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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Dec 13. 2019

은퇴 후 돈 걱정 없는 자산관리법

[실제 재무컨설팅 사례#1] 은퇴 후 괜찮을까? 40대 직장인의 고민


남부러울 것 없는 직장인 씨의 고민


이제 막 50대를 눈 앞에 둔 40대 후반의 직장인 A 씨. 그는 누구나 이름만 대면 알아주는 대기업의 교육팀 부장입니다. 아직 회사에서 잘 나가고 있고, 아내와의 금슬이 좋을 뿐 아니라 올해 서울 상위권 대학에 입학한 큰 딸 그리고 중3이 된 둘째 딸도 공부를 잘해, 그는 객관적으로 남부러울 것이 없는 가장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고민이 많습니다. 지금 현재는 만족스러우나 과연 이 안정과 행복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의문이기 때문이죠. 다행스럽게도 향후 5년까지는 지금의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후에는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 상황도 발생될 수 있어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만약 그렇게 될 경우 그때는 현재 모아 놓은 자산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얼마나 있어야 안정된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등 그는 미래를 생각하면 불안과 두려움이란 단어가 먼저 떠오르곤 합니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직장인 A 씨와 재무 컨설팅을 진행했습니다. 다음은 그의 인적사항입니다.


· 직장인 A 씨(만 48세) : 대기업 근무. 부장. 교육팀 팀장

· 아내(만 47세) : 사립 학원 수학 강사

· 큰 딸(만 19세) : 서울 소재 대학 입학. 1학년

· 작은 딸(만 15세) : 중학교 3학년



직장인 씨의 재무상태표


표1. 직장인 A 씨의 재무상태표(’19년 1월말 기준)


A 씨의 총자산은 약 7억 원 정도로 이 중에서 아파트 전세금이 4.6억 원(65%)이고, 나머지 유동자산은 2.4억 원(35%)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표 우측의 부채 4.3천만 원이 있기 때문에 실제 총 보유자산은 7억 원이 아닌 약 6.6억 원으로 봐야 합니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먼저 왼쪽의 유동자산 내역을 보죠. 전체 금액은 2.4억 원으로 적지 않다고 볼 수 있겠지만,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은 연금 1.6억 원(개인+퇴직)을 제외한 8천만 원 정도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다 부채 4.3천만 원까지 제외한다면 A 씨의 실제 유동자산은 약 4천만 원까지 줄어들게 됩니다. 유동자산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수입이 없어질 경우 얼마나 오랜 기간 버틸 수 있느냐 하는 생존 기한을 의미하기 때문이죠. 유동자산에 대한 적정한 기준은 없지만 최소 2년 정도 확보해 놓는 것이 안정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동자산 내역 중 눈에 띄는 자산은 2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개인연금으로 A 씨와 아내의 개인 연금액을 합치면 6.2천만 원으로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 모아져 있습니다. 퇴직연금(퇴직 예치금) 또한 거의 1억 원 가까운 금액이 모아져 있는데, 이 두 가지 연금을 합치면 약 1.6억 원 정도가 됩니다. 만약 A 씨 부부가 약 5년 정도 더 직장을 다니게 된다면 이 금액은 더 커지게 될 것이며 더불어 수령할 수 있는 연금 또한 늘어나게 될 겁니다. 예를 들어 5년 후 개인+퇴직연금 액수가 2억이 되었다고 가정할 경우, A 씨 부부는 만 55세되는 시점부터 연금을 수령할 수 있게 됩니다. 연금 수령 기간을 10년으로 책정 시 매월 받을 수 있는 수령액은 약 167만 원(2억 원÷10년÷12개월, 이자수익, 세금 미감안시) 정도 됩니다. 여기에 더해 10년 후 개인연금 수령기간이 끝나게 되더라도 자연스럽게 만 65세부터인 국민연금 수령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연금만으로도 일정 수준의 생활비 수입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두 번째 특이사항은 우리 사주로써, 직장인 A 씨는 이전 직장에서 받은 우리 사주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전 회사가 아직 미상장이기 때문에 상장될 경우 큰 수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 하네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적정한 수준에서 매도할 것을 권유했습니다. 왜냐하면 비상장 주식은 상장주식보다 훨씬 더 리스크가 크기 때문으로, 회사 상황에 따라 주가가 많이 떨어지거나 최악의 경우 부도의 위험도 상장회사보다 더 높기 때문(물론 예외도 있긴 합니다만)입니다.


다음으로 부채를 보겠습니다. 총부채는 4.3천만 원으로 전세자금이 부족해 올 1월에 은행 대출을 받았다고 하는데, 원래는 6천만 원이었으나 적금 만기금액 1.7천만 원으로 일부를 상환하고 현재의 금액만 남았다고 합니다. 대출금리는 3% 중반대 수준으로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지만, 다행스럽게도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갚을 것을 권유했습니다.



직장인 씨의 수입/지출 내역표


표2. 직장인 A 씨의 월 평균 수입/지출 내역표(최근 3개월[’18년 11월~’19년 1월] 기준)


다음은 직장인 A 씨의 월평균 수입/지출 내역표입니다. 먼저 수입부터 보시면 부부의 합산 월 수입은 약 861만 원으로 연간으로 환산 시 약 1억 원이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상당한 수입이라 할 수 있죠. 기타 수입은 큰 딸의 대학 입학 축하금으로 친척들이 보내준 금액이기 때문에 예외적인 사항으로 봐야 하겠습니다.


다음으로 지출을 보시죠. 일단 수입 대비 투자율은 약 16% 정도입니다. 즉 1,007만 원 수입 중 161만 원만 저축했다는 의미입니다. 어떤가요? 저축액이 다소 아쉬워보이지 않나요? 여기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조금 더 얘기하기로 하고 먼저 다른 지출 항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지출 중 특이사항은 역시나 두 딸의 사교육비 비중이 크다는 점입니다. 약 240만 원으로 수입의 22%를 차지하고 있네요. 아무래도 과외비, 학원비, 특강비 등 사교육비가 만만치는 않죠. 의료비로는 125만 원이 지출되었는데, 큰 딸이 107만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이는 대학 입학 선물로 피부과 치료 및 쌍꺼풀 수술 등을 해주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또한 기타 항목으로 A 씨는 1월에 전세를 옮김으로써 이사비용과 부동산 중개수수료 그리고 필요한 가구 등을 구입함으로써 제법 큰 금액의 지출이 발생되었습니다. 3개월 평균이기 때문에 총금액은 약 567만 원이나 되네요. 마지막으로 가족여행 비용이 있는데 12월에 가족들과 함께 총 150만 원 정도를 들여 제주도 여행을 갔다 왔기 때문입니다.


이 4가지 외에 다른 부분은 크게 낭비하거나 새는 부분은 없어 보입니다. 식비와 외식비를 합쳐 50만 원 수준이라면 큰 부분은 아닌 듯싶고, 통신료, 회비, 가족들 용돈 등 그렇게 과소비하거나 낭비하는 것으로 보이진 않네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끼고 절약하며 사는 타입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A 씨의 말에 의하면 이렇게 세부적으로 수입/지출 내역을 들여다본 것도 처음으로, 최근에 조금 많이 썼다는 느낌만 있었을 뿐 이렇듯 적자가 났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고 하네요.



컨설팅 이후 직장인 씨가 꼭 실천해야 할 2가지 사항


직장인 A 씨의 재무상태표와 수입/지출 내역표를 토대로 재무 컨설팅을 진행한 후 2가지 사항을 실천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첫째, 현재 A 씨와 아내의 급여 통장이 따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를 하나로 통합하여 관리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관리의 차원에서 보면 통장은 적을수록 좋습니다. 단순한 것이 쉽기 때문이죠. A 씨 부부에게는 2개(종류)의 통장만 운영할 것을 추천했습니다. 하나는 부부 급여 통장으로, 부부의 모든 수입과 지출이 여기에서 이루어지게 됩니다. 적금과 같은 저축, 월 공과금, 아파트 관리비, 세금 등 자동이체가 되는 항목들 또한 모두 한 곳에서 빠져나가게 됩니다. 그래서 이 통장만 확인하게 되면 모든 수입과 지출을 쉽고 빠르게 알 수 있으며, 편한 관리가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적금, 예금과 같은 저축 통장들입니다. A 씨는 펀드와 같은 수익형 금융 상품에 투자를 하지 않기 때문에 저축 통장만 있으면 충분하며, 저축 통장들은 그 숫자가 많아도 괜찮습니다. 매일 혹은 수시로 관리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둘째, 가족의 지출 항목 내역을 개선하여 수입 대비 저축 비율을 현재의 16%에서 30~35% 수준으로 올릴 것을 요청했습니다. 즉 지금의 161만 원의 저축 금액을 300~350만 원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겁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출을 줄여야만 하는데, 통신료, 용돈, 아파트 관리비, 외식비, 기타 금액 등을 조정해야만 합니다. 물론 사교육비도 어떻게든 줄여야 할 테고요.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쓰고 남은 것을 저축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저축부터 하고 나머지만 가지고 생활한다는 식으로 말이죠. 즉 급여가 입금되면 제일 먼저 저축이나 예금 등의 저축으로 빠져나가도록 만들어 놓고, 그 나머지 금액으로만 생활을 하는 겁니다. 이렇게 소비 패턴을 바꾸게 되면 첫 달은 매우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마이너스도 날 것이고요. 하지만 3개월 정도만 꾸준히 유지하면 그다음부터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되고, 6개월이 지나면 충분히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집니다. 지출은 본인이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얼마든지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3~4개월 내 수입의 35% 수준까지 저축률을 올리고, 최종적으로는 40%까지 맞출 것을 요청했습니다. 만약 수입 대비 40%를 저축하게 된다면, 연봉 1억 원일 경우 그 40%인 4천만 원이 매년 자산으로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이자수익은 제외하더라도 말이죠.



컨설팅 최종 정리


직장인 A 씨가 수입 대비 40%의 저축률을 만들어 낸다면 연 4천만 원의 자산이 늘어나게 되고, 이렇게 5년이 경과되면 A 씨의 자산에는 최소 2억(4천만 원 × 5년)이 더해지게 될 것입니다. 매년 4천만 원씩은 늘어날 테니까요. 그러면 현재의 총 보유자산인 6.6억이 8.6억+α(이자수익+기타 수입)가 되겠죠.


여기에 더해 만 55세부터는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의 수령이 가능해지고(만약 이때에도 회사를 계속 다니고 있다면 연금 수령은 뒤로 미루어도 됩니다), 총금액 2억 원 기준에 10년 수령을 기한으로 한다면 매월 167만 원 정도를 연금으로 받게 됩니다. 더불어 만 65세부터는 자연스럽게 국민연금 수령으로 연결될 것이고요.


물론 연금 금액이 흡족하진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A 씨의 경우 5년 후 유동자산이 연금액을 제외하더라도, 2억 정도 될 것이기 때문에 직장에서 나오더라도 몇 년 간은 돈에 대한 큰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는 여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 기간 동안 재취업 준비를 하거나 혹은 지금 하고 있는 일(교육)의 확장을 통해 1인 기업이나 작은 사업을 진행할 준비를 해도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크진 않아도 일정 수준의 수입을 창출해 낼 수 있다면 연금과 더불어 수입의 포트폴리오가 가능해 짐으로써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이 글은 신한은행 웹진 'SWITCH' 3월호에 실린 칼럼입니다.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재무 컨설팅, 강의 및 칼럼 기고 문의 : bang199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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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밸런스 컨설턴트(Life Balance Consultant) 차칸양이 본격적인 개인 재무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평소 자산관리나 재무설계 그리고 노후 대비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그 방법을 몰라 실행하지 못했던 분들,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함으로써 경제 플랜을 세워야 하는 새내기 직장인들, 퇴직을 앞두고 경제를 비롯한 삶에 대한 고민이 많으신 분들 등 경제와 관련된 조언과 해법을 드립니다. 또한 컨설팅을 진행하더라도 절대 금융상품, 보험상품에 대한 가입 권유를 드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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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bang1999/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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