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들과 작은 축제를 만들어 보세요~
혹시 “노을치맥”이란 단어 들어보셨나요? 아마 못 들어 보셨을 텐데요, 왜냐하면 아직 세상에 잘알려지지 않은 신조어이기 때문이죠. '저녁 어스름을 덮는 빠알간 (강변) 노을을 바라보며 좋은 사람들과 함께 시원한 맥주와 치킨을 즐기는 것', 이것이 바로 “노을치맥”의 정의라 할 수 있습니다.^^
2014년부터 매년 5월 혹은 6월이 되면 제가 운영하고 있는 에코라이후 모임에서는 “노을치맥”을 하고 있습니다. 장소는 대개 한남대교 옆에 위치한 한강 고수부지 공원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꽤 괜찮습니다. 일단 한강변이기 때문에 여름에도 저녁이 되면 바람이 선선하고, 탁트인 경치 또한 어느 외국 강변 못지않게 보기 좋죠. 게다가 해가 늬엿늬엿 지는 저녁무렵이 되면 석양빛 노을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황홀해 질 정도니 노을치맥을 위한 장소는 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 그리고 한강공원이 괜찮은 이유 또 한가지는 아무 준비물없이 몸만 가도 된다는 점입니다. 공원 곳곳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치킨과 맥주는 물론이고 돗자리까지 팔기 때문에 적절한 장소에 자리만 잡으면 되죠. 또한 편의점이 아니더라도 전단지를 돌리는 알바분들을 쉽게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치킨 주문만 하면 맥주는 물론이고 돗자리까지 서비스를 해 주니 두 손 홀가분하게 가도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제가 한강공원 알바 같네요!^^)
올해도 한강공원에서 노을치맥 데이가 열렸습니다. 지지난주 목요일이었죠. 16명의 에코 멤버들이 한자리에 모였는데, 참 고마운 것은 노을치맥을 함께 하기 위해 먼곳에서 와 준 사람들이 꽤 많았다는 겁니다. 경기도 오산에서 온 고등학교 한문선생님 ‘단풍’, 양평의 전원주택에서 살고 있는 1인 기업가 ‘거꾸로 아빠’, 안성에서 바쁜 일 접어두고 올라 온 ‘따또’누나까지, 수원이나 용인, 인천에서 온 사람들은 명함조차 내밀기 어려웠죠. 게다가 백미는 근무처인 논산에서 서울까지 올라온 ‘병호’였습니다. 그는 이날을 위해 반차까지 내고 참석했죠. 그야말로 대단한 정성 아닌가요?
여기에 더해 에코독서방의 영원한 총무 ‘라레스’의 정성 또한 무지막지(?)했습니다. 그냥 한강공원에서 치킨이며 맥주며 시키면 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의 한 시장에서 제일 맛있다고 소문난 통닭은 물론이고, 먹는 즐거움을 배가시키기위해 따로 준비한 수육과 보쌈김치 그리고 홍어무침까지! 거기에 시원하게 마시라고 아이스박스에 얼음까지 넣어 준비한 캔맥주와 소주 그리고 이를 공수하기 위해 인천에서부터 차를 몰고...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덕분에 이번 노을치맥은 보는 즐거움 외에 먹는 즐거움까지 더해질 수 있었죠.
항상 그렇듯 에코 모임은 간단한 자기소개로 시작합니다. 모임 때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기 때문이죠. 소개시에는 반드시 자신의 나이를 밝히도록 하는데, 이는 뒤에 이어질 ‘반말게임’을 하기 위함입니다. 다만 원래의 나이보다 10살 낮춰 이야기하는데, 이렇게 하면 진짜 그 나이로 보여지게 되는 신기함을 경험하게 됩니다. 우리는 이 나이를 ‘에코 나이’라고 부르죠. 이날의 막내는 한의원에서 일하고 있는 이팔청춘 20살(!) ‘늘봄’이었네요.^^
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 탁 트인 공간, 붉게 물들어가는 노을빛, 어스름한 조명, 앞과 옆에 앉은 즐거운 표정의 사람들, 꾸미지 않은 웃음, 자신도 모르게 쏟아져 나오는 수다, 반가운 왁자지껄함 그리고 입맛을 돋구는 맛갈난 음식들과 흥을 돋궈주는 주류들. 사실 축제란 게 어쩌면 별 것 아니겠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게 바로 축제 그 자체일 테니까요. 여기서 더 무엇이 필요할까요? 그저 이것 만으로도 너무도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헤어지기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이별의 시간들은 너무나 빨리 다가오죠. 우리는 모두 서로를 아껴주는 허그를 하며 이별의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향하는 길. 한강 공원의 딱 한가지 단점은 집에 가는 교통편이 다소 불편하다는데 있습니다. 밤 10시쯤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소보다 집에 늦게 도착할 수 밖에 없었죠. 논산에서 온 병호는 대전 집에 새벽에 도착할 수 밖에 없었고, 안성 따또누나 또한 가는 길에 통화를 해보니 간신히 막차를 타고 가고 있더군요. 노을치맥 나들이가 효율대비 고생스러움에도 불구하고 누나의 한마디가 가슴에 남았네요.
“불러줘서 고마워.”
'아니, 오히려 함께 해줘서 고마워요.'
제 마음입니다.
장마철이네요. 하지만 이제 본격적인 여름은 시작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노을치맥” 한번 해 보세요. 또 다른 즐거움, 행복이 같이 할 겁니다. 그 자체로 작은 축제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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