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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Dec 18. 2019

관찰면접의 면접관으로 데뷔하다(후편)

관찰면접을 진행하며 느낀 점에 대하여


관찰 면접면접의 단점을 보완하다


지난 11월초 어느 공기업의 사외 면접관으로 참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해 안내를 받아보니 제가 맡게 된 면접은 일반적 형식의 면접이 아닌, 관찰 면접이란 것이었습니다. 관찰 면접? 언뜻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정확히 어떻게 진행되는 것인 지는 잘 몰랐죠. 잠깐 설명하자면 관찰 면접이란 일반 면접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원자들에게 주제를 부여하고 그것에 대해 토론하거나 공동작업하는 과정을 옆에서 ‘묵묵히 관찰하는’ 면접을 말합니다.


제가 참여한 관찰 면접에는 2가지 과제가 주어졌었는데, 하나는 2조로 나누어 진행되는 협상과제였고 또 다른 하나는 조없이 모두 합심하여 주어진 주제에 대한 조형물을 만드는 창작과제였습니다. 이 2가지 과제는 총 2시간 동안 진행되었는데, 재밌는 점은 면접관이 오로지 관찰만 할뿐 질문이나 지시를 하지 않는 다는 겁니다. 물론 관찰면접 시작 전에 과제를 진행하는 룰이나 요령에 대해서는 설명을 합니다만, 이외에는 일체의 말을 하지 않죠.


3일 동안 관찰면접을 진행하며 느낀 점은 이 방식이 매우 효과적이며 장점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시간에 쫓기지 않기 때문에 지원자, 면접관 모두 여유를 가지고 면접에 임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존 면접에서는 말이나 행동의 실수를 하게 되는 경우 이를 만회할 시간이 거의 없지만, 관찰면접의 경우에는 그것이 단순 실수라는 것을 증명하고 만회할 수 있는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죠.


이뿐 만이 아닙니다. 관찰면접의 백미는 지원자들의 각자 가진 서로 다른 장점들을 관찰할 수 있다는 겁니다. 사람들은 개인마다 성격이나 성향도 다르지만, 장점 또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일반 면접의 경우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논리적으로 설득력있게 잘 표현하는 사람에게 높은 점수가 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사람도 좋은 평가를 받게 되죠. 하지만 내성적이며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은 면접에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한된 시간,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온전히 자신이 가진 장점이나 매력을 표현하는 것이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하지 않을까요?



관찰면접자신만의 장점을 잘 드러낼 수 있다면


관찰면접을 진행하며 이런 경우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 과제인 협상과제 때에는 제대로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잘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순발력이나 재치, 빠른 대응력이 떨어지다보니 다른 지원자들보다 낮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과제인 조형물 창작과제 시간이 되자 그 지원자만의 장점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말을 많이 하진 않았습니다. 또한 주도적으로 나서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의 눈길을 끈 것은 협동심과 희생정신이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은 최선을 다해 빨리 끝내놓은 후, 그 다음으로 다른 사람들을 돕기 시작했습니다. 도와줄 것은 없는지, 자신이 챙겨야 할 것은 없는지 열심히 찾아 보더군요. 그리고나서도 시간이 남으면 주변 정리를 합니다. 쓰레기를 줍고, 여기저기 널려진 도구들을 박스 안에 담습니다.


사실 회사에서는 다양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필요로 합니다. 물론 적극적으로 앞에 나서 리더의 역할을 할 사람도 중요합니다. 또한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고 좋은 기획을 만들며, 그것의 실행을 위한 계획을 세우는 사람도 필요하죠. 하지만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은 실제 일을 제대로 해낼 사람일 수 있습니다. 특히나 자신의 맡은 바 임무를 척척 잘 해냄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의 일까지 관심을 가지고 배려하며 도와주려는 사람이 있다면 이는 가장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 약방의 감초이자 소금같은 사람이라 할 수 있죠. 이런 사람이 많은 회사일수록 좋은 근무 분위기는 물론이고 직원들이 출근하고 싶어하는 회사가 될 가능성이 클 것입니다.


관찰면접은 외향적, 내향적 모두를 위한 좋은 면접 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몇가지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 장시간 면접이 진행되는 만큼 자신을 의도적으로 포장해서는 안됩니다.

 - 너무 앞에 나서서 주도적인 모습을 보이려고만 하면 좋지 않습니다,

 - 면접관 앞에서만 잘 하려 해도 안됩니다.

 - 관찰면접 경험자의 경우, 내가 해 본적이 있다고 나서서도 좋지 않습니다.

 - 다른 지원자의 말을 자르거나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 혼자만 열심히 해서도 안됩니다. 협동심과 융화력을 보여야 좋습니다.


관찰면접시 제일 중요한 포인트를 한가지만 꼽으라고 한다면, 결국 자신의 차별적 장점을 스스로가 잘 인지하고, 그것을 무리없이 잘 보여줄 수 있다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외향적인 리더 스타일이라면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여 그 능력을 어필하면 될 것이고, 내향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면 다른 지원자들에 대한 배려와 관심 그리고 협동심을 통해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면 될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관찰면접에서는 그런 것들을 ‘관찰’할 여유와 시간들이 충분합니다. 그러니 자신 만의 장점으로 관찰면접을 잘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재무 컨설팅, 강의 및 칼럼 기고 문의 : bang1999@daum.net

- 차칸양 아지트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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