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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Jun 18. 2018

캘리그라피를 배우며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적극 활용해 보세요~!


2가지 재미있는 경험


지난 4월부터 캘리그라피(Calligraphy)를 배우고 있습니다. 동네에 위치한 주민자치센터를 이용하고 있는데, 비용도 저렴합니다. 3개월에 6만 원이니까요. 매주 목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2시간 동안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캘리그라피, 아니 주민자치센터의 강좌를 머리털 나고 처음 들으면서 2가지 재미있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새벽이나 저녁시간이 아닌, 평일 오후의 낮 시간에 무언가를 배우고 있다는 겁니다. 직장인이라면 당연히 그 시간을 활용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데, 그 시간에 교실에 앉아 (일은 하지 않고) 캘리그라피 글씨를 연습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신기하기도 했고, 가끔 놀랍기까지 했죠.


다른 하나는 제가 청일점(!)이었다는 겁니다. 거의 스무 분 가까운 여자분들 사이에 수줍음(!) 많은 제가 혼자 앉아 있다는 사실이 처음엔 꽤나 부담스럽더군요. 더군다나 강사님까지 여자분이라 처음엔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죠. 하지만 그것도 조금 지나니 조금 익숙해지더군요. 역시나 인간은 적응의 동물인가 봅니다. 게다가 3주 후부터는 다른 남자분 한분이 더 등록하며, 아쉽게도(?) 저의 청일점 자리는 깨어지고 말았죠.



손으로 아름답게 그리는 글자, 캘리그라피


처음엔 보타니컬 아트(Botonical Art, 식물이나 꽃, 과일, 채소 등을 주제로 하여 다양한 기법으로 정교하게 표현하는 페인팅 예술. 식물 세밀화라고도 부른다)을 배우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배울 만한 곳이 많이 없더군요. 그래서 일단 글씨부터 배워보기로 했고, 그때 떠오른 것이 바로 캘리그라피였죠. 캘리그라피(Calligraphy)란 ‘아름다운 서체란’ 뜻을 지닌 그리스어 Kalligraphia에서 유래된 전문적인 핸드레터링 기술을 말하는데, 미(美)를 뜻하는 ‘Calli’와 화풍, 서풍의 의미를 갖고 있는 ‘Graphy’의 합성어라고 하네요. 한마디로 ‘손으로 아름답게 그리는 글자’라고 보면 될 듯 합니다.


재밌는 것은 수강등록을 하고 나서야 캘리그라피가 붓을 이용한 글씨라는 것을 알았다는 겁니다. 저는 매직이나 칼라펜을 이용해 형형색색의 예쁜 글씨를 쓰는 것인 줄 알고 있었거든요. 아내가 그건 POP라고 하더군요. 식당이나 핸드폰 매장 같은 곳에 보면 메뉴나 제품 설명을 위해 형형색색의 예쁜 글씨로 써 놓은 것이 바로 POP 글씨체라네요.


이제 3개월 정도 배웠는데 역시나 처음엔 다 쉽지 않네요. 첫 시간엔 2시간 내내 줄기차게 수평, 수직의 줄긋기만 하다 오고, 그 다음엔 자음과 모음, 그리고 2달여까지는 짧은 정자체 단어들만 연습했으니까요. 그리고 비로소 3개월째 들어가며 조금씩 이쁜 글자체들을 연습하고 있습니다. 붓으로 글자를 쓰다(그리다)보니 제대로 서예를 배운 적은 없지만, 그래도 나름 집중력을 키우는 데는 상당히 도움이 되는 듯 합니다. 한글자, 한글자 꽤나 심혈을 기울여야 하거든요.


1년 정도 배우면 자신 만의 글자체를 만들 수 있다 하네요. 거기에다 간단한 꽃, 난초 등의 수묵화 그리기도 같이 병행하기 때문에,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면 꽤 이쁠 것 같습니다. 아직 캘리그라피 자격증 취득까진 생각하고 있진 않지만,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라가면 짧은 글을 쓰고 그것을 캘리그라피로 표현하는 것도 멋질 것 같습니다. 글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외적 표현의 아름다움까지 더해진다면 더욱 좋을 테니까 말이죠.



또 다른 도전!


7월부터는 캘리그라피 외에 하나를 더 배우고자 합니다. 바로 클래식 기타인데요, 예전에 통기타를 조금 치긴 했었습니다. 하지만 클래식 연주도 해보고 싶었죠. 그래서 클래식 연주의 가장 기초곡이라 할 수 있는 영화 <금지된 장난>의 OST ‘로망스’에 도전, 흉내까진 냈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그 이상은 무리더군요. 그 이후 무려 25년이란 공백이 생기긴 했지만, 이번엔 제대로 한번 배워볼까 합니다.


사실 이 결정은 에코라이후 기본과정 6기 멤버인 '소시적 락커' 현성이의 기타연주 ‘황혼(Twilight, Kotaro Oshio)’를 들으며 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매력적인 연주가 거의 꺼져있었던 클래식 기타에 대한 불씨를 되살리게 하는 직접적 계기가 되었죠. 그리고 클래식 기타를 배우는데 있어 한가지 뚜렷한 목표가 있습니다. 바로 트레몰로 주법(같은 음을 같은 속도로 여러 번 치면서 연주하는 주법으로 기타에서는 아주 빠른 속도로 연주한다)으로 연주해야 하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란 곡을 마스터하는 건데요, 물론 쉽진 않겠지만 1년 정도 열심히 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실제 스페인에 있는 알함브라 궁전을 방문하여 그 곡을 연주해 볼 수 있다면, 어휴... 생각만 해도!!^^




캘리그라피, 클래식 기타연주. 그리고 나중에 도전할 보타니컬 아트나 가죽 공예까지. 생각만 해도 많이 바빠질 듯 하네요. 하지만 조금씩 실력이 늘어나면, 그리고 그렇게 얻어진 능력과 작품들을 여러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면, 그만큼 삶은 더 즐겁고 풍요로워지지 않을까요?^^               



(표지 이미지 출처 : http://snacker.hankyung.com/article/55747)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Mail : bang1999@daum.net

Cafe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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