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다시 도전, 그리고 마침내 응답을 얻다
컨텐츠 기획자인 L 대표님을 만나고 난 후 크게 2가지 고민에 빠졌다.
하나는 제목 바꾸기. 일단 <쥐꼬리 월급으로 풍요롭게 사는 법>에서 ‘쥐꼬리 월급’은 빼기로 했다. 그렇다면 다른 임팩있는 제목을 찾아야 할텐데, 막상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그래도 조금 생각을 하며 찾은 키워드는 이런 것들이었다.
월급쟁이, 볕뜰 날, 해뜰 날, 사노라면, 29세에서 65세까지, 월급쟁이 30세부터 50세까지 20년의 승부...
대부분 딱히 와 닿질 않았다. 좀 더 고민을 해봐야겠지만, 일단 다음 출간 기획서를 보낼 때 제목은 원래 썼던 <한 권으로 읽는 B+ 인생 교과서>로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다른 하나는 목차를 조금 더 매력적으로 구성해 보는 것이었다. 평이한 전개가 아닌, 독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그런 흐름으로. 여기에 더불어 각 파트의 소제목 또한 ‘오~ 이런 이야기라면 한번 읽어보고 싶네’하는 정도로 바꿔 보고, ‘이러이러 해야한다’의 훈수 두기 느낌이 아니라, 그냥 눈길을 확 잡아끌 수 있을 정도의 제목들을 뽑아보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사실 목차는 꽤나 오랫 동안 수정에 수정을 거듭한 것이었다. 경제의 경영화, 경영의 경제화로부터 시작해서 지금의 휴매노믹스 공부 컨셉으로 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고, 꽤 많은 수정을 거쳐 지금의 목차가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평이하고 재미없는 전개로 비춰졌다면 이는 분명 내 능력의 한계라 인정해야만 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가야할까? 제목만 원래대로 바꾸고, 목차는 그대로 둔 채 다시 도전해 보기로 결정했다. 그래, 모든 사람이 L 대표님처럼 생각하진 않을 것이다. 이런 구성을 마음에 들어하는 출판사도 분명 있을 테니까.
7월초, 지난 5월에 보내지 않았던 다른 출판사들에 동시에 출간 기획서를 보냈다. 분명 내 글을 좋아하고, 내 책을 출간해 줄 출판사가 있을 것이다. 변화경영연구소의 한 연구원이 내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변경연 연구원들의 글은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가 있기 때문에 수 많은 출판사 중 최소 한, 두 군데와는 충분히 연결될 수 있다고. 왜냐하면 구본형 선생님께 배운 철학과 원칙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나 또한 그렇게 믿는다. 전 책인 <불황을 이기는 월급의 경제학>도 그렇게 출간했던 것 아니던가.
이제 화살은 나의 손을 떠났다.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답이 오지 않더라도 어쩔 수 없다. 그때는 컨셉부터 다시 전면적으로 손을 봐야 할 것이다. 모든 출판사들로부터 답이 없다면 이는 분명 안 팔리는 컨셉이 분명한 거니까.
오후 3~4시쯤 메일을 보낸 듯 싶다. 그리고 6시가 좀 못 되어 부재중 전화가 한통 와 있었는데, 모르는 번호였다. ‘누굴까?’ 하는 마음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화를 걸었다. 한참 후에 상대가 전화를 받았는데, ‘오~ 이런!’ 모 출판사의 대표님이었다. 내가 보낸 기획서가 컨셉도 좋고 내용도 괜찮으니 한번 만나자는 것이었다. ‘이렇게 빨리?’ 채 3시간도 되지 않아 답을 받다니.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다음날 오후에 만나기로 하고 약속을 잡았다.
저녁에도 회신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두 군데 출판사에서 연락을 받았는데, 다만 아쉽게도 두 곳 모두 조건부 출판 제안을 하고 있었다. 한 곳은 출간은 하되 인세가 없는, 즉 책만 내주겠다는 것이었고, 다른 한 곳은 일정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약간의 자비 출판의 성격이 포함된 제안이었다. 연락은 고마웠지만, 이런 조건부 출판은 내가 원하던 것이 아니었다. 이후에도 이런 제안은 한번 더 받았다.
그리고 다음날 오전에 다시 한군데 출판사에서 메일을 받았는데, 컨셉이 마음에 들고 괜찮으니 출간 일정과 계약 조건 관련해 미팅을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오~ 하루 만에 두 군데에서 계약 오퍼를 받다니, 즐겁지 않을 수 없었다. 전화를 해서 당일 오후에 미팅하기로 약속을 잡았다. 3시와 5시. 한 곳은 광화문 교보에서, 다른 한 곳은 강남 교보에서.
분명 바쁜 하루가 될 듯 싶었다.
(5편에서 계속)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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