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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May 01. 2018

경제적 생존이 절실한 이유

03화 중간층 몰락의 시대, 개인 경제 잘 준비하고 계신가요?


☞  1화, 최소한 B+인생은 보장할 인생 교과서

☞  2화, 진짜 현실을 배우는 생존 경제학 '최경자'




낙수효과과연 효과가 있었을까


과거에 많이 쓰이던 경제 용어 중에 ‘트리클 다운 효과(Trickle-down Effect)’란 것이 있습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낙수효과’ 또는 ‘하방 침투 효과’라고 불리는데, 이는 ‘넘쳐흐르는 물이 바닥까지 적신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용어는 흔히 정부가 경제성장을 위해 대기업 우선 정책을 펼 때 많이 사용되는데, 대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늘어날 경우 자연스레 그 아래 위치한 중소기업과 저소득층에게도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게 된다는 겁니다. 그로 인해 총체적으로 경기가 활성화된다는 이론이죠.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경제 정책이 바로 대기업 우선 정책이었습니다. 대기업에 각종 혜택을 줌으로써 경기를 부양한다는 명목이었죠. 하지만 결과는 완전 실패였습니다. 물론 대기업의 상황은 과거보다 더 좋아졌죠. 그러나 중소기업과 서민들의 형편은 그야말로 더 힘들어지는 상황을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낙수효과가 제대로 된 효과를 나타내려면, 대기업의 부가 중소기업과 서민들에게로 흘러 들어가야 하는데, 실제 대기업에서는 전혀 그렇게 운용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오히려 막대한 이익을 주주들을 위한 배당금으로, 고위직들의 엄청난 연봉으로 그리고 심지어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의 생계까지 위협하는 소 아이템, 골목상권의 장악을 위한 투자금으로 사용되었던 겁니다. 그러니 당연히 낙수효과란 것이 발생될 수 없었죠.


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 국제통화기금)에서 지난 2015년 발표한 ‘소득 불균형의 원인 및 결과’라는 보고서에서 이 낙수효과라는 것이 얼마나 의미 없는 지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자료에 의하면 한 국가의 상위 20% 계층의 소득이 1% p 증가할 경우, 향후 5년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0.08% 감소한다고 합니다. 반면에 하위 20% 계층의 소득이 1% p 늘어나게 되면, 같은 기간의 GDP 성장률은 연평균 0.38% 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네요.


이는 무엇을 뜻할까요? 낙수효과라는 것이 정확히 반대의 효과를 가져온다고 하는 겁니다. 즉 대기업이 잘되면 잘될수록, 중소기업과 서민들은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겁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나라 제1의 기업집단이라 할 수 있는 삼성그룹을 예로 들어보죠.


2016년 대한민국의 GDP는 약 1,637조 정도 됩니다. 삼성전자의 2016년 매출은 약 202조 정도로, 삼성전자 한 회사가 대한민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12.3%나 됩니다! 조금 범위를 넓혀 삼성그룹으로 볼까요? 삼성그룹의 2016년 총매출은 약 359조 원으로, GDP 대비로 보면 21.9%입니다. 엄청나지 않나요? 삼성이란 브랜드가 한국 경제의 22%, 조금 더 보태 1/4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렇기 때문에 만에 하나 삼성이 무너지면 대한민국도 따라 쓰러질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것이며, 혹자는 이를 빗대어 대한민국을 ‘삼성공화국’이라 부르는 거죠.


그렇다면 삼성전자의 임직원수는 얼마나 될까요? 16년 9월 기준으로 약 95,000명 정도이며, 삼성그룹 전체로 보면 약 25만 4천 명 정도라 합니다. 이 임직원들이 삼성 브랜드의 어마어마한 매출과 이익에 대한 혜택을 받고 있다 볼 수 있을 겁니다. 한 가구당 가족수를 4명이라 할 때 약 100만 명 정도라 할 수 있는데, 대한민국 총인구수(약 5,100만 명) 대비 1.96%, 채 2%도 안 되는 인원이 그 혜택을 누리고 있다 하겠습니다(물론 삼성의 협력업체 분들까지 감안한다면 그 숫자는 훨씬 더 커질 겁니다. 하지만 최근 트렌드로 볼 때 협력업체에 여유 있는 이익을 주며 거래하는 대기업은 결코 없다고 봐야 합니다).


이처럼 삼성그룹이 대한민국 경제의 1/4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그 혜택을 보는 것은 약 100만 명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삼성그룹 지분의 약 50%는 외국인들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그룹 배당금의 반은 매년 외국으로 빠져나갑니다. 이렇게 본다면 삼성그룹과 같은 대기업만 잘된다는 것은 전체 국민이 아닌 극히 일부의 사람들, 그리고 외국 투자자들의 배만 불리는 그런 일이 되고 마는 겁니다.


만약 IMF의 분석대로 대기업에 지원했던 막대한 지원금을 중소기업에 투자했더라면,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았을 겁니다. 그리고 그들이 늘어난 수입으로 인해 더 사용한 지출은 서민경제에 환원됨으로써 힘든 사람들끼리 상호 간 보탬이 되는 선순환을 만들어 냈을 거고요. 그로 인해 경기 또한 조금씩 나아지는 결과를 만들어냈을 겁니다.



개인 경제를 잘 구축해야만 하는 이유


현재 당신이 직장인이라면, 매월 얼마 정도를 월급으로 벌고 계신가요? 200만 원? 300만 원? 아니면 400만 원 이상? 만약 당신이 월 300만 원, 연봉 기준으로 3,600만 원 정도를 벌고 있다면, 대한민국 중산층 안에 들어간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아래의 표는 2017년 통계청에서 약 1500만 개의 일자리 분석을 통해 발표한 ‘대한민국 중위소득과 평균소득 금액별 분포도(2015년 기준)’입니다. 여기서 중위소득이란 전체 가구에서 소득 기준으로 50%에 해당하는 가구의 소득을 말합니다. 즉 가구를 소득 기준으로 줄 세웠을 때 중간에 위치하는 가구의 소득이라 할 수 있죠. 이에 반해 평균(중간) 소득이란 국민 전체의 소득을 합산하고 그것을 인구수로 나눈 (평균) 금액’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득 통계를 분석할 때에는 반드시 이 두 용어, 중위소득과 평균소득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만 합니다. 평균소득만을 기준으로 소득을 분석할 경우 오류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평균소득은 전체 소득을 인구수로 나눈 것이기 때문에, 금액의 평균일 뿐 실제 중간에 위치한 사람의 소득 수준을 대변해 주지 못합니다. 즉, 소득이 높은 사람들로 인해 실제로 중간에 위치한 사람들의 소득 또한 올라간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실제 소득을 알기 위해서는 조사하려는 사람들을 일렬로 세운 후 그 중간에 위치한 사람의 소득을 분석하는 중위소득을 체크해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대한민국 가장 중간에 위치한 사람의 소득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죠.


표에 의하면 대한민국 국민의 월평균소득은 329만 원, 연간으로는 약 4,000만 원 정도 됩니다. 하지만 중위소득은 월 241만 원, 연 2,900만 원 정도로 채 3,000만 원이 되지 않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당신이 직장인이고 월 300만 원 이상을 벌고 있다면, 평균소득에는 못 미치지만,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할 경우에는 대한민국에서 중간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중산층이라 표현하기에는 좀 그럴 수 있지만, 분명 중간층 이상은 된다는 거죠. 그만큼 대한민국 절반의 사람들이 월 241만 원도 벌지 못하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위의 표에서 주목할 또 한 가지 사항은 평균소득과 중위소득의 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중위소득이 평균소득 대비 월 88만 원, 연간으로는 1,056만 원 적습니다. 이 차이가 바로 평균의 오류라 할 수 있는데, 이는 상위층의 소득이 높아 평균을 올리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 할 수 있죠. 월 88만 원이라면 꽤나 큰 금액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국민의 50%가 월 241만 원 밖에 벌지 못하고 있으며, 그중에 23.4%는 월 150만 원도 되지 않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죠.



이번에는 다른 표를 하나 보시죠. 2003년부터 2014년까지의 평균소득과 중위소득의 추이를 확인할 수 있는데, 특히 두 소득 간의 격차를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03년에 연 265만 원이던 격차가 2014년에는 872만 원까지 벌어졌으며, 앞의 표에서 보신 것처럼 2015년에는 1,056만 원으로 더 격차를 벌려가고 있습니다.



이는 무엇을 뜻할까요? 두 가지를 알 수 있는데, 하나는 평균소득이 중위소득보다 더 가파르게 상승한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평균 이상의 고소득자들, 즉 부자들이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부익부 빈익빈이 더 심해지고 있음을 증명해주는 수치라 할 수 있습니다.


혹시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건지 알고 계신가요? 정부의 정책 오류 때문일까요? 아니면 부자들의 윤리의식이라 할 수 있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가 실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인 걸까요?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 원인은 바로 ‘자본주의’ 그 자체에 있습니다. 자본주의란 철저히 자본, 즉 돈에 의해 움직이는 경제체제라 할 수 있습니다. 돈에 의해 작동되기 때문에 자본주의는 필히 자본의 불평등을 초래하도록 구조화되어 있습니다. 생각해 보시죠. 부자가 더 큰 부자가 되는 게 쉬울까요, 아니면 가난한 사람이 부자 되는 게 쉬울까요? 영화나 드라마에 신데렐라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그것이 매우 드문 그리고 현실에서 거의 발생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일 겁니다.


분명한 건 가진 것이 별로 없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앞으로의 시대는 더 힘들고 어려울 것이란 점입니다. 부익부 빈익빈이 심해지는 까닭에 손에 쥐게 되는 소득의 체감온도는 더 낮아질 수밖에 없으며, 그나마 지금의 소득도 구조조정이나 불경기로 인해 언제든 위태로울 수 있죠. 더군다나 고령화 사회로 가는 입구에서 청년들의 실업문제는 향후 더 큰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추세가 계속 이어짐으로써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는, 그래서 앞으로의 사회는 중산층이 점점 사라지는, 중산층 몰락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앞으로의 경제문제는 생존의 문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스스로 준비해야만 합니다. 정부도, 기업도, 그 누구도 자신의 경제를 책임져주지 못합니다. 자신의 소득을 지키고, 잘 관리해서 스스로 살아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만 합니다. 그것이 바로 개인 경제의 목표이자 가야 할 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미래를 보다 편안히 살기 위해 자산을 축적했고, 꼭 그렇지 않더라도 그냥 어느 정도 인생을 살아갈 수 있었다면, 앞으로의 미래는 경제적 문제로 인해 삶이 피폐해지고, 고통받을 수도 있다는 점, 결코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4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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