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기업가’라 쓰고 ‘백수’라 읽는...
‘1인 기업가’라 쓰고 ‘백수’라 읽는 생활도 벌써 7개월이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시간 참 안가는 것 같더니 요즘에는 그야말로 총알처럼 지나가네요. 지금의 견디기 힘든 폭염도 조금만 지나면 금방 선선한 가을로 바뀌어 버릴 듯 최근의 시간은 마치 폭주기관차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회사를 나옴으로써 맞게 되는 가장 큰 걱정은 아무래도 경제적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이 부분에 대해 다소의 불안을 안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지내보니 아직까지 별 무리는 없는 듯 싶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요? 바로 수입과 지출이 적절한 평행선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수입이 얼마나 되냐고요? 지난 7개월 동안의 제 수입을 한번 공개해 보겠습니다.
제 수입은 크게 2가지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하나는 일을 통한 수입이고, 다른 하나는 투자를 통한 수익입니다. 일단 일을 통한 수입부터 말씀드려 볼게요.
예전 칼럼에서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삼성화재와 온라인 금융매거진 ‘뱅크샐러드’에 정기적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두 군데 합쳐 약 60만 원 정도를 월 원고료로 받고 있죠. 그리고 아주 가끔 재무관련 강의를 합니다. 하지만 아직 무명의 강사인지라 그 횟수도, 금액도 적습니다. 그러니 강의 수입은 거의 없다 해도 될 정도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수입은 ‘실업급여’입니다. 저는 10년 이상 회사에서 일했기 때문에 총 210일의 실업수당을 받습니다. 일당은 5만 원이고요. 30일로 치면 약 150만 원이 제 실업급여인 거죠. 하지만 온 전히 다 받지는 못합니다. 왜냐하면 원고료와 강의 등의 수입이 있을 경우 해당 일자만큼 실업급여에서 제외되기 때문이죠. 만약 두 곳으로부터의 원고료 수입과 강의 한번을 했다면, 3일치는 제외하고 실업급여가 나오게 됩니다. 그럴 경우 135만 원([30일 – 3일] × 5만 원/일)을 수령하게 되는 거고요. 지금까지 원고료와 실업급여를 합치면 매월 약 200만 원 정도를 벌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가요, 이 정도만되더라도 생활하는데 큰 무리는 없겠죠?
하지만 9월부터가 진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입의 중심축을 차지하던 실업급여가 8월부로 끝나게 되는데, 이때부터 저는 진짜 백수가 됩니다. 아마도 지금 상태의 연장이라면 9월부터 제 수입은 거의 원고료만 남게 되겠죠. 게다가 원고 연재마저도 끝나게 된다면 그때부터 수입은 ‘0’가 될 것이고요. 그야말로 아찔하고 끔찍한 상태가 되겠죠.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제게는 두 번째 수입이 있습니다. 바로 투자를 통한 수익이 그것인데요, 그동안 모아 놓은 금융자산을 가지고 ETF 상품에 투자를 하고 있죠. 올 4월까지는 꽤나 괜찮은 수익을 냈었습니다. 1년 생활비 정도를 벌었죠. 하지만 이후 주식시장의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현재는 연초 수익을 훨씬 초과하는 마이너스를 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좀 우울하긴 합니다. 주식시장이 호전될 때까지는 상황을 지켜보며 기다려야할 테니까요. 경험상 기다리면 플러스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 시기가 단기에 끝날지 아니면 조금 길어질지 모른다는 것이 조금 답답하긴 하네요.
8월부터는 보다 적극적으로 일을 통한 수입을 만들어 보려 합니다. 현재 제가 운영하고 있는 1년짜리 경제·경영·인문의 균형찾기 프로그램 <에코라이후 기본과정> 중 경제파트만 별도로 떼내어 3개월짜리 <에코라이후 단기과정>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은 개인경제와 재무적으로 다소 문제가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그 문제점들을 집중 분석한 후 해결 포인트를 찾아내는 소그룹 워크샵 형식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제 프로그램 중 최초의 유료과정으로 운영할 생각이고요. 6년 간의 <에코라이후 기본과정> 운영경험을 최대한 녹여 프로그램 참가자분들에게 경제적으로 많은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합니다.
또 다른 하나는 아직 접촉은 하지 않았지만 한겨례교육문화센터 같은 곳에 재무강좌를 개설할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이곳에서 정기강좌를 한다 할지라도, 수입에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기에는 꽤 괜찮은 방법 중 하나라고 하니 장기적 차원에서라도 할 수 있다면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어쩌면 지금까지는 워밍업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9월부터가 본격적인 제 1인 기업의 시작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온전히 제 힘으로 먹고 살아야 할 테니까요. 크게 두렵지는 않습니다. 수입이 적으면 그 수입에 맞추어 살면 되니까요. 또한 2년이란 준비기간을 염두에 두고 있었고, 아직 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무언가를 조금씩 만들어 가고 있으니 이것 만으로도 1차적인 성공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렇게 한걸음씩 나아가다보면 2년 후에는 어느 정도 자리 잡은 1인 기업가의 길을 걷고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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