님이자 꿈벗이기도 한 정양수 쌤이 변화경영연구소 사람들을 대상으로 디톡스 프로그램(재능기부!)을 진행할 예정이란 얘기를 들은 겁니다. 무조건 지원했죠. 저요, 저요~ 하면서 말이죠.
모집공고 반나절(!) 만에 10명이 모집 완료되었고, 그렇게 2월 4일부터 디톡스 프로그램 ‘더비움’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첫 순서는 정양수 쌤의 강의였는데요, 어쩜 그렇게 강의도 조근조근 잘 하시는지...^^ 강의 내용 중 특히 기억에 남는 내용은 2가지 였습니다. 하나는 조선왕조실록에 실려있다는 ‘8의론(八醫論)’이었습니다. 8의론이란 소위 의사의 레벨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그 중 3위는 약의(藥醫)로서 약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라 합니다. 1위는 심의(心醫)로서 마음으로 병을 치료하는 의사라 하고요. 그야말로 대단한 의사가 아닐 수 없겠지요?
그렇다면 2위는 어떤 의사일까요? 답은 식의(食醫)랍니다. 약이 아닌, 음식으로써 환자를 치료한다는 거지요. 당연히 예방까지 될 수 있고요. 그래서 조선시대 가장 위대한 의사를 3명 꼽는다면 동의보감의 허준, 사상의학의 이제마, 그리고 바로 이 사람이라고 하는데요, 혹시 누군지 아시겠습니까? 바로 대장금(大長今)이랍니다. 음식으로써 사람들의 병을 치료한 의사, 바로 식의(食醫)가 대장금이기 때문이죠. 그만큼 우리가 먹는 음식이 중요하다 볼 수 있을 겁니다.
다른 하나는 한국인의 수명에 내용이었습니다. 한국 남자의 경우 평균수명은 약 80세 정도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70대에 들어서면 여기저기 몸에 고장이 나기 시작하면서 건강한 삶을 살기는 쉽지 않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건강수명은 60대까지라 봐야겠지요. 지금 제 나이가 이제 만 49세니까 건강수명을 고려한다면, 남은 시간은 50대와 60대 정도로 고작(?) 20년 밖에 남지 않았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이렇듯 남은 시간도 얼마 없는데, 지금부터 건강에 적신호가 오기 시작한다면 그건 정말 문제 아닐까요? 그렇게 생각하니 정신이 확 들었습니다. 남은 시간 동안만이라도 정말 건강하게 살려면 내 몸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소중히 다뤄야겠다고요. 그러면서 이번 디톡스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여해 좋은 결과를 얻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는 지켜야 할 9가지 원칙이 있는데, 그 중에서 몇 가지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일단 기간은 4주간 진행됩니다. 3주는 더비움 식단을 지키고, 마지막 1주는 그 식단에 다른 음식을 한가지씩 먹으며 자신에게 맞는 음식인지 확인해보는 기간입니다.
두 번째로는 하루 3끼를 꼬박 다 챙겨 먹되, 2끼는 유동식(죽, 주스)으로, 1끼는 고형식(현미밥)으로 먹습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고형식으로만 먹게 되면 먹는 자체에 에너지를 많이 소비해야 하기 때문이라 하네요. 유동식으로 먹을 경우 그 에너지를 해독이나 소화에 쓸 수 있기 때문이라 합니다.
세 번째로는 식사 전(약 15~20분)에 항상 채소, (제 철)과일을 먼저 먹습니다. 그게 힘들다면, (해독)주스 형태로 만들어 먹어도 괜찮고요. 저 같은 경우는 주스를 만들어 아침과 점심, 점심과 저녁 사이에 조금씩 먹는데요, 그러면 전체적으로 먹는 양이 적은게 아닌데도 희안하게 배가 고프더군요. 아마 소화가 잘 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네 번째로 물은 하루에 1.5리터 이상! 이거 장난 아니더군요. 진짜 한 시간에 한번씩 화장실 가야 됩니다. 들락들락, 꽤 바쁘네요.^^ 다섯 번째는 하루에 12시간의 공복을 유지해야만 한다는 건데요, 만약 저녁 8시에 식사를 했다면, 다음날 아침은 반드시 12시간이 지난 아침 8시 이후에 먹으라는 겁니다. 그 이유는 사람 몸이 8시간은 소화에 쓰고, 나머지 4시간은 해독에 쓰기 때문이라네요. 이 또한 처음엔 쉽지 않았는데,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조금씩 편해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더비움 식단을 준수해야 합니다. 먹어야 할 것과 먹지 말아야 할 것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는데요, 일단 먹어야 할 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곡물 : 현미 등 통공식, 고구마, 단호박, 감자, 미숫가루, 선식
2. 동물성 단백질 : 생선(대구, 고등어, 청어 등), 가금류(닭[가슴살], 오리)
3. 식물성 단백질 : 콩, 두부, 청국장, 낫또
4. 유제품 대용품 : 무첨가 두유, 콩국물
5. 버섯류 : 각종 버섯(독버섯 제외)
6. 견과류와 씨앗류 : 호두, 아몬드, 잣, 들깨, 참깨
7. 지방 : 올리브유(엑스트라버진), 참기름, 들기름
8. 채소 : 잎채소(상추, [양]배추, 시금치), 가짓과채소(토마토, 피망, 가지), 뿌리채소(무, 당근, 오이. 비트, 연근, 우엉, 양파, 마늘, 고구마, 감자) 단, 양념은 최대한 약하게.
9. 과일 : 제 철 과일, 블루베리, 복분자
10. 해조류 : 미역, 다시마, 김, 파래, 매생이
11. 음료수 : 생수(레몬, 오이), 녹차, 허브차
12. 감미료 및 양념 : 비정제설탕, 조청, 천일염, 집된장, 집간장, 식초, 허브, 마늘, 생강, 겨자, 심황
어떤가요? 종류가 제법 많나요? 하지만 막상 먹으려 하면 정말 쉽지 않습니다. 찾아 먹고, 생각하며 먹어야 하거든요. 이외의 것은 대부분 다 먹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흰쌀, 밀가루, 떡, 붉은 육류(소, 돼지), 가공육류(소시지, 햄), 조개류와 회(중금속 오염 가능성 때문에), 계란, 우유, 치즈, 아이스크림, 발효유(첨가물 때문), 생크림, 땅콩, 소금뿌린 견과류(염분량 과다), 버터, 마가린, 마요네즈, 김치(맵고 짠), 자몽(간 해독에 방해), 통조림 과일, 술, 와인(아황산염 때문), 커피, 청량음료, 가공과일 쥬스, 스포츠음료, 정제설탕, 조미소금, 화학조미료, 과자, 라면, 샌드위치, 햄버거, 피자, 담배 등입니다.
에휴~ 한숨부터 나오죠?^^ 처음엔 정말 쉽지 않더군요. 특히나 회사를 다니다보니 도시락을 싸가지 않는 이상 정말 먹을게 없습니다. 반찬은 고사하고 흰 쌀밥까지 안되니까요. 덕분에 과채주스와 견과류만 먹다보니 배에서는 연신 꼬르륵~!!^^ 하지만 살기위해서는 먹어야 하는 법. 야채죽을 가져 다니고, 청국장집과 삼계탕집을 찾아가 먹고, 절대 안먹던 낫또까지도 먹게 되더군요. 궁즉통(窮則通), 궁하면 통하는 법입니다.
이제 고작 일주일 조금 넘었는데 같이 하는 분들 대부분이 2Kg 정도(4주 하신 분들은 평균 5~6Kg 정도) 체중이 줄었고, 속 또한 많이 편해짐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가 평상시 잘 못 느꼈던 음식에 대한 미각까지 살아나고 있으니, 정말 놀랍지 않나요? 아마도 남은 3주 정도 더 하게 되면, 몸이 건강해졌음을 몸이 제대로 느끼게 될 것 같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하며 얻게 된 또 하나의 즐거움은 단체 카톡을 활용하여 자신이 매 끼니마다 먹는 것을 사진 찍어 올리는 건데요, 이를 통해 다른 사람은 무엇을 먹는지 확인함과 동시에, 각종 새로운 요리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이러면서 서로 배우게 되는 거지요. 뭐랄까요, 서로 함께 건강해지는 과정이라고 할까요?
마지막으로 이 프로그램을 재능기부로 이끌고 계신 정양수 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야 계속해서 이 프로그램을 진행해 주시지 않을까요?^^
* 덧붙임 : 이 프로그램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으신 분들은 정양수 쌤의 인터뷰 기사를 참고 바랍니다.
http://www.huffingtonpost.kr/salimstory/story_b_896692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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