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재무컨설팅 사례#2] 30대 맞벌이 부부의 고민
결혼 3년 차 깨 냄새 솔솔 풍기는 상큼한 매력의 30대 맞벌이 부부. 게다가 사랑스러운 아내의 배 안에는 올 가을이면 세상에 첫 선을 보이게 될 그들의 분신이 조용히 숨 쉬고 있습니다. ‘더 이상 부러울 것도 아쉬울 것도 없다!’고 할만한 이들 부부에게도 작은 고민은 있었습니다. 알뜰살뜰하게 아끼며 잘 살고 있다 생각하지만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아기가 태어나게 되면 더 많은 지출이 필요하게 될 텐데 그 이후에는 어떤 식으로 자산관리를 해야 할지, 더 나아가 40대, 50대 이후의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지 등등.
이런 여러 고민들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직장인 B 씨 부부와 재무 컨설팅을 진행했습니다. 다음은 직장인 B 씨 부부의 인적사항입니다.
· 직장인 B 씨(만 35세) : 중견기업 근무. 대리. 프로그래머
· 아내(만 32세) : 간호사
· 아기 : 엄마 배 안에서 성장 중
표1. 직장인 B 씨 부부의 재무상태표
재무상태표에 의하면 직장인 B 씨 부부의 총자산은 약 3.8억 원으로 이 중에서 고정자산인 아파트형 빌라가 3.2억 원(83%)이고, 나머지 유동자산은 약 6천만 원(17%)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총자산에서 고정부채 1.35억 원을 제외하면 실제 총 보유자산은 2.5억 원 정도 되네요. 결혼한 지 3년째 임을 감안한다면 이 정도의 자산규모는 상당한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표를 보고 궁금해졌습니다. 어떻게 자산을 모았는지 말이죠.
직장인 B 씨는 군대를 일반 사병이 아닌 장교로 입대했고, 전역 시까지 무려 7년 간 복무했다 하네요. 7년의 근무 기간 동안 받았던 월급 중 65만 원을 일반 시중보다 상당히 높은 금리를 주는 것으로 소문난 군인공제회 적금에 꼬박꼬박 불입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원금 5,460만 원(65만 원×12개월×7년)에 이자 1,740만 원(와우!)이 붙어 총 7,200만 원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여기에 군 퇴직금으로 2,600만 원을 수령함으로써 전역 시점에는 거의 1억 가까운 돈을 모았다고 하네요. 이렇게 착실히 모은 돈과 아내의 혼수자금을 합쳐 서울 근교의 집도 장만했던 거고요. 어떤가요, 이 이야기만으로도 부부의 착실함이 그대로 느껴지죠?
조금 자세히 재무상태표를 들여다보겠습니다. 먼저 유동자산입니다. 유동자산은 약 6.7천만 원이지만, 여기서 제외시켜야 할 항목들이 있습니다. 종신보험과 연금보험이 그것으로, 종신보험은 본인 사망 시나 큰 장애 시 정해진 금액을 보상받을 수 있는 보험이기 때문에 현 보유자산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연금보험 또한 미래에 연금으로 수령할 수는 있으나 현재의 반영은 어려우므로 일단은 유동자산에서 제외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렇게 볼 때 B 씨 부부의 유동자산은 4.6천만 원까지 줄어들게 되는데, 그렇다 할지라도 이 정도 규모라면 나이대를 감안할 때 상당히 괜찮은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채의 존재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유동자산에서 부채를 제외한 순 유동자산을 보게 되면 6.8천만 원 의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는데, 여기에 종신보험과 연금보험 금액까지 제외한다면 총마이너스는 약 9천만 원 가까이 늘어나게 됩니다. 이는 부부의 수입이 모두 사라지는 것과 같은 최악의 상황(그럴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에 봉착하게 될 때, 결국은 고정자산인 집을 팔아야만 대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대출을 정리한 후 남는 자산이 재무상태표 맨 아래칸에 위치한 총 보유자산(자산계―부채계) 2.5억이 되는 거고요.
그렇기 때문에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부채를 줄이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부채비율A(부채계/유동자산계×100)는 총부채에 대한 유동자산의 비중을 의미하는데, 이 수치가 202%라는 것은 부채가 유동자산보다 2배 더 많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당연히 이 수치는 높을수록 좋지 않겠죠. 그러므로 일단 100% 이하로 부채비율A를 낮출 수 있도록 대출 원금을 줄이거나 혹은 유동자산을 늘려야만 하며, 그래야만 어려운 상황이 닥치더라도 경제적으로 버틸 수 있는 힘이 비축된다 하겠습니다.
표2. 직장인 B 씨 부부의 월 평균 수입/지출 내역표(최근 1년 기준)
다음은 직장인 B 씨 부부의 월평균 수입/지출 내역표입니다. 먼저 수입부터 보시면 부부의 합산 월 수입은 약 725만 원으로 연간으로 환산 시 약 8.7천만 원 수준입니다. 맞벌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한 금액이라 할 수 있죠.
다음으로 지출을 보면, 일단 수입 대비 투자율은 9% 밖에 되지 않습니다. 적금 30만 원과 연금보험으로 35만 원, 총 65만 원 밖에 모으고 있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투자율을 계산할 때 대출이자는 저축이나 투자로 계산하지 않지만, 대출원금 상환은 투자율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왜냐하면 저축이나 투자 대신 대출을 갚는 개념이기 때문이죠. B 씨는 지난 6월부터 월 300만 원씩 대출을 갚아나가고 있는데, 이 금액을 투자로 포함시킬 경우 투자율은 50.3%([65만+300만]/725만)까지 상승하게 됩니다. 수입의 절반은 저축이나 투자를 하고 있다는 뜻이죠.
그 외 지출에 대해서 크게 손볼 만한 사항은 없어 보입니다. 다만 부모님 용돈과 가족모임 회비로 월 76만 원씩 지출되고 있는데, 이는 가족의 화합을 위한 비용으로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잔액으로 월 213만 원이 남고 있는데, 이는 전기차 구입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고 하네요. 전기차를 구입하고 난 뒤에 이 잔액은 많이 줄겠지요.
직장인 B 씨 부부와 재무 컨설팅을 진행한 후, 부부간에 2가지 사항에 대해 좀 더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눠볼 것을 요청했습니다.
첫째는 부부의 경제관입니다. 부부는 평생을 동반자로서 함께 살아가야 합니다. 이때 제일 중요한 것은 성격을 비롯한 삶의 가치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가치관이 다르면 사실 오랫동안 같은 방향을 보고 걸어간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치관은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함께 살아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지요. 하지만 가치관과 더불어 부부의 경제관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가치관이 같을 지라도 경제관이 다르게 되면 부부는 자주 ‘돈 문제’로 다툴 수 있습니다. 아내(혹은 남편)는 절약하는 습성이 몸에 배어 있는데, 남편(혹은 아내)은 버는 즉시 펑펑 써버린다면 이 가정은 온전히 유지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가치관은 바뀌기 어렵지만, 경제관은 깊은 대화와 공감을 통해 충분히 조정될 수 있습니다.
둘째는 가을에 태어날 아기에 대한 사항입니다. 아기를 키워 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대개의 유아용품들이 무척이나 고가이며, 아기들이 생각보다 빨리 크기 때문에 그렇게 비싸게 산 용품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별 쓸모가 없어진다는 것도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유아용품에 많은 비용을 들이는 것은 경제적으로 보았을 때 사실 낭비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해는 됩니다. 이 세상 가장 사랑스럽고 소중한 분신에게 가능한 한 최고로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을 말이죠. 하지만 그건 부모의 욕심일 뿐입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가성비 측면에서 보았을 때 큰 낭비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기 피부에 직접 닿는 옷가지들은 그래도 새 것으로 장만해야겠지만, 대부분의 용품의 경우에는 친척이나 친구, 가까운 지인을 통해서 무료로 얻거나, 중고장터를 통해 싼 값에 구입해도 괜찮습니다. 아기들은 최고급 상품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진심이 담긴 사랑으로 쑥쑥 자라나기 때문입니다.
직장인 B 씨 부부가 현행처럼 매월 300만 원씩 대출 원금 상환을 할 경우 1.35억 원의 대출을 갚는 데는 총 45개월 정도가 소요됩니다. 4년이 조금 안 되는 기간이라 할 수 있죠. 상환 기간을 조금 더 앞당기기 위해서는 다른 지출을 줄여 대출 상환액을 높여야 하는데, 태어날 아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새로이 발생하기 때문에 사실 쉽지 않다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럴 때는 계획치 않았던 인센티브나 승진에 따른 급여 인상, 보너스 등을 활용하면 됩니다. 이 금액들을 적극적으로 대출 상환에 활용하는 거죠. 그렇게 하면 45개월의 기간은 훨씬 더 줄어들게 될 겁니다.
또한 대출을 상환한 이후가 매우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출을 다 갚은 후에는 긴장(?)이 풀어짐으로써 지출을 늘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반드시 피해야만 하는 행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여전히 대출이 남아 있다 생각하고, 해당 금액을 저축/투자로 옮겨야 합니다. 꼭 펀드나 주식형 상품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금리가 낮더라도 적금, 예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대출 상환에서 투자로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럴 경우 재무상태표의 유동자산이 급격하게 늘어나게 되며, 이렇게 증가된 유동자산은 향후 경제적 안정을 만들어 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직장인 B 씨 부부의 경우 앞으로 5년이 매우 중요합니다. 대출을 모두 상환하고, 그 금액이 저축이나 투자로 전환될 경우 B 씨 부부의 자산은 빠르게 증가하게 될 것이며, 경제적 안정 또한 이른 시간에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경제적 안정은 꾸준함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좋은 습관을 만들고, 변함없이 실행할 수 있으면 됩니다.
B 씨 부부의 건승을 빕니다!
* 이 글은 신한은행 웹진 'SWITCH' 4월호에 실린 칼럼입니다.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재무 컨설팅, 강의 및 칼럼 기고 문의 : bang1999@daum.net
- 차칸양 아지트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라이프 밸런스 컨설턴트(Life Balance Consultant) 차칸양이 본격적인 개인 재무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평소 자산관리나 재무설계 그리고 노후 대비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그 방법을 몰라 실행하지 못했던 분들,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함으로써 경제 플랜을 세워야 하는 새내기 직장인들, 퇴직을 앞두고 경제를 비롯한 삶에 대한 고민이 많으신 분들 등 경제와 관련된 조언과 해법을 드립니다. 또한 컨설팅을 진행하더라도 절대 금융상품, 보험상품에 대한 가입 권유를 드리지 않습니다.^^
방식은 대면과 비대면(전화, 지방 거주자) 2가지가 있으니 본인의 상황에 따라 신청하시면 됩니다. 재무적 그리고 인생 준비를 위한 여러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의 많은 관심 바라며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https://brunch.co.kr/@bang1999/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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