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 찾기 #18
3년 전 저는 고민에 빠져 있었습니다. 어느덧 40대 중반의 나이에 경제적으로는 모아 놓은 돈도 많지 않고,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는 언제 짤릴지 알 수 없으며, 그렇다고 과감히 뛰쳐나와 무언가를 할 준비도 되어 있지 않는 그런 상황에서 과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자식들은 어느새 자라 중학생이 되어 있고, 4~5년 후에는 연년생인 두 녀석 모두 대학교에 들어감으로써 등록금까지 부담해야 할 텐데, 그땐 또 어떻게 해야 할지, 미래를 떠올리기만 해도 아찔했죠.
또한 인생 2막에는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컸습니다. 그래서 2008년에는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의 연구원이 되었고, 1년간 억척같이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작가의 꿈을 키웠습니다. 故구본형선생님께 많은 것을 배우는 동안 책 쓰고, 강의하며 자신 만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선생님처럼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죠.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가 침체되며, 1인 기업가의 삶이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되었습니다. 온전히 책 쓰고, 강의만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은 대한민국에서도 몇 명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그렇다고 꿈을 포기하긴 싫었습니다. 그러나 가족도 부양해야 하는 상황에서 무작정 내 꿈만을 위해 불나방처럼 뛰어들 수는 없었죠. 정말 많이 고민했습니다. 돈과 꿈을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지. 그러던 중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우리가 마음속에 품고 있는 꿈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경제적 문제 때문입니다. 밥은 냉정한 현실이며, 실패했을 경우 나 하나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족 전체의 삶이 최악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으며, 그 일을 통해 경제적 문제까지 해결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져 있게 됩니다. 그러나 제 꿈은 경제적 문제에 관한 한 성공보다는 실패의 가능성이 훨씬 더 커 보였습니다. 아니 필패(必敗)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가능한 한 경제적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만 했습니다. 저는 미래의 삶(65세 기준)을 경제와 경영으로 나누어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최대가 아닌, 적정한 수준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즉 많은 액수는 아니겠지만, 스스로 독립적 생활이 가능한 수준 정도를 고민했습니다. 월 200만 원 정도면 적당하다고 생각했죠. 그렇다면 어떻게 200만 원을 만들 수 있을까?
일단 3가지 연금으로 얻을 수 있는 금액은 1,200만 원/년(100만 원/월) 정도로 보았습니다. 개인/퇴직연금까지 감안한다면 조금 더 많을 수도 있겠지만, 여러 가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조금 안정적으로 잡았습니다. 뭐,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면 좋은 거 고요.^^ 그리고 재테크로도 어느 정도의 금액은 보완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욕심을 버린 안정적 운영을 최우선으로 생각했죠. 경제와 금융에 대해 어느 정도 공부를 한다면, 3% 정도는 크게 무리 없는 수익률이라 생각했습니다. 내심 5%로 올리고 싶었지만, 안정적 운용이 먼저라면 수익률을 3%로 낮추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운용금액은 2억으로 잡았는데, 많으면 많고 적으면 적다볼 수 있는 금액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요. 하지만 제가 볼 때, 직장생활하는 동안 악착같이 아끼고 모은다면 2억은 가능한 수치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여기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예전 글인 <『불황을 이기는 월급의 경제학』에 대한 A/S>를 참고 바랍니다)
위와 같이 하더라도 목표로 한 2,400만 원에서 아직 600만 원이 모자라게 됩니다. 연 600만 원이라 하면 월 50만 원 정도죠. 사실 알바만 하더라도 충분히 벌 수 있는 금액입니다. 하지만 이 금액이 자신의 삶을 보다 풍부하게 만들어 줄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라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돈은 아르바이트가 아닌, 온전히 내 “꿈(경영)”을 통해 벌어야 하는 돈이기 때문입니다. 즉 현재의 일이 아닌, 자신이 하고자 하는 미래의 일을 통해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이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저 같은 경우 <글쓰기/강의/프로그램/기타>을 통해 올려야 하는 수입인 거죠. 어떨까요? 월 50만 원 정도라면 충분히 도전해 볼만한 금액 아닌가요?
하지만 전문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50만 원도 상당히 큰 금액입니다. 물론 현재처럼 회사에 소속되어 일하는 경우라면 큰 금액이 아닐 겁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시죠, 언제까지 회사에서 일할 수 있을까요? 또한 언제까지 남의 밑에서 일하고 싶으신가요? 인생 2막에는 자신의 전문성과 능력으로 최소한의 돈도 벌고, 일의 의미와 보람도 얻으며 동시에 다른 사람들에게 무언가 도움이 되는 존재로 살고 싶지 않으신가요? 그러기 위해선 현재부터 전문성을 키우는 노력을 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최소 월 50만 원 정도는 벌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야만 합니다. 그 전문성을 만들어 과는 과정이 바로 “자기경영”이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야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