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즐거운 이대리 VS 일이 힘들기만 한 김대리, 이들의 차이점은?
같은 회사의 입사 동기인 김대리와 이대리. 두 사람은 같은 듯 다른 회사 생활을 하고 있다.
김대리는 현재 하고 있는 일이 그다지 즐겁지 않다. 그에게 있어 일이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며, 조직의 다음 단계로 올라가기 위한 과제와도 같다. 그래서 일은 항상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래도 잘 해내야만 하는데, 일은 곧 경쟁이며 여기서 이기지 못할 경우 도태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반면에 이대리는 항상 희희낙락이다. 그는 일이 즐겁다. 그에게 있어 일이란 자신의 능력에 대한 도전이다. 마치 게임처럼 그는 일을 하나씩 하나씩 클리어해 나간다. 이를 통해 스스로가 성장하고 있음을 느낀다. 남들은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한다고 하지만, 그는 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 즐겁게 일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다니, 그야말로 일거양득(一擧兩得)이 아닐 수 없다.
직장인은 직장이란 공간에서 일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별도의 개인 사업을 하거나 장사를 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장인이 된다. 일반적으로 직장에 들어가는 것을 취직(就職) 혹은 취업(就業)이라 부르는데, 이는 직장과 일(業)이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직장에 들어가 일을 하려는 걸까? 여기에는 크게 2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일을 함으로써 본격적인 사회의 일원이 됨과 동시에, 자신의 능력과 존재 가치를 증명하기 위함이라 할 수 있다. 일을 통해 보람과 의미를 얻게 되고, 더 나아가 사회적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일의 목적화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이유로는 일에 대한 대가, 즉 월급을 받음으로써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중심이 되는 키워드는 일 그 자체가 아닌, ‘돈’이라 할 수 있다. 이 말은 곧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한다는 것이며, 반대로 자신이 바라는 수준의 돈을 얻을 수 없다면 언제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둘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결국 이는 일을 수단으로 보는 관점이라 하겠다.
김대리는 일을 수단으로 바라보는 사람인 반면에 이대리는 일 그 자체가 목적인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일을 수단으로 여기게 되면 일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거쳐가야만 하는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 되는 일이 되며, 당연히 여기에 즐거움이 함께 할 수는 없다. 반대로 일을 목적으로 바라본다면, 일은 그 자체가 목표가 되고 도전이 된다. 힘들고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온전히 그것을 해결했을 때는 매우 큰 기쁨을 가져다준다. 또한 새로운 일에 도전할 힘을 발휘하게 해 줌으로써 일의 선순환을 만들어 주며, 이는 일에 대한 즐거움을 배가시켜주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자, 그렇다면 일을 통해 돈도 벌고, 의미와 보람, 즐거움까지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 인사들의 조언을 들어 보자.
대한민국 최고의 만화가로 칭송받고 있는 허영만 화백. 그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만화였고, 만화를 그릴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만화는 돈을 벌어다 주는 수단으로써의 일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즐거움 그 자체라고 강조한다.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은 ‘가왕’ 조용필. 그는 ‘국내 최초 단일 앨범 백만 장 판매, 최초 누적 앨범 천 만장 판매, 국내 가수 최초 미국 라디오시티홀 공연’ 등 무수한 기록을 세운 대한민국 음악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어떻게 이런 불멸의 기록을 세울 수 있었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가왕은 다음과 같이 답한다.
"저는 기록이 뭔지 잘 모릅니다. 오랫동안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거죠. 무엇을 위해서 음악을 했고 그런 거는 전혀 없어요. 그냥 음악이 좋아서, 음악 듣는 걸 좋아하고 음악으로 감동받고 그래서 한 겁니다."
수많은 유명인사들이 하는 이야기의 공통점은 바로 이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하라. 그러면 즐겁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으며, 더불어 자연스럽게 돈도 따라온다’는 것이다. 좋은 이야기 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직장인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상당한 거리감이 느껴진다. 물론 자신이 정말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직장을 떠나 자신 만의 일을 시작하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을까?
직장인 A 씨는 마케팅 부서에 근무하는 BM(Brand Manager)이다. 그의 업무는 신제품 기획에서부터 개발, 스케줄링, 론칭 그리고 프로모션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사실 그는 입사 전부터 마케팅을 원했고, 자신이 원하던 부서에서 일하게 됨으로써 기뻐했었다. 하지만 막상 일을 해본 결과 큰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신제품 아이디어와 기획은 누구보다 잘하는데, 스케줄링, 프로모션과 같이 여러 사람들을 만나 일정을 조정하고 통제해야 하는 업무에는 약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에게 현재의 마케팅 업무는 더 이상 즐거운 일이 아니었다.
직장에서의 일이란 단순 업무도 있지만, 대부분은 복잡한 경우가 많다. 위의 사례처럼 여러 가지 일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두 가지 측면에서는 매우 뛰어난 모습을 보이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 방법은 자신이 잘하는 것과 그렇지 못한 부분을 구분 지어 정리해 보는 것이다. 이를 ‘태스크 세분화(Task Segmentation)’라 부르는데, 자신의 직무를 최소 단위인 태스크로 구분한 후 강점과 약점으로 재정립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에 따라 일하는 방법을 새로운 방식으로 변형시켜 본다. 예를 들어 자신은 강점에만 집중하고, 약점을 보이는 부분은 다른 전문가에게 위임 또는 협업하는 식으로 말이다.
잡 크래프팅(Job Crafting) 기법을 활용할 수도 있다. 잡 크래프팅이란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 가운데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을 자발적으로 바꿔 봄으로써, 업무에 대한 만족감을 높이는 활동을 말한다. 직장인 B 씨의 경우 재무팀에 근무하면서 자신이 터득한 알짜 금융정보들을 사내 게시판에 정기적으로 공유함으로써, 직원들에게 도움을 줌은 물론이고 자기 스스로도 사내 전문가로 올라서게 된 케이스다. 자발적 업무의 확장이 일의 즐거움을 만든 경우라 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적성에 맞는 부서가 있다면, 그리고 누구보다 열심히 할 자신이 있다면 인사이동 때 그 부서로 옮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물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왜 자신이 그 부서로 옮기고 싶어 하는지, 그 부서로 옮겼을 때 얼마나 잘 해낼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떤 목표를 가지고 일에 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은 있어야 할 것이다. 만약 자신의 바람대로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된다면, 보다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하자면, 직장인은 일을 통해 수단과 목적의 균형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직장은 수단으로써의 일만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즐겁고 재미있게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여기에 더해 자신의 강점을 찾아 개발하고, 일에 적용할 수 있다면 우리는 일을 통해 의미와 보람, 그리고 자기 성장까지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성공까진 아니더라도 데일 카네기의 다음 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자신의 일을 재미없어하는 사람 치고 성공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 데일 카네기 -
* 이 글은 현대케피코 사보(18년 11월+12월호)에 실린 칼럼입니다.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Mail : bang1999@daum.net
Cafe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하나. 차칸양의 (무려) 5년 4개월 만의 신간 <(평범한 사람도) 돈 걱정없이 잘 살고 싶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가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현재 위클리 매거진에 연재되고 있는 <돈 걱정없이 잘 살고 싶다면>의 원본판이라 할 수 있으며, 지난 6년간 진행되었던 <에코라이후 기본과정>의 총 집약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도 경제, 경영, 인문의 균형을 찾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여유있고 풍요롭게 살 수 있습니다. 이 장기 불황의 시대에 보다 잘 살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꼭 한번 읽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둘. 더불어 경제·경영·인문의 균형찾기 프로그램<에코라이후 기본과정> 7기도 모집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경제공부를 전면에 표방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경제와 더불어 경영 그리고 인문까지 함께 공부함으로써, 10개월이란 시간동안 경제·경영·인문의 균형점(Balancing Point)을 모색하는 과정입니다. 1월 29일(화)까지 모집 중이니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지원 바라며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를 확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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