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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Oct 10. 2019

그의 멋진 성공 스토리를 기대합니다!

31살 재무상담사와의 재무 컨설팅 수기


지난 9월 중순, 재무 컨설팅 신청 메일 한통을 받았습니다.


항상 그렇지만 컨설팅 요청을 받으면 설레입니다. 이번에는 어떤 분이 어떤 필요에 의해 재무 컨설팅을 신청하게 되었을까.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항상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대도 되고, 약간의 두려움도 생깁니다.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상대가 원하는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고민을 해결해낼 수 있을까? 질문과 의문은 머릿 속을 떠돌지만 그럼에도 누군가를 만난다는 기대감과 설레임은 제 가슴 속에 잔잔한 파동으로 전달되곤 합니다.


메일을 클릭합니다. 그리고 눈으로 편지 글을 읽어가기 시작합니다. 이런. 한번의 눈훑음만으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한번 더. 그제야 메일 내용이 머리에 들어옵니다. 그러자 제일 먼저 ‘왜?’라는 의문이 떠오릅니다. 그와 함께 저도 모르게 약간의 헛웃음이 지어집니다. 신청자의 특별한 직업때문이었죠



안녕하세요 차칸양님.


재무컨설팅 신청하는 31살 OOO입니다.


저는 현재 블로그 운영하며 재무상담 후 상품을 영업하고 있습니다. 이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 차칸양님 글을 보며 감명 받았고 단순히 상품영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굳이 가입을 안하더라도 상담을 통해 사람들의 재무상황을 나아지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 덕인지 현재는 시작했을 때보다 제 상황도 나아졌고, 꾸준히 연락하는 고객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재무상담을 하지만 정작 자신의 재무상황은 엉망인 사람들을 많이 봤습니다. 그래서 전 제 재무상황이 우선 좋아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안정화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지금은 나름 괜찮아졌지만, 미숙한 면이 무엇일까 계속해서 고민이 많습니다.


또한, 직업적으로 상담을 하다보면, 상품과 돈 이야기보다 최 씨 3남매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을 만나고 책을 읽고 강의를 들으며 공감하고 소통하려 하지만, 저 역시 최 씨 3남매가 갖춰지지 않아 상담 시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상담을 신청합니다. 제가 나은 사람이 되야 저를 만나는 사람들도 나아질 수 있고, 최소한의 경제적 자유를 이루게 되면 지금보다 더욱 상품에 연연하지 않은 상담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긴 신청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31살 청년의 직업은 재무상담사입니다. 편지 내용 그대로 재무상담사가 재무상담을 신청한 겁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저는 재무 컨설팅을 진행하더라도 상품 추천을 하지 않지만, 위의 청년은 무료로 재무상담을 진행한 후 펀드나 보험, 해외상품 등의 추천을 통해 고객들이 상품에 가입하게 되면 정해진 수수료를 받는다는 겁니다. 즉 고객의 상품 가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죠.



그가 재무상담사를 시작한 이유


재무 컨설팅은 2회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실제로 만나본 그는 키도 크고 말도 잘하며, 게다가 잘 생기기까지 한 훈남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졌습니다. 뭐랄까요, 재무 컨설팅을 넘어 그의 젊고 뜨거운 기운을 받는다고나 할까요. 마치 제가 뱀파이어(?)가 된 느낌이더군요!^^


그가 재무상담 일을 시작한 지는 이제 1년 반 가까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전에는 1년 반 정도 대기업에 근무했었는데, 다니면서 자신의 적성에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과감히 사직서를 썼다고 하네요. 대단한 청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거의 모두가 다니고 싶어하는 대기업을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작 1년 만에 그만둘 수 있다니 말이죠. 별다른 생각없이 24년간이나 직장생활을 했던 저의 과거가 살짝 반성(!)되기도 했습니다. 회사를 나와 4개월 정도는 청소년 강의 일을 했는데, 이 일도 곧바로 접었다고 합니다. 해보니 청소년을 가르키는 일이 만만치 않을뿐 아니라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이어서 찾은 일이 바로 지금의 일입니다. 처음에는 보험상품만 추천했지만 다양한 공부를 통해 펀드와 해외상품까지 상품의 범위를 넓혀 현재는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의 포트폴리오를 구성, 추천한다고 하네요.


그가 이 일을 좋아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첫 번째가 ‘참견하기 좋아서’라고 하네요. 그의 표현이 재밌죠? 두 번째는 해결책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어서이고, 세 번째는 미래의 꿈인 강사로 나가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괜찮은 직업이라는 점 그리고 오래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점 등이었습니다. 아, 그리고 직접 경험해보니 어렵긴 하지만 생각보다 이 일이 꽤나 재밌다고 하네요. 적성에도 잘 맞고요.


물론 아무리 재밌고 좋은 직업이라 할지라도 수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지속적으로 일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현재 그의 수입은 당연히 대기업에 다닐 때만큼 나오지 않습니다. 그때보다 더 많은 시간, 더 많은 땀과 노력을 들이고 있지만, 아직 그만큼의 수입으로 연결되고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죠. 게다가 한번 큰 사기를 당한 경험이 있어 현재 그의 자산은 ‘제로’나 마찬가지입니다. 지금도 수입의 대부분을 빚 갚는데 써야만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해서 절실하게 아끼고 모아야만 합니다. 게다가 7년 사귄 여자 친구와 결혼까지 준비하려면 시간도, 돈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는 씩씩하고 자신감이 넘치며 유쾌하기까지 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에게 잘 맞는 일을 찾았고, 현재 그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의 꿈을 돕기 위한 4가지 조언


사실 재무적으로 그에게 별다른 개선이나 조언을 할 것은 없었습니다. 그는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을뿐 아니라 본인 스스로 실천까지 하고 있기 때문이었죠. 그렇다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 그의 시선은 현재가 아닌 미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의 꿈은 강사가 되는 것입니다. 재무관련 글을 꾸준히 쓰고 있는 만큼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도 내고 싶고요. 그런 의미에서 그가 재무 컨설팅을 요청한 진짜 이유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이야기를 듣고자 함이었습니다.


그에게 몇가지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첫 번째로는 강사모임을 소개했는데, 아마도 그의 밝은 성격상 금방 모임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고, 이 모임을 통해 제가 들려준 이야기보다 훨씬 더 많은 경험담과 준비 과정에 대해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또 강사로서 기본적인 준비, 특히 본인 만의 컨텐츠가 갖춰진다면 본격적인 강사 데뷔의 기회도 오래 걸리지 않아 잡을 수 있을 겁니다.


두 번째로는 자신 만의 고유한 브랜드 만드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총 3단계로써, 1단계는 ‘나’, ‘꿈’, ‘일’을 주제로 마인드맵을 활용해 각각의 주제에 대해 3가지 키워드를 찾고, 2단계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 4가지와 강점 4가지를 찾은 후 각각을 연관시켜 총 16가지의 직업을 찾아보라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독서’를 좋아하고, 가르치는 것을 잘 한다면 ‘독서지도사’가 하나의 직업으로 생성될 수 있을 겁니다. 16가지의 직업 후 가장 자신과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2가지를 고른 후, 1단계 때 뽑은 키워드와 연관시켜 생각해 보라고 했습니다. 만약 그 직업이 키워드와 무리없이 잘 연결된다면 이는 자신과 잘 맞는 직업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 3단계는 자신의 브랜드를 만드는 일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강점을 각각의 원에 대입시킨 후 마지막으로 이를 수입과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지 하나의 원을 더 그려보는 겁니다. 그리고 3개의 원이 교차되는 부분을 자신의 브랜드로 정의해 보는 것이죠. 저의 직업을 예로 들면 아래와 같은 도식이 완성되는 겁니다.



세 번째로는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자신 만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라 했습니다. 저는 현재 경제,경영,인문 프로그램 ‘에코라이후 기본과정’과 독서 습관화 프로그램 ‘에코독서방’, 이 2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제 8년 째를 맞이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현재도 만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교류할 겁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큰 기쁨이자 축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을 책에 비유한다면, 저는 기존의 책 외에 수 많은 책들을 읽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는 것이죠. 사람과의 연대는 자신을 더 성장하게 만들어 주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대를 위해서라도 자신 만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것은 자신의 브랜드를 더 확고히 그리고 넓혀갈 수 있는 큰 힘으로 자리잡도록 도와줍니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본인 만의 프로그램을 구상하여 하나씩 만들어 가다보면 자신과 주위 사람들을 위한 괜찮은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절대 서두르지 말라고 강조했습니다. 조급함은 결국 자충수를 가져올 수도 있게 됩니다. 지금도 훌륭히 잘 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 성장해 나가면 꽤나 탄탄한 성공의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투자도 마찬가지지만 성공 또한 일시적 성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꾸준한 투자, 그리고 성공의 여정을 지속적으로 가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탄탄한 기본기, 차별적 컨텐츠 그리고 자신 만의 독창적 브랜드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갖추기 위해서는 본인의 노력과 땀, 열정도 투입되어야 하지만 여기에 덧붙여 반드시 적절한 시간도 추가되어야만 합니다. 발효식품이 건강에 좋은 이유는 발효가 되기 위한 시간, 즉 성숙의 시간이 포함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래가기 위해서는 처음엔 천천히 가야만 합니다. 처음부터 전력 질주를 하면 결국 탈진하기 마련이니까요.


그의 5년 뒤, 10년 뒤 멋진 모습을 기대합니다!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재무 컨설팅, 강의 및 칼럼 기고 문의 : bang1999@daum.net

- 차칸양 아지트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 공지사항입니다~!

1. 제가 운영하고 있는 에코라이후에서 제2회 에코라이후 릴레이 강연&토크 모임을 10월 26일(토)에 개최합니다. 4명의 연사가 가지고 있는 자신의 재능을 아낌없이 풀어놓을 예정으로, 에코 커뮤니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와서 듣고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에코 커뮤니티에 혹은 4명의 연사가 발표할 주제에 흥미가 있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신 후 참가 신청바랍니다.^^

https://brunch.co.kr/@bang1999/544


2. 라이프 밸런스 컨설턴트(Life Balance Consultant) 차칸양이 본격적인 개인 재무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평소 자산관리나 재무설계 그리고 노후 대비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그 방법을 몰라 실행하지 못했던 분들,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함으로써 경제 플랜을 세워야 하는 새내기 직장인들, 퇴직을 앞두고 경제를 비롯한 삶에 대한 고민이 많으신 분들 등 경제와 관련된 조언과 해법을 드립니다. 또한 컨설팅을 진행하더라도 절대 금융상품, 보험상품에 대한 가입 권유를 드리지 않습니다.^^

방식은 대면과 비대면(전화, 지방 거주자) 2가지가 있으니 본인의 상황에 따라 신청하시면 됩니다. 재무적 그리고 인생 준비를 위한 여러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의 많은 관심 바라며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https://brunch.co.kr/@bang1999/489

https://brunch.co.kr/@bang1999/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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