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재무컨설팅 사례#3] 직장 5년차 김대리의 투자 고민사례
30살 미혼의 직장 5년차 김대리. 그녀는 회사 일도, 본인의 자산관리도 똑부러지게 하는 커리어 우먼입니다. 하지만 작년부터 고민이 많습니다. 과감한 투자를 통해 꽤 괜찮은 수익을 올려 왔는데, 시장상황이 안좋아지며 현재의 투자방법이 과연 맞는 가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죠. 그녀의 자산관리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에 대해 알아 봅니다.
· 직장인 C 씨(여, 만 30세) : 대기업 근무. 대리. 연구원. 미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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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 직장인 C 씨의 재무상태표
직장인 C 씨의 재무상태표는 상당히 단순한 편입니다. 고정자산과 대출은 없고, 유동자산만 있기 때문이죠. 고정자산의 경우 부모님 집에서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며, 부채의 경우는 대출을 매우 싫어하는 그녀의 성향때문이기도 합니다. 직장인 C 씨의 유동자산은 직장 근무연한과 나이에 비해 상당히 많은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약 1.27억 원 가량 되는데, 그녀는 채 5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 동안 과연 어떤 방법으로 지금의 자산을 모을 수 있었을까요?
일단 유동자산을 구성하고 있는 금융 상품들에 대해 먼저 알아 보겠습니다. 가장 특이한 점은 대표적 저축상품이라 할 수 있는 정기 예금이나 적금이 아예 없다는 겁니다. C씨의 말에 의하면 초창기 잠깐 저축을 했지만, 이후부터는 투자에만 집중하고 있다 하네요. 즉 저축이 아닌 투자를 통해 자산을 불리고 있는 중이라 하겠습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 보죠. 하나금융투자의 (BigPot)CMA와 주식종합계좌에 들어 있는 약 5.5천만원(44%)은 언제든지 투자에 나서기 위한 예비 자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 투자는 랩어카운트(Wrap Account) 상품과 부동산 P2P에 약 3.7천만원(30%) 정도를 하고 있네요. 랩어카운트는 자금을 맡기면 전문 투자자들이 알아서 운용해주는 일임형 상품이며, 부동산 P2P는 중간 서버없이 개인의 컴퓨터와 컴퓨터를 연결시켜주는 P2P 기술을 대출과 금융에 연결시킨 핀테크 서비스로, 주로 신용대출과 부동산 투자에 많이 활용되고 있는 상품입니다. 그 외에 투자상품은 아니지만 변액보험과 청약예금 그리고 퇴직연금이 있는데, 이를 제외하고 전체 금액의 74%에 해당되는 약 9.2천만원 정도가 투자금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C 씨의 투자 기대 수익률은 약 15~20% 수준으로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어떤 기준으로 투자를 하고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뜻밖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본인의 판단과 선택에 의한 투자가 아닌, 재테크 카페 운영자의 조언에 따라 투자한다고 하더군요. 그 카페는 별도의 가입 자격이 있으며, 운영자가 추천한 변액보험에 가입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 하네요. 그렇게 가입하고 나면 매월 투자 종목 추천을 받을 수 있고, 지금까지 추천받은 종목 위주로 투자를 해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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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2. 직장인 C 씨의 월 평균 수입/지출 내역표(최근 1년 기준)
다음으로 직장인 C 씨의 월 평균 수입/지출 내역을 살펴 보겠습니다. 일단 월 수입은 약 420만 원으로 연봉으로 계산하면 약 5천만 원 정도 되는데, 기타수입의 비중이 높은 이유는 전년도에 상당한 성과급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지출을 보게 되면 지출대비 투자율이 약 45% 가량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래는 수입대비 50% 정도를 투자로 전환하고 있는데, 작년에 유럽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왔기 때문에 조금 줄었다고 하네요. 50%를 기준으로 한다면 연봉 대비 약 2,500만 원 정도를 매년 투자하고 있는 것이며, 이는 단순 금액으로만 따져도 4년에 1억 원이 된다는 계산입니다. 대단하죠?
사실 C 씨의 자산이 빠르게 증가할 수 있었던 이유의 근간은 절약에 있다 할 수 있습니다. 매년 수입의 절반 가량을 투자로 돌리다 보니, 투자 금액 자체가 커졌던 겁니다. 그녀는 급여가 들어오면 먼저 자신의 CMA 계좌로 절반을 옮겨 놓은 후 나머지 금액으로만 지출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자산이 착착 불어날 수 있었던 거죠. 여기에 투자를 통한 수익까지 붙음으로써, C 씨의 자산은 장마비에 대나무 자라듯 그렇게 증가할 수 있었던 겁니다.
그동안 재테크 측면에서 승승장구하던 직장인 C씨가 고민에 빠진 이유는 작년부터 주식 시장 상황이 안 좋아지며 수익률도 마이너스로 전환되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그 폭이 조금 줄어들기는 했지만, 과거와 같은 수익률을 올리긴 어려워 보입니다.
C 씨에게 2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하나는 더 이상 카페 운영자의 조언에만 의존하는 투자가 아닌, 앞으로는 온전히 본인의 판단과 선택으로 할 수 있는 투자로 전환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물론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투자하는 것이 개인이 직접하는 경우보다 나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전문가들 또한 언제든 실수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 펀드 매니저들이 운용하는 펀드를 보더라도 주가지수 대비 더 높은 수익률을 거두는 펀드는 통상적으로 20%를 넘지 않습니다.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까지 감안한다면 잘해야 10~15% 정도 밖에 되지 않죠.
투자 손실은 고스란히 투자자의 몫입니다. 게다가 수수료까지 부담해야만 하죠. 그렇게 본다면 투자는 스스로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투자에 대한 체계적인 공부가 필요합니다. 설사 전문가에게 맡기더라도 어떤 상품에 어떤 식으로 투자되는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은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제대로 투자가 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하나는 현재보다 리스크를 낮춘, 보다 안정적인 투자로 전환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부동산 P2P 투자는 수익률이 12~20% 정도로 상당히 좋은 편이지만, 상대적으로 리스크도 매우 높은 투자라 할 수 있습니다. 사업 진행이 계획한 대로 안 될 경우, 아예 원금도 회수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죠. 아무리 수익률이 좋다 할지라도 원금까지 날릴 수 있는 리스크를 안고 간다는 것은 너무 위험합니다.
C씨에게 주가지수를 따라 움직이는 인덱스 펀드의 일종인 ETF(상장지수펀드) 투자를 권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기대 수익률을 5~7% 정도로 낮추라 조언했습니다. 물론 수익률이 높으면 금상첨화겠죠. 하지만 수익률보다 더 중요한 건 투자금액의 규모라 할 수 있습니다. 2,000만원을 가지고 20% 수익을 내면 400만원이지만, 1억원을 가지고 5% 수익만 내도 500만원입니다. 결국 핵심은 수익률이 아니라 투자원금의 규모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절약을 통해 원금의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리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좋은 투자란 높은 수익률이 아닌, 오랜 기간 지속적이며 안정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란 투자 명언을 잘 새길 필요가 있겠습니다.
* 이 글은 신한은행 웹진 'SWITCH' 5월호에 실린 칼럼입니다(표지 이미지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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