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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Jul 28. 2015

경력(經歷)을 넘어 경력(經力)으로

#8


비조직형 인간은 패배자가 아니다, 네버!


어쩌면 비조직형 인간은 패배자일 지도 모릅니다. 조직형 인간과의 경쟁에서 거의 대부분 패배를 맛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좁은 관점에서만 바라본 것에 불과합니다. 인생은 길기 때문이죠. 긴 인생을 놓고 보았을 때 조직생활은 오히려 짧은 편이라 볼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요즘처럼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는 시대에 아무리 능력이 있다 할지라도 크고 안정된 회사에서 30년 이상의 기간을 회사에 머무를 수 있다는 것, 그게 쉬운 일일까요? 좋습니다. 30년을 생활한다고 생각해보죠. 그렇다 해도 인간의 수명을 90세라 본다면, 조직생활 30년은 고작 1/3의 비중 밖에 차지하지 않습니다. 20년을 근무한다면 그 비중은 거의 1/5까지 뚝 떨어지게 되죠. 만약 인생의 1/5밖에 되지 않는 회사생활에서 조직형 인간과의 경쟁에서 밀렸다한들 그 사람의 인생까지 패배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절대 아니죠, 그 누구도 절대 그렇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인생의 전 기간을 승부의 연속이라 한다면, 조직 내 경쟁은 그저 한, 두번의 승부 그리고 한, 두번의 패배를 경험한 것에 불과할 뿐입니다. 진짜 승부는 인생 전 기간에 걸쳐 일어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자기자신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진짜 승부이자, 진정한 승리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좁은 관점으로 돌아와 보죠. 비조직형 인간은 조직에서 최후의 승리자가 될 수 없으며(물론 조직형 인간이라 할지라도 최후의 승리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기업에서 오너를 제외한 모든 사람은 그저 고용인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조직에 올인해서는 안됩니다. 경쟁을 해야만 한다는 상황을 놓고 보았을 때, 가치관, 성향, 양심 등 대부분의 요소들에서 조직형 인간에게 밀리기 때문이며, 결국에는 패배의 결과로써 조직 내 자리를 잃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이런 사실은 자신이 원하는 만큼 오랜 기간 조직에 머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비조직형 인간이 바라는 가치관 및 삶의 지향점을 생각해 보아도 조직에 올인한다는 것은 위험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운 좋게 경쟁에서 이겨 한단계씩 높은 자리로 올라선다 한들 정말 만족할 수 있을까요? 행복해하며 그 일에 전력을 다할 수 있을까요? 한자리를 차지했다 한들 여전히 조직에서의 삶에 대한 의문과 회의를 가지고 있지는 않을까요?

     


경력이란 곧, 배운 도둑질


경쟁의 관점에서 비조직형 인간은 이기든 지든 조직형 인간에 비해 회사에 더 오래 머물기는 힘들다고 봐야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조직에 머물고자 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결국 ‘돈’이라고 하는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일을 통해 보람과 의미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조직형 인간의 가치관과 성향은 조직이 원하는 그것과 많이 다르기 때문에, 이는 일시적이며 부분적인 합치에 그칠 가능성이 높으며, 그로 인한 조직과의 부조화는 계속 그 영향을 미치게 될 수 밖에 없다고 봐야 합니다. 자,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만 할까요? 비조직형 인간은 어떻게 해야만 직장인으로 잘 살아갈 수 있을까요?           


2가지 관점에서 접근해보죠. 첫 번째. 배운게 도둑질이라면 그걸로 최대한 밥을 벌어야 합니다. 배운게 도둑질 밖에 없다면 어쩌겠습니까. 죽이되든 밥이되든 그걸로 먹고 살아야지요. 그리고 두 번째. 그마저도 없다면?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도둑질을 배워야만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요? 도둑질이란 표현이 좀 그렇긴 하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당장에라도 밥을 굶을 수 없다면 말이지요. 보다 자세한 설명을 하기 전에 먼저 아래를 보시죠.                         


경력   =   분야(직장)   +   직업


『당신의 파라슈트는 어떤 색깔입니까?』의 저자 리처드 볼스는 자신의 저서에서 경력(Career)이란 분야(직장)와 직업을 합친 것이라 정의하고 있습니다. 경력이란 직장인의 이력을 말하는 것으로, 이는 자신이 현재( 혹은 과거에) 어떤 직장에 다니고 있으며, 그 안에서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 지를 의미한합니. 만약 두 사람이 같은 방송국에 다니고 있다고 가정해보죠. 같은 방송국이므로 같은 직장에 다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하는 일, 즉 직업은 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 사람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라면, 다른 한 사람은 회계일을 하는 것처럼 말이죠.      


우리는 직장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할 때 흔히 ‘취업’ 준비를 한다고 말합니다. 한번 생각해 보죠. 맞는 표현일까요? 직장을 구하는 것이므로 ‘취직’ 준비라 표현하는 것이 보다 더 정확하지 않을까요?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취업’이란 표현 또한 틀렸다고 말하기도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직장에 들어가서 우리가 하는 것은 결국 ‘일(업)’이기 때문이죠.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면 ‘취직’이 맞는지 ‘취업’이 맞는지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듯 싶습니다. 우리는 직장에 다니며 일을 하게 되고, 그것이 곧 자신의 직업이 되기 때문이죠. 또한 자신의 일이 시간과 경험이 쌓여 숙련도가 높아지고 전문성으로 발전될 때 우리는 그것을 ‘경력(經歷)’이라 부르게 됩니다. 또한 경력이 자신을 대표할 수 있는 브랜드로까지 발전하고 성장하게 될 때, 경력은 과거로부터 이어온 자신의 이력이라는 의미를 넘어 경력(經力), 즉 과거로부터 쌓아온 자신 만의 강력한 힘이란 의미로 사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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