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면접을 진행하며 느낀 점에 대하여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직장에서 정해 놓은 몇 가지 관문을 통과해야만 합니다. 그 첫 번째는 서류전형으로, 여기서는 자기소개서와 더불어 지원자가 가진 성향이나 스펙 등이 회사와 잘 맞는 지를 우선적으로 보게 되죠. 서류전형을 무사히 통과하면 그 다음은 면접입니다. 회사에 따라서는 면접 전 관련 시험을 보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바로 면접이란 관문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아무래도 취업을 위한 관문 중 제일 어려운 것이 면접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서류전형이나 시험같은 경우는 글이나 성적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다소 소극적, 폐쇄적 활동이라 할 수 있지만, 면접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내보여야 하는(혹은 포장하지 않은 것처럼 포장해야 하는), 게다가 그것을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해야 하는 개방적이며 적극적인 활동이라 할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평상시 실력도 중요하지만, 그게 못지 않게 순발력과 임기응변력도 필요로 하므로 면접은 무척이나 어렵고 힘든 관문이라 하겠습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글이나 성적보다 말이나 행동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더 잘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면접은 여전히 쉽지 않은데요, 왜냐하면 이 과정에는 상대적 경쟁이란 개념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죠. 함께 면접을 보는 사람들, 즉 경쟁자들보다 더 준수해야하고, 돋보여야 하며 거기에 더해 차별적이며 자신이 취업하고자 원하는 회사에 아주 잘 맞는 인재라는 것까지 정해진 짧은 시간 내 최대한 그리고 강력히 어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찌보면 면접은 선택받기(취업)를 위해 펼치는 라이브 전위 예술이라고도 볼 수 있을 듯 하네요.
직장을 나와 독립하기 전 3~4년 정도 전 회사에서 사내 면접관으로 활동했었습니다. 주로 신입사원과 재무회계 관련 실무면접 면접관으로 활동했었는데, 3 대 3, 혹은 3 대 5와 같은 다수 대 다수의 면접을 진행했었죠.
면접관으로 활동하기 전까지는 면접관이 그렇게 힘들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하고보니 정말 만만치 않더군요. 물론 지원자의 절실함, 안타까움, 어려움에 비하면 당연히 낫다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면접은 지원자와 면접관, 양측 모두에게 쉽지 않은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원자는 어떻게든 자신이 선택될 수 있도록 스스로의 장점과 매력, 재능을 어필해야 할 것이고, 면접관은 다수의 지원자 중에서 가장 잘 회사와 어울리는 인재를 추려야 하니까요. 여기에 더해 면접에 응시하는 지원자의 수를 정해진 합격자수보다 대개 2~3배 이상 많이 뽑기 때문에, 일단 단순 경쟁률만으로도 최소 2~3:1의 경쟁이 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즉 함께 면접을 보는 지원자를 제쳐야만 자신의 취업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죠.
합격자 수가 이미 정해져 있다보니 그 인원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불합격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안타까워도 어쩔 수 없죠. 사정이 이렇다보니 면접관 또한 면접이 진행되는 동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습니다. 집중에 집중을 해야만 하죠. 한 조당 3~5명 정도가 함께 진행하는 다수 대 다수의 면접은 대개 30분 정도의 시간이 주어지는데, 이는 사실 터무니없이 부족한 시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한 조에 5명의 지원자가 있을 경우 한명당 배분되는 시간은 고작 5분 여밖에 되지 않습니다. 지원자는 그 5분 동안 자신의 모든 것을 어필해야만 하고, 면접관은 수십, 수백 명의 지원자들 중에서 회사에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인재를 선택해야만 합니다. 이는 사실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 하겠습니다. 면접의 한계가 아닐 수 없죠.
면접을 진행하면서 (속으로) 깜짝 놀라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지원자들의 취업을 향한 열망과 열정이 워낙 뜨겁기 때문이었는데요, 일부 지원자는 얼마나 회사에 대한 조사를 많이 했는지 웬만한 내부 직원보다 회사 사정을 더 잘 아는 경우도 있었고, 또 다른 지원자는 기존 마케팅 부서 직원보다 더 나은 신제품 기획안이나 마케팅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 그 지원자에게는 우대 점수를 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만큼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고민 또한 거듭했을 테니까요.
면접 중 가장 아쉬웠던 경우는 분명 아이디어나 적극성 그리고 인성도 좋아보이는데 너무 긴장한 나머지 자신이 준비했던 말들을 제대로 못할 때입니다. 이럴 경우는 천천히 그리고 숨을 돌린 다음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시간을 조금 더 배려하는 편이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쉽게 긴장감을 떨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면접장의 분위기가 많이 무겁기 때문이겠죠. 면접관으로서 이런 때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조금 더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그리고 보다 편안한 환경에서 면접을 볼 수 있었다면 자신의 실력을 훨씬 더 잘 드러낼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후편에 계속)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재무 컨설팅, 강의 및 칼럼 기고 문의 : bang1999@daum.net
- 차칸양 아지트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