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칸양 May 23. 2017

내가 에코독서방을 하는 이유는

'반말' & '포옹' 속에 싹트는 친밀감!


에코독서방을 만들게 된 이유


이번 주면 에코독서방 4기가 끝나게 됩니다. 경제/인문 공부 프로그램 에코라이후에 이어 론칭한 에코독서방. 이 독서방이 어느덧 5기째, 그리고 시간상으로는 3년째로 접어들고 있네요. 


에코독서방을 만들게 된 이유는 사실 간단했습니다. 에코라이후의 힘든 1년 과정을 마친 친구들이, 정기적인 책 읽기나 월 1회의 오프수업 등의 강제적 요인들이 없어지다보니 조금은 쉽게 나태해지는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그래도 꾸준히 무언가 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주고 싶었죠. 그래서 2주에 한권씩 좋은 책이라도 꾸준히 읽도록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또한 최소 월 1회 평일 저녁에라도 만나 책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서로에 대한 친목도 도모하고 싶었고요. 


이제 3년째를 맞이하며 에코독서방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듯 싶습니다. 온라인 까페에서뿐 아니라 오프에서 만날 때는 마치 오랜 시간을 만난 형, 동생들처럼 반가움 가득한 표정들이 너무나 보기 좋거든요. 물론 저 또한 반가움 한 가득이고요. 



에코 모임의 특징, '반말' & '포옹'


아, 에코라이후를 포함하여 이 에코 모임에는 한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 첫 상견례 때는 꼭 이것부터 하는데요, 바로 ‘반말하기’입니다. 왜 여러 많은 것들 중에서도 하필이면 ‘반말’이냐고요?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았지만, 이것만큼 가장 빨리 친해지는 도구는 드문 듯 싶습니다. 물론 존대말을 쓰게되면 상대방을 존중하고 예의 바르게 보여지는 장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존대말을 쓰며 친해지기란 정말 쉽지 않더군요. 분명 넘기 힘든 한계가 있고요. 


하지만 ‘반말’을 쓰게되면 어색함의 벽을 보다 쉽게 허물 수 있으며, 그로 인해 보다 빨리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줍니다. 또한 이 ‘반말하기’는 상견례 때의 어색함을 없애주는 아주 재미있는 게임의 역할도 하는데요, 이런 식으로 진행하죠. 먼저 각자 짧게 자기소개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건 ‘이름’과 ‘나이’입니다. 다른 건 차차 알아가도 아무런 문제가 없죠. 그리고 나이순으로 정렬합니다. 


나이가 많으면 무조건 형, 누나, 오빠, 언니입니다. 나이가 어리면 동생이고요. 동생을 부를 때는 반드시 이름을 불러야 합니다. ‘OO야~’ 하는 식으로 말이죠. 이야기를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이름부터 부른 후 대화를 해야 합니다. 그러니 최대한 빨리 이름을 외워야하죠. 형, 누나를 부를 때도 반드시 이름을 붙여 불러야 합니다. ‘OO형~’, ‘OO언니~’하는 식으로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형이 동생에게 대화를 하든, 동생이 오빠에게 말을 걸든, 대화는 무조건 반말로 해야 합니다. 이런 룰에 의해 저보다 15살이 어린 친구라도 제게 이런 식으로 말을 하죠. 


“차칸양형, 실제로 보니 정말 차카게 생겼다~!” 


좋죠?^^ 만약 이런 룰에도 불구하고 존대말을 쓰는 친구가 있다면, 벌주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무리 반말을 못하는 친구라도 벌주 몇 잔 들어가면 금방 적응하더군요. 덕분에 상견례 자리는 아주 훈훈하고 화기애애해집니다. 마치 원래부터 잘 알고 있었던 친한 사람들의 모임인 것처럼 말이죠. 


여기에 더해 헤어질 때의 인사는 ‘포옹(Hug)’입니다. 전 포옹의 힘이 꽤나 크다는 걸 압니다. 악수에 비해 최소 1,000배의 파워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만큼 포옹은 별 것 아닌 것 같으면서도 꽤나 스페셜한 무엇이라고 봅니다. 이는 남자든, 여자든 성별은 상관없습니다. 일단 포옹을 한번이라도 나누게 되면, 서로 특별한 관계가 되었다는 의식을 치룬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되죠. 그리고 한번 포옹이 어렵지, 다음부터는 쉽거든요. 왜냐? 우린 이미 (포옹을 나눈) 특별한 사이거든요. 게다가 여기에 반말까지 하는 사이라면, 웬만한 어떤 관계보다 더 친한 사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이 에코 모임에 대해 가지고 있는 꿈은, 이 공간을 놀이터로 만드는 겁니다. 하고 싶은 공부도 하고 의견도 나누면서, 사람들끼리 서로의 끈끈한 관계를 나누고 만들어 가는, 또한 언제든 찾아오면 반가운 사람들과 만나 즐겁게 놀 수 있는 어른들의 놀이터로 만드는 것이 제 꿈 중 하나입니다. 이 놀이터에선 모든 사람들이 형이고 누나이자 동생입니다. ‘안녕하세요, OO님~’ 대신, ‘OO형, 아들 무럭이 잘 크고있지?’, ‘OO누나, 못본 새 왜 이렇게 이뻐졌어?’라는 대화뿐 아니라 공감과 배려 그리고 즐거움과 웃음이 가득한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차칸양

Mail : bang1999@daum.net

Cafe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경제/인문 공부, 독서 모임




※ 공지사항 한가지!

차칸양이 진행하는 '좋은 책 읽고 쓰기 습관화 프로그램' <에코독서방> 5기를 5월 29일(월)까지 모집하고 있습니다. <에코독서방>은 첫째, 좋은 책을 읽고, 둘째, 반드시 독후감을 작성하며, 셋째, 정기적인 독서 습관을 키우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6개월 간(6월~11월) 6권의 자유도서와 6권의 공통도서를 읽게 되며, 월 1회의 오프모임을 통해 사회에서는 만들기 힘든 형/누나/동생의 관계까지 얻게 되는 특전을 누릴 수 있습니다. 한번 하게 되면 푹~ 빠지게 되는 에코독서방의 매력, 이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https://brunch.co.kr/@bang1999/230


매거진의 이전글 사람을 믿지마라, 그럼에도 결국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