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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Mar 08. 2018

사표대신 출사표를 던져라

#13, 회사를 떠나기 위한 3년 플랜을 준비하라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 폴 발레리 --

 


청춘을 다 바쳐 일한 결과가...


오래 전 나는 불안이 영혼을 잠식하는 것을 목격하였다. 회사에서 직원들이 강제로 해직 당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것은 씻을 수 없는 상처였고 진한 아픔이었다. 이 구조조정의 회오리 속에서 떠날 수 밖에 없는 대부분의 직장 동료들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조직은 결코 기다려 주지 않았다. 청춘을 다 바쳐 일한 결과는 고작 몇 개월의 위로금이었다. 당장 나가서 무엇을 해야 할 지, 어떻게 생계를 유지해야 할 지 막막한 사람이 많았다. 마지막 코너에 몰려서 이런 저런 궁리를 하다 보니 뾰족한 답이 나올 리 만무했다. 회사가 어떻게 흘러갈 지 모른 채, 답답한 상황이 지속되자 직원들의 불안한 마음이 증폭되었다. 일종의 우울증 증세가 만연했다. 아무 것도 아닌 것에 스트레스를 받았고, 삼삼오오 모여서 매일 술을 마시는 사람도 제법 되었다. 자신의 맺힌 마음을 딱히 풀 수도 없었고 누구 하나 속 시원히 해결해 주는 사람도 없었다. 그렇게 지쳐갔고, 거리로 내 몰린 사람들과 견딜 수 없는 사람들은 하나 둘씩 회사를 떠났다.


칼 융이 말한 것처럼 인생 중반은 정오다. 해는 중천에 떠있는데 현실은 황혼에 가깝다. 갈수록 힘들어지고 재미가 없어진다. “어떻게 되겠지”라는 근거 없는 낙관주의에 숨는다. 나이 마흔을 넘으면 먹고 사는 것이 쉽지 않다. 언제 회사를 퇴사하게 될 지 불안하다. 직장인은 누구나 내재적 불안이 자리 잡고 있다. 갑자기 퇴사를 하게 되면 정말 막막할 수 밖에 없다. 먹고 살 직업이나 금전적인 저축이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이것 저것 시도해보다 “장사나 해보자”하다 얼마 못 가 문을 닫는 경우가 적지 않다. 통닭집에 재야의 고수가 많다는 것은 사실에 가깝다.


올해 초, 난 약 이십 년 간의 직장생활을 뒤로 한 채 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 동안 몇 번의 이직을 했으나 새로운 미지의 세계로의 출발은 스스로 고심한 최초의 선택이었다. 준비를 많이 했지만 막상 나오려고 하니 불안했다. 몇 달간 불면이 이어졌다. 앞으로 어떤 미래가 펼쳐질 지 모르겠지만 일년이 지난 지금 후회는 없다. 아니, 예상보다 만족스럽다. 얼마 전 직장 후배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 “다시 회사에 입사해서 출발하게 된다면 어떻게 보낼 거야?” 나는 구체적으로 이 질문에 답해주고 싶었다. 아마도 좀 다른 마음가짐으로 생활할 거 같다. 숲에서 나와야 제대로 숲이 보이는 것처럼 직장을 나오니 직장이 다시 보이는 법이다.



직장은 내 꿈의 길로 가기 위한 훈련장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조차 잘 알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주어진 일을 처리하기에 급급하여 자신에 대해 관심을 가질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먼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먼저 모색하고 준비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다시 말하면 아직 하고 싶은 일이 생기지 않았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접어서는 안 된다. 당신이 경제적, 심리적 여유가 있어서 여러 가지를 실험할 수 있다면 당장 그만 둔다고 해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주어진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먼저 자신이 살아야 한다. 옛말에 다른 사람의 옷을 얻어 입으면 그 사람의 우환을 가져야 하며, 다른 사람의 밥을 얻어먹으면 자신의 목숨을 내놔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 그만큼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 이 곳에서 승부를 내겠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다. 즉 이 일 저 일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해서 경험을 쌓고, 실험을 하고, 하기 싫은 일도 견디는 수련의 과정을 통해 성숙해 나가야 한다. 지금 하찮은 일이라도 정성을 다하면 정말 내가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 그러다 보면 슬슬 입질이 오기 시작한다. ‘아, 이 일이라면 나의 모든 것을 걸어서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고개를 들면 독립하는 것이 좋다. 충분히 준비하고 실험해야 한다. 직장에서 독립하고 싶은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지만 독립하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직장인은 드물다. 독립은 말처럼 쉽지 않다.


직장생활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길로 가는 것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직장은 내 꿈의 길로 가기 위한 훈련장이다. 내가 현재 처한 곳에서 쌓은 것이 없으면 결코 자신의 길을 가기가 만만치 않다. 설령 간다 하더라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되고 수업료를 지불해야 한다. 꿈과 재능을 기반으로 자신의 평생 직업을 구하되 비즈니스 현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먼저 스스로를 고용할 수 있어야 한다. 열심히 한다면 돈은 저절로 따라온다는 발상은 순진한 것이다. 꿈과 재능은 직장이라는 땅에 발을 딛고 일어서야 한다. 주어진 현실을 기반으로 자신의 꿈을 찾아가되 현실과의 차이를 지속적으로 메워 가야 한다.



지금 당장 사표대신 출사표를 던져라! 


준비 없이 기회 없고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없다. 나는 적어도 회사를 자발적이던 타의에 의해서든 적어도 3년 정도는 준비해야 자신이 원하는 평생직업을 구하고 그 일을 계속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년은 앞으로 제 2의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설계하고 그 후 일년은 구체적인 일을 정하고 준비하는 기간으로 삼아야 한다. 마지막 일년은 재무 포트폴리오를 구상하고 주변의 가족을 설득하고 마음가짐을 곧추세워야 한다. 3년이면 충분하다.


직장에서 바쁜데 어떻게 그걸 준비할 수 있느냐는 반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아무리 바빠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시간을 쓸 수 있는 것처럼 자신의 미래와 운을 믿고 정성을 쏟는다면 시간 확보는 가능하다. 제2의 인생 설계와 준비에 대한 우선순위를 높여야 한다.


반추해보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은 끌려온 인생이었다. 때가 되면 학교 가고, 직장에 다니고, 결혼하고, 아이 낳고 키우고……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숙제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인생이란 자기답게 살다 가는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마음껏 쏟아 붓고 가는 것이다. 인생 2막은 자기 자신에게 주체적으로, 창조적으로 살아볼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내가 다스리는 인생으로 전환해야 한다. 자신의 꿈과 재능이 조금씩 발휘되도록 하는 것, 밥과 행복이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것이 우리의 앞에 놓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인생 또한 살 만한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사표 대신 출사표를 던져라!



                                                                                                            2012년 10월 15일


오병곤(kksobg@naver.com)

- 변화경영연구소 1기 연구원, 터닝포인트연구소 대표

- 『회사를 떠나기 3년 전』,『내 인생의 첫 책쓰기』, 『대한민국 개발자 희망보고서』 



* 변화경영연구소의 필진들이 쓰고 있는 마음편지를 메일로 받아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




평생직장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때가 되면(혹은 때가 되지 않더라도) 직장을 떠나게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뭐든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갈 곳도, 할 것도 마땅치 않습니다. 더군다가 생계까지 걸려 있다면 인생은 서서히 바닥을 향해 가라앉을 위험까지 있습니다.


누구나 다 준비를 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생각에 그치고 맙니다. 두가지 이유때문입니다. 하나는 일상이 너무 바쁘기 때문입니다. 혹은 바쁘다는 핑계로 이 골치 아픈 문제를 회피하거나 뒤로 미루려만 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갑니다. 그러다 다시 이 생각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마찬가지입니다. 여전히 어려운 문제임에는 틀림없기 때문이죠.


다른 하나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도 답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하는 지 일체 갈피를 잡을 수가 없습니다. 인터넷을 뒤져 봅니다. 그리고 책도 찾아보죠. 하지만 역시나 마찬가지입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손을 놓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릅니다. 그러다 다시 조바심이 일어나죠. 하지만 마찬가지입니다. 여전히 방향, 방법은 보이지 않습니다. 직장에서의 시간은 마치 시한폭탄처럼 흘러가는데, 자신의 마음은 안타까움에 점점 까맣게 타들어가기만 합니다.


『회사를 떠나기 3년 전』의 저자 오병곤은 이런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합니다. 3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말이죠. 그는 이 책의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이 책은 단순한 창업 준비 책은 아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어떻게 스스로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지에 대한 로드맵과 구체적인 조언을 다룬 책이다. 구체적인 직업은 스스로 정해야 한다. 시계제로의 힘든 시대를 살고 있는 이들에게 이 책이 희망과 위로를 제시해줄 수 있다면 저자로서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물론 이 책이 모든 답은 주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준비와 해야한다는 의지는 다지게 해 줄 것입니다. 지금 당장 사표를 던지지 않아도 우리는 사표를 내게 될 운명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자의 말처럼 지금 당장 사표대신 스스로에게 공언하는 출사표를 던져야 할 때입니다.




(표지 이미지 출처 : http://logosgarden.tistory.com/notice/353)




차칸양

Mail : bang1999@daum.net

Cafe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경제/인문 공부, 독서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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